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을 주도 했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2619건의 사찰문건을 작성했다고 한다. 문건내에는 인물에 대한 사생활부터 업무평가 및 온갖 정보가 종합적으로 망라 되어 있다.

충격과 공포가 아닐 수 없다. 과거 민간인 사찰 문제로 떠들썩 한 적이 있지만 그때와는 또다른 충격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순하다. 드러난 일부의 사실을 바탕으로 추정하는 막연함과 구체적인 사실이 수천건이 문건을 통해 명백히 밝혀지고 드러나는 것은 충격의 강도가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먼저것은 설마 하던 일이 사실로 드러나자 대상자가 입은 막대한 피해에 대한 인간적인 동정심 그리고 그렇게 만든 권력에 대한 분노가 일게 되었던 일이었지만 이번일은 이미 추정하고 있던 범위를 벗어났기에 오는 충격이라 할 수 있다.

 

 

근래에는 MBC, KBS, YTN이 파업을 하면서 뉴스타파 뿐 아니라 리셋KBS뉴스라던지 여러 영상을 통해 공개 되는 자료가 많은데 이런 영상들은 그간 얼마나 뉴스가 편향되어 보도 되어 왔는지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필자는 보통 뉴스의 핵심 내용을 간추리고 개인 의견을 덧붙이는 식의 글을 쓰는편인데, 이번만큼은 조금 자세히 적을 필요성이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모두 다루어 보겠다.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
검찰은 김종익씨 외에는 다른 민간인을 사찰한 증거가 없다고 했는데 여러 민간인이 드러났다.

- 일반 산부인과
- 사립학교 이사장 출신 박모씨, 민간인 신분이지만 이상득 의원에 반기를 든 정태근 의원과 식사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정태근의원 뿐 아니라 함께 사찰대상이 되었다.
- 김종익 KB한마음 대표
- 촛불집회 관련단체
- 광우병 사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그림을 병원 벽보에 붙였다는 이유 하나로 사찰 대상이 된 서울대 병원노조
- 소문만 무성하던 공기업 임원에 대한 뒷조사. 노무현 정부 당시 임명된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광식 전 한국조폐공사 감사, 김문식 전 국가시험원장, 박규완 전 소방검정공사 감사 등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 충남 홀대론 제기하여 청와대 눈밖에난 이완구 충남도지사도 하명사건 처리부에 이름을 올렸다.
- 수천명에 이르는 전현직 공무원, 민인인등 사회전방위적인 온갖 정보가 망라되어 있다.
- 언론사 동향 보고
- 정부 비판 글 쓴 경찰 동향 파악 및 사찰
- 사찰팀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시도 당시 미처 삭제하지 못한 문건들이다. 일부임에도 이정도이니 증거인멸된 자료들은 얼마만큼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정리해보면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직접적인 정부비판 혹은 그런 인사와 손톱만큼이라도 연관되어 있으면 대상이 되었다.
둘째, 인사권 행사를 통해 뜻이 맞는 인사를 심어 놓기 위한 공직 및 공기업 등 잠재적인 활용가능성이 있는 위치의 인사는 사찰대상이었다.
셋째, 언론, 시민단체, 공기업, 민간인 등 종합적인 동향 보고가 이뤄졌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건 이러한 문건의 작성 의도와 사용용도라 할 수 있다. 공직자가 자신이 속해 있는 기관이 아닌 총리실에 의해 업무평가를 받고 그것이 인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 된다. 물론 대통령이 직접 인사권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사찰문건상의 내용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광범위한 사찰 대상들이 그러한 틀에 갇혀 이건 되고 저건 안된다는 식의 규칙이나 기준에 의해 사찰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검찰에 항소 건의는 누가? 총리실 개입 의혹

리셋측의 주장에 의하면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은 당시 구본홍 사장의 출근저지 투쟁을 하다 업무방해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는데 YTN은 검찰에 항소 할 것을 건의 한적이 없다고 하니 이는 총리실일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는 것이다.

 

 

MBC PD수첩을 사찰하고 YTN 과 KBS 장악의도가 보이는 임명건의 그리고 이어서 실제로 사장이 된 백석규와 김인규, 이 모두는 언론장악을 위해 지속적인 개입을 시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 많아 필자의 개인적 의견을 넣을 빈틈이 많지 않을 정도이다.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한 정리를 조금 더 하고 있을 뿐.

근래 들어 캡쳐 작업을 잘 하지 않는 필자가 굳이 공들여서 이런 사진을 곁들인 것은 뉴스속의 내용을 정리할 겸 실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 일은 MB정부의 4대 사건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4대강 삽질이고 둘째는 한미FTA이며 셋째는 10-26부정선거이고 마지막이 이번 총리실 사찰문건이다.

다른일이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고리가 되어 연결되는 사안들이 많은 사건들이다. 현재 파업중인 언론노조들의 주장과도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 사건이 불거진 김종익씨와도 연관되어 있고 과거 촛불시위를 하다 불이익을 받았던 인사들과 참여정부 당시 임명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질할 핑계를 찾기 위해 사찰한 일 등 온갖 도를 넘은 행위들이 망라 되어 있기에 그렇다. 게다가 증거인멸 시도 당시 처리하지 못한 일부분이 이러할진데 이미 사라진 증거들 속에 담겨 있을지도 모르는 내용을 생각해 볼때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

이런 중대한 사안을 모르고 지나갔다면 또다른 희생자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그 누구도 불법사찰의 희생자가 되어선 안된다.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뿌리부터 몸통까지 다 들어내 버려야 한다. 어찌 보면 현 정권들어 가장 큰 사건일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게이트와 같아서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득 얼마전 이영호가 자신이 몸통이라고 주장했던 일이 떠오른다. '깃털'은 커녕 부속품 정도로 추정되는 그가 몸통임을 자처했던 '쇼' 였던것쯤으로 기억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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