야권의 자중지란, 위기를 기회 삼는 발상 전환 필요하다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이 필요 없으며 민주주의의 핵심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도 없이 하는 말이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을 뽑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연대는 과반수를 넘지 못하며 사실상의 대패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새누리당은 박근혜 중심체제를 견고히 하는 과정을 밟고 있고 야권연대는 자중지란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

'자중지란의 근본원인은 선거패배'

야당 입장에서는 '자중지란'이란 표현이 억울할 수도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와 관련된 부정선거 논란을 비롯해 여러 야권에 불리한 기사가 신문과 인터넷을 온통 뒤덮었으니 선거 이후 오히려 야권의 지지는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통합진보당만 가지고 보았을때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반토막이 났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 보면 결국은 선거 패배가 그 시작이다. 만일 민주당이 150이상 야권연대를 합하여 170석을 가져 갔다면 여론의 일방적인 몰아치기는 덜하였을 것이고 그 이전에 아예 논란이 되는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매우 낮았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작과 끝은 선거" 이며 그 결과가 공세의 발판이 되고 수세의 시작이 된다. 선거 후에 아무리 공을 들여 잘해보려 해도 안타깝지만 국민들은 잘한일 못한일을 일일이 다 기억해 내지 못한다. 정치에 관심이 깊은 분들이야 어느정도 굵직한 일들은 기억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이슈가 된 일 정도는 먼저 언급하면 기억하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지난 한해 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무엇인가. 그건 바로 이미지메이킹과 위기관리능력이다. 필자의 앞선글에서도 주장한 내용이지만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 적진에서 싸워라. 내집에서 싸우면 이겨도 손해고 지면 쪽박이다.
- 위기관리 및 갈등 봉합 능력을 보여주는게 최고의 선거전략

박근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물론 약간 과한면이 분명히 있어서 평소에 '소신이 뭐냐' 라는 비아냥을 듣거나 '유리할 때 혹은 자신과 관련이 있을때 입을 연다' 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에 필요한 위치를 차지할때마다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이런점에서 필자는 박근혜를 고수라고 본다. 박근헤는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정책을 아는 고수는 아니지만 정치의 고수인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는 평소 자신과 관련된 이슈가 아닐 경우 거의 대부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말을 소신으로 포장하면서 그 소신이 위협받는 경우를 항시 경계한다.(이미지메이킹)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는 '선거에서의 활약'을 하는 패턴을 계속해서 유지해온 것이다.

필자는 진보와 조수가 결국은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제주도를 가는데 배타고 가느냐 비행기를 타느냐의 방법의 차이로 MB정권도 많은 실책으로 비판 받았지만 다른 방법도 아닌 같은 방법을 취하는 박근혜의 지지율이 적지 않은 이유는 많은 국민들이 보았을 때 보수진영의 국정운영이 자신들에게 해가 되는게 아니라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일전 화제가 된 기사 중 어렵게 사는 분들이 오히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높았다라는 내용은 충격적이기는 해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즉,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누가 더 갈등을 봉합하는 조정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보이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에 합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은 늘 여기에 맞춰져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치적사업으로 정권내내 떠들던 사람들은 더이상 선거 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실상 4대강 죽이기 사업이나 다름 없다는게 밝혀지고 있는 지금 야권은 적진속을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갖게 되었음에도 몇몇 돌격대가 돌입해서 아주 잠시 반짝 이슈를 만들다 뭍혀 버린다. 이는 전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적진의 내부에서부터 흔들기를 시도하고 당내에서는 박근혜를 중심으로 뭉친다. 여기에 언론의 아주 강력한 서포트가 더해지면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언론의 특성을 살펴보자. 근래 연예인 고영욱에 대한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 지고 있는데, 이른 이슈가 다른 이슈를 잊게 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게 아닌건 바로 이슈의 연속성에 있다. 아직 재판을 한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고발이 줄을 이으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언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야당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카운터펀치다. 불리한 이슈의 전장을 적진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하고 내부문제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봉합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통합진보당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 역시 내부적인 갈등은 항상 선거패배 후에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되니 이 때에 당의 총력을 모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도려내고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살리며 그러한 해결과정 속에 정치스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어떤 이는 말할 것이다. 정치인이 '정책연구'는 안하고 '쇼'를 보여주려 준비해야 하는 거냐고. 필자는 나눠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야당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능력이 지금보다 더 좋았다면 4대강 삽질도 없었을지 모르는거 아닌가.

문재인이 대권주자가 되고 혹은 안철수가 대권주자가 되어 승리하려면 갈등을 조정하는 야권 전체의 대승적인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시기를 놓치면 모든것을 놓친다는 각오아래 계파간의 모든 기득권을 놓고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뒤늦게 어렵사리 해결을 본다해도 이미 풍지박산이 나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지도 모른다.

앞으로 대선이 남았다. 총선과는 크게 다른게 대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할지 몰라도 속은 완전 딴판이다. 그러니 대선레이스에서의 대권주자의 전략적인 이미지메이킹과 더불어 적진을 효율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총선에서의 패배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잃은 아주 뼈아픈 결과지만 지난 4년간 MB의 실정은 쌓이고 쌓여 있으므로 결코 불리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실패한 4대강 사업과 측근비리 등을 강조 하는 1차적인 접근방식이 아닌 새누리당 전체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MB와 측근에 한정한다면 또다시 총선패배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MB정권의 실패는 곧 새누리당의 실패라는 인식, 그리고 그런 실패가 국민에게 영향이 있엇음을 설득할 수 있어야 대선에 희망이 있으며 그 결과는 야권 대선주자 한사람에게 모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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