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기 힘들고 사건사고가 많을 수록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일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님에도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벌써부터 잊어 버렸는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보인다. 바로 박정희 경제신화로부터 비롯된 막연한 기대감이 생각보다 두텁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진보의 총선대패의 여러 이유 중 두가지를 주로 언급해 왔는데 바로 젊은층의 비판의식은 충분히 키워 성과를 보았으나 대안으로서의 역할 홍보는 부족했다는 점과 위기가 있을 수록 보수적 선택을 하게 되는 국민의 심리파악에 둔감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보수
보수가 유리한점은 무궁무진하다. 나이가 들고 지킬게 많아지면 보수화 된다는 말이 흔히 돌고 있는데 온전히 맞는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아직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들이 많다.

진보
진보의 생명은 명분이다. 도덕성을 우선하여 이야기 하는 분도 있지만 결국은 명분을 쥐기 위해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는 것이다. 명분을 쥐고 있지 않으면 한없이 보수에 비해 논리가 부족해지고 밀리게 된다. 명분을 쥐게 되면 모든 분야에서 한없이 우월해 질 수 있다.

딜레마
사건 사고가 많을 수록 새누리당이 유리하다.
심지어 사건의 당사자가 새누리당 인사일 때에도 이런 경향이 있다.

인생의 절반도 채 살지 않은 필자도 어린시절 평화의댐, 삼풍백화점 붕괴, 삼청교육대, 막가파 지존파 사건 등을 기억하는 세대이다. 그런데 사건사고는 약간의 프레임에 변화만 주어도 사실 정부에 비판이 쏠리고 투표에도 큰 영향을 주어서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일 것인데 여론의 움직임이 달라지면 오히려 정부에 더 기대고 싶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문제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 앞서 말한 박정희에 대한 신뢰가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서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국민에게 와닿는 사안인 경제와 안보(치안포함)문제에 대해서는 기이하게도 그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들에게 비판의식을 갖으면서도 그들이 그것을 극복해주길 기대하는 심리가 50대 이상에선 아주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며 박근혜가 대세론의 주인공인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막연한 기대심리를 깨트리려면 비판의식을 고취하는데 열중할 것이 아니라 그 대안 제시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진보의 승패는 여기에 달려 있다.

"비판은 성공, 비전제시는 실패"

20대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20대 투표율은 60%가 넘었다고 한다. 역대로 보아도 매우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수치이며 SNS여론과 크게 다를바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지방으로 내려가면 20대 투표율은 채 30%전후에 불과하다. (전국평균이 46% 전후인걸 감안하여 추측...) 이는 지방에 사는 청년층의 사회적 관심이 매우 낮다는것을 방증한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만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먼저 사회개혁의 선두에 선고 리드한다는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므로, 조금은 앞서 살아왔기에 더 많은 힘을 가졌으며 현실적인 대안제시가 가능한 인생선배들이 젊은이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20대가 먼저 손을 내밀기 기다리기보다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주었어야 했는데 비판의식 고취에 함몰되다 보니 비전제시에 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윗세대들은 위기가 올수록 나랏님이 잘해줘야 한다는 옛 사고 방식에서 멈춰있고, 안보 문제가 불거지고 경제위기가 닥치면 경제위기의 주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보다 "경제는 박정희였지" 라는 심리상태에 빠져 새누리당이 박정희처럼 더 잘 극복해 줄 것이란 신념과도 비슷한 믿음을 갖고 있다.

- 젊은 세대는 균형있는 시선을 지키려는쪽과 적극적인 개혁성향으로 나뉘게 되는데 대개 정신 없이 부딪혀 오는 삶의 무게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 따라 정치관심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그런고로 비판과 더불어 대안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 취업걱정하고 당장 학자금 대출 갚을 걱정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들이 보다 현실적 대안세력이며 책임있는 정책추진으로 실업난과 경제적 고통을 국민들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회조차 얻지 못한채 힘겨워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그들의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 뉴타운은 서울시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인데, 뉴타운을 시작한 것도 한나라당이며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거 뉴타운 공약으로 선출된 바 있다. 그런데 뉴타운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뉴타운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19대 새누리당 후보를 찍는다는건 일반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지만 실상 강남 뉴타운의 중추인 송파구에선 다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선되었다. 뉴타운의 시작부터 함께 한 건설족을 비롯한 세력들이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임을 감안하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일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필자는 박정희 경제 신화속의 허구에 대해 살펴볼 기회를 갖고자 연구중에 있다. 그의 경제발전신화는 허구가 너무나 많으며 그 허구속에는 심각한 거짓마저 섞여 있다. 나는 박정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경고하고 싶다. 당신들의 그러한 믿음이 얼마나 많은 거짓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그런 믿음을 갖고 투표를 하는 동안 본인들뿐 아니라 후세대들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워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말이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연대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런 민심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더 나은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여 제시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며 글 마친다.

공감가신다면 추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