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최홍만에 앞서 문대성이나 기타 정치와 관련이 없음에도 정치에 입문하는 시기를 잘 살펴보면 그들이 정치를 원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필요한 시점에만 이런 뉴스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한 때가 있다는 것은 그 때를 제외하고는 별로 필요치 않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그 정권에서는 국회의원도 하고 시의원도 하고 그러지만 단발성인 경우가 많은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정치인의 능력이 아니라 유명인의 능력이 필요한 때 라는 것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죠. 정치에 입문하는 유명인들도 나름 각오가 있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그들에겐 정치가 배수의 진이 아니어서 본래 하던 배우나 가수, 방송인으로 돌아가는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새누리당의 지지 연령층은 높습니다. 비교적 젊은 층에서는 새누리당 보다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으며, 그것은 중도성향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당파는 언제든지 지지정당이 생길 수 있는 것인데 그들 역시 젊을 수록 진보적 색채를 띄고 있고 결국 진보(혹은중도)정당을 선택할 확률이 높은 것이죠.  새누리당의 지지성향이 높은 경상도에서도 부산 경남에서만큼은 젊은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적지 않은 이유는 연령에 따른 성향 변화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으로 풀이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령대의 속성이 점점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영국,프랑스,미국 등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민주주의 정당의 속성이 혼합형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정당은 이제 복합형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미국만 봐도 공화당이 필요하다 싶은 경우는 상대의 장점을 취하려는 시도를 자주 합니다. 새누리당이 최근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속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겉모양이라도 취하게 된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인 것은 분명하죠. 즉, 정당이 지역이나 성향으로 나뉘는 정책, 연령대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이제 본격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말로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입은 살아 있지만 실제 행할 능력은 없는 것처럼 유명인은 정치판의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군대, 기업등의 수장 역할을 하며 사람을 다뤄본 경력이 많거나 아니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많은 식견을 쌓고 끊임 없는 노력을 한 사람 중에서 삶의 여정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은 자연스러울지 모르나 최홍만처럼 아무 과정이 없는 사람에게 결과만 주어준다는 것은 마치 '공짜 경품을 줄테니 와서 받아가라'라는 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죠. 진실된 공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상호주의에 해당하는 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받은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을 결코 잊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지지정당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그것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게 되는 유명인이라면 그것이 댓가가 되어 이런식의 홍보로 활용되게 되므로 당연히 얻는것보다 잃는게 많습니다.

특히 최홍만이 몸을 담은 격투기의 주력시청자층을 생각하면 그는 이제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보통 권투처럼 과거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경우라면 모를까 그가 하는 입식(혹은 종합)격투기는 주력 시청층이 20~40대입니다. 다른 연령대도 시청하긴 하지만 주는 아닙니다. 또한 현재 한국의 40~50대의 경우 정치를 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세대입니다. 즉, 정치에 입문해서 최홍만이 얻을 수 있는게 과연 무엇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실패한 정권중에서도 최악의 정권으로 남게 될 MB정부의 끝에 등장해 박근혜 지지발표를 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차라리 그가 굳이 정치입문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를 충분히 충족시키지는 못할지언정 박근혜가 당선되는 것을 보고 이후 지방선거라도 하면 그때 나서는게 나았을 것입니다. 참 아쉬운게 얻고자 하는게 많은 사람은 모아니면 도를 선택해서 실제 선수들에게 다 잃어 버리는 경우가 그렇게 많은데도 또다른 희생자가 될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알아서 이렇게 나서줍니다. 정치계에서야 반갑고 고마운 일이죠. 대체적으로 끝까지 갈 능력도 의지고 모자른 유명인 출신 정치입문자들이 많다 보니 끝까지 챙겨줘야 하는 상황은 별로 없고 알아서 그만둬주고, 다시 다음 타자가 또다시 알아서 나타나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요.

최홍만은 이번일로 크나큰 이미지의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인터넷 세대의 유명인의 숙명을 그가 이해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최홍만은 이제 앞으로 그가 격투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새누리당 지지자로 기억될 것이며 이는 알게 모르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문대성처럼 국회의원 뱃지라도 달면 그나마 잃은게 많아도 얻는게 있다고 위안이라도 할 수 있지 최홍만처럼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입당하는 수준으로는 정말 잃는것 밖에 없어 보인다는 주장을 전하면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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