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콘서트, 방송사주도 공연이 단물만 빼먹는다는 비난받는 이유

작년에는 참 많은 케이팝공연이 있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열렸조. 그런데 하반기부터는 문제제기가 서서히 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그럴듯한 명분이 있었습니다. 케이팝을 알리기 위함이라는 명분이조. 실제로 기획사와 방송사의 이익이 절묘하게 맞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SNS, 유튜브 등의 힘을 빌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한 케이팝이 진정으로 실체화 되려면 콘서트는 반드시 필요한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었기에 꽤 비싼 공연티켓값에도 불구하고 비행기까지 타고 와서 공연을 보러 오는 팬들이 있을정정도로 성황을 누립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는 MBC KBS SBS포함해서 각 방송사 마다 일본 및 유럽에서 공연을 너무 자주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당연히 희귀성은 떨어지조. 특히나 소녀시대의 경우는 일본에서 전국투어를 한 바 있고 일본 뿐 아니라 SMTOWN이란 이름으로 파리 및 미국 등 여러곳에서 자체적으로도 월드투어에 나선 바 있조.

그런데 계속해서 이렇게 반복된 대규모 공연을 하게 되면 부딛히는 문제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문제들을 몇가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공연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없다.

SM소속가수들이 SMTOWN콘서트로 공연경험을 쌓는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게 참여 하다가 인기곡이 어느정도 쌓이고 팬층이 탄탄해 지면 단독콘서트를 열 수 있으니 말입니다. 소녀시대 일본투어 실황동영상을 보면 서른여곡을 부르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수 많은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레퍼토리로 3시간 전후로 알려진 긴 공연시간을 충실히 채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겠조.

합동 공연이 아무리 대규모라 할지라도 단 2~3곡 부르는 경우 풀타임 콘서트와 절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두차례 경험삼아 참여하는 정도라면 모르지만요. 그래서 SMTOWN에 이어 유나이티드큐브와 같은 중간적 성격의 콘서트는 바람직 합니다. 단독콘서트보다 위험을 회피하면서 너무 많은 출연자가 출연하지 않으니 말이조.

보아의 2010년 콘서트를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것이 노래만 부르는 것도 아니고 춤까지 추어 가면서 꽤 장시간 많은 노래를 소화해 내고 있었습니다. 보통 춤을 동반해서 그것도 가창을 혼자 소화 할 경우 단 30분만 지나도 온몸이 땀에 젖고 체력은 바닥나게 마련이조. 그러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실수를 하게 됩니다. 2시간 전후의 풀타임 공연을 하려면 반복하고 반복해서 연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체력안배도 하고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히특곡의 순서를 배분하고 실수 없이 하려면 참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필자가 최근 본 콘서트 중에서는 2NE1의 놀자콘서트가 가장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6개월전부터 준비했다고 합니다. 공연이 눈앞에 다가왔을때에는 실제 무대와 똑같은 세트를 만들어서까지 연습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놀자 콘서트는 충분히 재미와 완성도를 동시에 갖고 있었고, 일본 투어와 국내 단독콘서트까지 모두 성황리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케이팝의 미래, 상업적 성공이 필요하다.

작년에 채최된 뮤직뱅크 됴쿄콘서트의 입장료는 12800엔입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조. 그런데 출연진들의 면면을 보면 비싼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런 대규모 공연이 모든 관객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열팀도 넘게 출연하는 공연은 장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더 크려면 남발되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우려 하는 것입니다.

단 두어곡 부르기 위해 비행기 타고가서 동선연습하고 공연용 의상을 제작하고...낭비조. 공연 중심이 되면 아마 케이팝 가수들의 곡 분위기도 조금 달라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씨스타가 단독콘서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히트곡의 숫자도 부족하지만 어떤 레퍼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런 면을 채워 나가기 위해 앨범의 곡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 씨스타는 컴백곡 Alone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레퍼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요.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비스트의 곡 중에서는 'Beautiful'이란 곡 샤이니의 곡 중에서는 드라마 OST(꽃보다남자) 'Stand  By Me'라는 곡이 그런 개념의 곡입니다.

 

산다라박이 공연 막판 관중석으로 들어가 say together를 부르고 있다. 2NE1 놀자 콘서트 캡쳐영상

 

2NE1의 놀자 콘서트를 자주 언급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케이팝 가수들이 단독콘서트를 열게 되었을 때 롤모델로 삼을만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NE1팬이라면 아실테지만 박봄에게는 솔로곡이 다수 있기에 중간 중간 그녀가 홀로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동안 다른 멤버들은 쉬는겸 의상도 갈아 입고 다음 무대를 준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로테이션이 가능하려면 각자 자신의 곡이 있어야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고 하더라도 외국곡을 율동에 맞추 부르는 차선책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고생해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성공리에 한번 갖고 나면 그 그룹은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연습의 고됨은 그대로지만 마음적 여유는 조금 더 갖게 되는 것이조. 그리고 고된 연습끝에 만든 레퍼토리와 무대의상 등 콘서트 전반의 준비를 일본 및 한국 에서 여러차례 사용하면서 상업적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오히려 티켓값도 부담스럽지 않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상업적 이익도 극대화 하고 팬들은 원하는 가수의 노래를 흥겹게 실컷 들어 볼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일 것인데 자꾸 대규모 공연에 참여하느라 자신들의 일정에 방해를 받는건 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톱스타의 숫자를 줄이고 신인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더욱 아니될 말입니다. 신인일지라도 충분히 검증되고 인정받는 그룹(혹은솔로)으로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결국 답은 대규모 합동공연의 수를 줄이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톱가수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수의 신인을 배치하더라도 공연 자체가 희귀성을 가져야 비싼 티켓값을 감수하고서라도 관객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공연의 희귀성이란 장점을 유지하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일 필자가 파리에 사는데 케이팝공연이 한해동안 세번 정도 열린다고 가정해 보조. 그럼 전 한번만 가고 두번세번은 가지 않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그 한번 더 갈 티켓값으로 비슷한 시기에 하는 2NE1 단콘을 보러갈 테니까요.

마케팅관련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절판마케팅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이조. 필자처럼 그런 책을 다수 읽어본 사람조차도 절판마케팅에 종종 넘어갑니다. 그게 인간의 본능인가 봅니다. 이런 본능은 희귀성의 원칙에 기반합니다.

어떤이들은 나이들고 한물간 해외팝스타가 내한공연을 추진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누가 한물간 가수의 노래를 굳이 비싼 티켓값까지 지불해 가면서 보겠느냐는 것이조. 그런데 관점을 조금만 달리 보면 해답은 쉽게 나옵니다. 60이 넘어 검은머리보다 흰머리가 많은 노인이 된 팝스타가 언제 다시 내한공연을 갖을지 모른다면 그 팝스타의 팬들은 멀리 지방에서도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하에 공연을 보러 오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사 주도 K팝콘서트가 자제되어야 하는 3가지 이유> 라는 제목하에 여러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디디고 있는 한류열풍은 아직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방송사가 적절한 역할을 하는 시기가 어느새 조금 지나가고 있으므로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횟수를 과다하지 않게 하는 것 정도가 되겠습니다. 나머지는 각 기획사와 가수에게 맡겨 그들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워 한류도 지속시키면서 적절한 이익도 챙겨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 그래야 한류의 미래가 밝다는게 필자의 주장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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