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반환청구 기각한 법원은 역사에 죄를 남겼다.

정수장학회를 두고 흔히 '장물' 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시사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의 차이가 여기서 바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에 연원은 아주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아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이지만 반면에 관심이 없는 분에게는 반대로 지극히 생소한 이름일 뿐입니다. 그런고로 왜 '장물'로 표현되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조.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지만 쉽고 간결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기업인들을 다 잡아들여 돈 내놓으라고 윽박질러 챙긴후 풀어줍니다. 박정희가 집권하기전 손을 뻗었음에도 (전달이 잘 안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김지태씨가 모른체 하자 이에 분개한 박정희가 집권후 다른 기업인들과 달리 다시 한번 1962년 부정축재처리법 위반등으로 구속시킵니다. 여기서 박정희는 부산일보와 문화방송등의 주식과 토지를 헌납이라는 명목으로 받아 챙깁니다. 국가에 헌납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5.16 장학회를 만들어 본인이 꿀꺽해 버린 것이조.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밝혀낸 바에 의하면 헌납을 강요했음이 밝혀졌습니다.

기사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이런 식이조. 김지태씨를 풀어줄테니 김지태씨 아들보고 도장을 가지고 오라고 종용하는 등 국가공권력과 권력의 힘을 빌어 만행을 자행합니다.그러므로 정상적으로 국가에 헌납되었다 하더라도 5.16장학회로 귀속시켰으므로 박정희가 챙긴 장물이 되며, 강요로 인한 헌납이었음이 밝혀진 이상 국가헌납 자체도 무효인 사안입니다.  

정수장학회는 지금까지 수만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바 있으며 현역 사회지도층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래 문화방송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가 70%를 방송문화진흥회로 전환하고 나머지 30%를 가지고 있으며 서울에 알짜배기 땅을 다수 보유중이고 부산일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지고 있는 재단입니다.

 

[ 정수장학회는 문화방송 MBC의 실질적 주인이나 다름 없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한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나는 운명이다' 라는 책을 보면 상고 진학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정수장학회의 전신이자 김지태씨가 운영하던 부일장학회입니다. 한마디로 김지태씨의 장학재단이 없었다면 대통령 노무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조. 그런 장학회를 박정희는 괘씸죄로 집어 삼킵니다. 국가 이름으로 삼킨후 개인재산으로 빼돌린 것이조.

윗세대 어르신들은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박통이 고속도로 깔았지. 그리고 전두환이처럼 재산을 많이 축적하진 않았잖아"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박정희가 치부를 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다니 말이조. 박정희는 궁정동에서 여대생과 여성연예인에게 거액의 돈을 주었다고 합니다. 한달에 평균 8~10회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수하들에게 포상의 개념으로 혹은 여러 이유로 돈을 줄 때는 금고에서 꺼낸 돈뭉치를 일일이 세어보지 않고 자로 두깨를 재서 주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그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부정축재 때문일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과거 이 정수장학회에 상근하지 않으면서도 상근하는양 해서 연봉을 2억 좀 넘게 받아 챙겼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구요. 그렇게 문제가 되자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이사장 자리를 내놓은데 그 바통을 이어 받은 사람이 바로 박근혜를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보좌한 최필립씨입니다. 그가 현재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이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 고 밝히며 국가가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필자는 이게 국민의 상식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여야가 다를 수 없고 진보와 보수의 이념이 다를 수 없는 일입니다.

권력으로 '장물'을 챙겼는데 그 반환청구를 기각한다? 국가의 역사에 있어서 법원이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뿐입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댓가는 반드시 치루게 해야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지태씨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핸 말도 적잖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그런 이전단계까지는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굳이 문제 삼아서 문제가 된다 하더라도 정수장학회가 장물이 아닌게 되어버리지는 않으니까요. 해방 이후의 김지태씨의 삶과 그 이전을 나누어 문제제기를 해야겠다면 그 문제는 따로 다루길 바랍니다. 이 문제에 대해 물타기 하고픈 이들은 김지태씨에 대해 자꾸 추궁하려 하는데, 필자가 다루고 싶은 내용은 '장물'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입니다. 국가가 권력으로 탈취한 재산을 개인이 빼돌린 사건을 그냥 놔두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리고 아직도 그 정수장학회가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지고 있고 그 이사장에 불과 수년전까지 박근혜가 앉아 있었는데요.

다시 한번 법원의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싶습니다. 법원은 또다시 국가의 죄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P.S 개인적인 생각을 전하자면 타협방안으로 정수장학회의 주식 전부가 아닌 일부를 반환하고, 이름을 정수장학회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장학회의 주인이 과거에는 박정희였지만 그것이 불법적 취득이었음을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이름으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뜻을 가진 장학회를 거듭나길 바랍니다.

이글에 공감하시면 추천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