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하모니 타이거JK와 T윤미래, 오디션 팀참가에 대한 고찰

음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지속하는 세대로 현재의 7080세대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요프로에는 아이돌만 줄창 나오기 때문에 진즉에 TV쪽으로는 관심을 끊은 음악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관심은 다른 쪽으로 옮겨갑니다. 뮤지컬도 보러 가고 라이브에 강한 가수들의 콘서트를 쫒아 다닙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과 더불어 과거와 달리 근래 두드러지는 변화가 보입니다.

힙합을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의 형님뻘 세대는 고인이 되신 김광석을 너무나 좋아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김광석의 노래에는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인생이야기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리듬과 비트를 중요시하고 즐기는 요즘세대에서 실종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노래를 힙합이 대신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필자가 힙합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유로운 형태의 힙합퍼들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흥겨우면서도 이야기가 들려와 좋습니다.  

특히 개리와 기리가 함께 해서 이름도 리쌍, 타이거JK와 T윤미래(타샤니)의 노래를 매우 즐겨듣습니다. 이들은 모두 정글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도 하며 더 무브먼트로 오랜 친분이 있기도 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들의 장점은 처음에는 흥겹거나 독특한 멜로디라인에 끌리지만 잘 듣다 보면 오랜기간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점이 최대 강점인거 같습니다. 이는 물론 가사를 만들어 내는 장인정신 때문이겠조. 가사가 좋지 않으면 초초초~특별한 멜로디가 아닌 이상 왠만해서는 사랑받는 노래로서 장수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정글에 속한 뮤지션들의 면면을 보면 참으로 감탄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인생의 지고한 진리중에 하나이니 끼리끼리 만난다는게 여기서도 통용되나 봅니다. 타이거JK와 윤미래는 결혼 후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원숙의 경지에 올라 있고, 타샤의 경우 세계12명의 톱 여성래퍼로 뽑히는 영광스러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길과 개리의 리쌍에서의 역할분담을 보면 참으로 요즘 많이 보이는 아이돌그룹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두사람은 곡을 같이 쓰는데 길이 멜로디와 틀을 짜고 개리가 랩메이킹을 하며 조율은 함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틀렸다면 지적해주십시요) 이런 역할 분담은 곡을 만드는 과정 뿐만 아니라 라이브 무대를 소화 하는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시너지 효과가 아주 상당합니다. 그런데 길과 개리가 만난 십여년전 의기투합은 했으되 맞지 않는 팀일 수도 있을 텐데 어찌 이렇게 잘 만났을까 라는 생각으로 감탄하게 되면서, (성공했기에 그렇게 느껴지는것만은 아닌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어찌 정글에 속한 힙합퍼들은 어찌 그렇게 다들 각기 다른 고유한 개성을 가진채 뭉친 것인지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정글과 울랄라세션, 그리고 균형의 미학

노래를 만든다. 그것도 자신들의 개성이 물씬 담긴...정글에 속한 뮤지션들의 공통점입니다. 예외는 그다지 없습니다. 피쳐링에 주로 참가 하는 정인 역시 고유한 스타일만은 비교해볼 대상이 없습니다. 이렇게 개성이 강하면 우열을 가릴 대상조차 찾기 어렵기 마련인 것이조.

전 싱어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싱어송라이터는 더 좋아 합니다. 문제는 치우쳐져 균형을 잃은 경우인데 요즘은 죄다 노래를 받아서만 부르기 때문에 아이돌로서는 개성이 있는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지만 실은 더 큰 틀에서 보면 아이돌안에 갇혀 있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진정한 경쟁력은 균형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의 중간지점을 잘 찾아내는데 있습니다. 아이유가 3년전부터 기타를 들고 크고 작은 무대에서 꾸준히 자기 색이 강한 노래를 불러 오더니 자작곡을 선보이니 반가웠던 것도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부족해도 시도할 줄 아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긍정적 에너지로 전달되어 호응을 얻는것 같습니다. 씨스타의 효린도 비슷한 케이스라 할 수 있겠조. 작곡을 하거나 하진 않지만 색다른 도전을 계속하면서 틀안에 갇혀있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대중에 심어 주고 있으니까요.


 

 여담)
리쌍은 일전에 모TV프로에 나와서 20대 초반 리쌍브루쓰를 만들 때 기리와개리 모두 여자친구가 있었던 사연을 바탕으로 곡과 가사를 썼다는 에피소드를 전한 바 있다. 어느 한 가수의 노래에 흠뻑 빠져 들었던 팬이라면 몇해 지나 이런 노래에 담긴 사연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리쌍의 곡 중 큰 반응이 있었던 곡은 대개 비슷한 맥락이었다.

윤미래의 곡 '검은행복'을 들어 보면 인생과 노래와 무대가 한곡에 모두 녹아 있다. 어렸을 때의 고통을 음악으로 승화하고 무대위에서는 '세이 뮤직'을 외치면서 관객과 한호흡으로 묶여 흥겨움을 나눈다. 내용이 있어 공감이 되고 가사는 슬픈데 결코 슬픈느낌보다는 속사포처럼 거칠게 내맽어지는 윤미래의 랩에 일단 빠져들고, 단지 그냥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인데 슬픔은 더이상 슬픔으로 느껴지지 않고 이미 극복되어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오디션 그룹참가에 대한 고찰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진짜 최고의 보컬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면서 우승한 울랄라세션을 보아도 네명의 멤버의 역할분담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 하나가 있는데  바로 그들이 오디션프로에서 주어진 미션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선보인 바 있는 자기색이 담긴 편곡과 안무구성 능력입니다. 이렇게 자기 색의 강점을 확실히 어필 할 줄 아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반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잘된 아이돌 그룹을 보면 회사가 인위적으로 팀을 만듭니다. 노래나 안무 외모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룹의 인기는 좌우 되겠지만 그 밑바탕에는 곡 자체가 좋아야 한다는 점과 멤버들의 개성이 조화롭게 녹아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얼마전 뮤직뱅크가 하길래 10분정도 보다 채널을 틀고 말았는데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신인으로 보이는 그룹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참고 봐주려고 해도 참기가 어려웠던 것이조. 일단 데뷔곡인듯 한데 첫인상을 저렇게 남겨도 되나 라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잘된 그룹은 데뷔곡의 성적이 좋든 나쁘던지간에 그 다음이 보여야 하는데 어찌된게 곡이 아주 안좋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여지껏 그래왔조. 인피니티가 크게 못뜨고 있을때도 노래는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과는 참 많이 다릅니다. 나름 그런 그룹의 멤버들도 음악에 뜻이 있어 젊은 청춘의 한때를 바친다고 뛰어든 것일텐데 한눈에 봐도 될성부른 떡잎이 아니라고 판단하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앞서도 몇번 말했지만 작명
둘째, 음악의 개성

시작부터 이 두가지에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그룹은 다음이 전혀 보이질 않아요.

아무튼 이글은 회사가 그룹이 조합을 만들어 주느냐와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나가느냐의 차이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고, 이제 슬슬 회사가 만들어주고 있는 그룹의 조합형태에 변화가 찾아올때가 됐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그룹형태를 한번 제시해볼까요?

첫째는 GD&TOP 혹은 에픽하이와 같은 류입니다. 렙을 하면서 일정부분 멜로디라인을 소화 하는 멤버 한명과 다른 한명은 다른 컬러의 랩핑을 하는 스타일이조. 기존에도 있었는데 왜 이런 조합을 제시하느냐구요.  아직 더 가져갈 컨셉이 얼마든지 많이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자우림처럼 여성보컬을 둔 밴드가 나왔으면 합니다. 요 몇년 간간히 시도는 하고 있는게 보이는데 참 대충 내놓은 듯한 밴드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음악으로 승부하는 밴드의 등장은 조만간 등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본에도 예전에 JUDY AND MARY란 밴드가 있었습니다, 여성보컬 유키)

요즘 케이팝스타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실력이 그만큼 좋은데다가 대형기획사3사의 배경이 중요 이유일 것입니다. 결국 아이돌이든 기성 가수들이든 어떤 형태로든 기존의 틀을 깨는 크로스된 형태의 밴드나 그룹이 앞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이돌이 한류를 바탕으로 성장을 멈추지 않는 이상 말이조. 이왕 나올 거 좀 제대로 나오려면 과거 HOT 시절부터 제시되었던 메인보컬-리드보컬-랩파트-외모 이 네가지 정형적 패턴을 벗어버려야할 것입니다. 흔해 보이는 이런 그룹이 요즘 눈에 자꾸 밟히는데 필자가 음악에 뜻을 둔 젊은 친구라면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일거 같네요. 마찬가지로 그룹으로 오디션에 참가하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조합의 문제를 신중히 생각하길 권해드립니다.

사회에서의 첫인상 이거 정말정말 중요하다는것도 다시 한번 강조드리면서 글 마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설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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