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다 경기불황에 폐업까지 하게 된 사연

2004년, 등산용품점을 운영하시던 부모님의 가게와 거래처 물건을 받아 오픈마켓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자영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파워딜러가 되면서 어느정도 경제적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그렇게 참여정부 시절은 어느정도 먹고 살만은 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 이후에는 정말 매출 급감이라는게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던 오프라인 매장 매출도 반의반토막 났습니다. 결국 온라인판매를 2010년에 중단하였고, 2011년에는 오프라인 매장마저 문을 닫았습니다.

매장을 운영하던 시절 자주 들리던 손님들 중 일부는 가락시장 상인들 입니다. 일이 무척 고되지만 대신 수입은 괜찮은 편이조. 아니 어느 한때는 상당히 좋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상인의 경우 집도 사고 아이들 다 가르치고 노후대비까지 해놓았다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말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 씀씀이를 보면 감이 옵니다. 허풍인지 아닌지는 물건 살때의 버릇을 보면 알 수 있조.

아무튼 그런 가락 시장 상인들이 벌 써 몇해 전부터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해왔는데 이제는 매출이 1/5토막 났다고 아우성입니다. 한 두사람의 하소연이 아니라 모두가 그럽니다. 잘되는 집이 있으면 "저집은 그래도 좀 나아." 라며 시샘아닌 시샘이라도 할 터인데 한결같이 하는 말이 "다 안돼. 다" 라고 말합니다.

 

전국중소상인 농성장 지지방문
전국중소상인 농성장 지지방문 by 심상정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경기와 관련되어서 과거부터 내려오던 말 중에는 여자들 치마가 짧아진다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바뀌었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 명품과 두부가 잘 팔립니다.

친기업적인 정부덕택에 경기불황을 피해나간 대기업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미래 산업 경쟁력 제고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유보율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 할 동안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몰리다 몰리다 못해 악만 남은 상황에 이르러 있습니다.

현 정부들어 가장 망가진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왜 서민생활이 이렇게 힘든지 말이조. 문제의 근원은 바로 시장의 혼돈이며 이 혼돈을 주도하는 대기업과 방치하는 정부 때문입니다.

흔히 이야기되는 SSM이 왜 문제인지 실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대표적인 시장교란의 주범입니다. 기업과 국가 모두가 작은 단위가 모여 큰 단위가 되는 것이므로 작은 단위의 혼란은 큰 단위의 혼란과 직결됩니다.

쉽게 말해 지역상인들 힘들면 그 지역전체가 힘들어지고, 연쇄반응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경기불황은 장기화 되며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라이트급과 슈퍼헤비급이 링위에서 맞붙는 불공평한 대결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규제 할 수 있는 관련 규정이 미흡하면 이를 해결해야할 국회의원들은 하루가 급한 사안의 처리를 밍기적대고, 정부는 한미FTA를 강행처리하며 소상공인들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한미FTA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누차 반복해 말한 것처럼 주고 받는 이익의 균형이 사실상 저번 재개정때 무너졌으므로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고, 특히 요즘처럼 자영업자들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번 정부 초 개정된 내용상에 있는 독소조항은 죽을듯이 힘든 자영업자들을 확인사살하는 경우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므로 매우 위험항 상황입니다.

 

가방 팔던 지인의 경우와 중국어선의 예
필자보다 몇해 늦게 오픈마켓 딜러로 시작한 옛 직장 동료분은 가방판매를 하게 되었는데 2010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고 합니다.

오픈마켓 딜러가 힘들어진 경우를 한번 보겠습니다. 일단 경기가 활황이면 대형업체든 1인기업이든 누구나 나눠먹을 파이가 있기에 지나치게 상대방의 몫을 노리는 치사한 짓은 그리 성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오픈마켓 시장에 불어닥친 직판은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영세상인들을 위협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해보면, 소상인에게 물건을 납품하던 총판이 직접 온라인딜러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2만원짜리 상품을 도매가보다 달랑 천원 정도( 오픈마켓 수수료 수준) 더 받고 파는 파워딜러들의 급증으로 이제는 온오프라인 모두에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습니다.

시장경제는 경쟁을 인정하고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무한경쟁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애초에 완전자유경쟁이라면 나라간의 관세도 존재할 이유따윈 없조. 여기서 중요한것은 공동의 공정한 룰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치어까지 싹쓸이 하는 촘촘한 2중그물 ]

 

얼마전 중국어선이 서해와 남해 영해까지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다 해경 한분이 숨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소식을 접한 필자는 아깝고 귀한 목숨이 덧없이 사라진 데에 너무나 안타까웠고, 너무나 큰 분노가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노에 가득한 채 소식을 접한 어민들에게 더욱 큰 절망감을 안겨주는 것은 바다의 생명과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만들어진 싹쓸이식의 조업형식입니다. 물고기의 씨를 말려버릴 정도로 뒤를 생각지 않는 중국어선들의 만행과 죄악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마치 친대기업 정책으로 일관한 현 정부가 같은 맥락이었음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이슈가 된 부자증세도 실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입니다. 지난 4년간 부자감세는 대기업들의 법인세 감면 효과를 주었고 그렇게 해서 아낀 막대한 돈은 대기업에 고스란히 쌓여갈 뿐 지역경제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비로 수십조가 날라가고 추가로 복구비용이 더 들것이라 우려하는 분들도 많지만 부자감세 기조로 인해 잃어버린 세수는 수십조가 아닌 그 이상이며, 부자들은 더 많은 명품을 사서 몸에 두르고 다니는데 서민들은 이사를 자주 하고 싸고 양이 많은 두부를 사서 먹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내일이면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떠들썩 하던 언론사 기자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극에 이르른 것처럼 보도하던 2006년이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좋았던 때였음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어디서 부터 손대야 할지 정부도 모르고 시장도 모를 정도로 혼탁하고 복잡하게 망가진 한국경제는 이제 더이상 금모으기 운동과 같은 경우로 해결될 수 있는 단계를 넘어 섰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칙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민의 상식적인 상식이 바로 서야하는 일입니다.

온통 세상에 반칙이 난무하고 있는 이때 서민 자영업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흑자소식은 지난 몇해 동안 계속 들려오고 있는데 수출과 내수로 벌어들인 돈은 다 어디로 가고 지역경제는 악화일로를 걷는 이러한 기형적인 상황은 하루 빨리 바로 잡혀야 합니다.

유통선진국인 프랑스는 대형마트 관련 라파앵 법을 통해 까르푸나 제앙등이 도심외각에 자리잡도록 하고 있습니다. 4대강도 그렇고 유통법도 그렇고 다 선진국이 시행착오를 겪고 규제가 들어가는 과정을 이미 겪고 있는 좋은 본보기가 있으니 적극 참고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아무생각없이 따라가는 한국을 보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닐 것처럼 온갖 이유를 들이대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다를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도심 한복판에 들어설 데로 이미 다 들어선 대형마트를 철수 시키긴 힘든 노릇이고 보면, 친 대기업 정책이라는게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법고 그렇고 일단 저질러 놓는 것을 방조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서, 문제가 심각해 지면 그때가서야 보완해주는 시늉을 하는 것을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인 것이조.

아무튼 시장이 균형과 질서를 되찾아 제기능을 찾고, 상식이 통하고 반칙이 설자리가 없는 사회가 하루속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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