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홀대받은 유재석-김병만, SBS가 챙겨준 이유

국민MC 유재석은 본래 KBS 공채7기 개그맨 출신이지만 실질적 성공은 MBC에서 이루어 냈습니다. 유재석이 방송3사의 프로그램을 하나씩 맡고는 있지만 가장 높은 비중의 프로는 뭐니뭐니 해도 무한도전임은 누구나 흔히 아는 상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MBC는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유재석과 무한도전을 홀대하여 많은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반면에 SBS는 2011 연예대상을 유재석에게 주었습니다. 

 유재석은 SBS 방송연예 대상을 수상하며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 말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함께 하니까 가능한것 같습니다."

 마치 언제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멘트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그간 해온 수많은 도전을 함께한 박명수, 하하, 노홍철, 정준하, 길, 정형돈 여섯명과의 환상호흡을 연상케 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무한도전에서 그러했듯 런닝맨 멤버들과의 호흡이 그렇게 절묘하게 어우러져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방송초기 김종국, 지석진, 송지효, 개리, 하하, 광수의 케릭터를 잡으려 그렇게 애를 쓰며 노력했지만 한번 외면하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일에든 기세라는게 있습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말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이유는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왠만해서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한국은 온라인게임의 강국이기도 하조.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만든 대작게임도 초반에 버그가 있어서 불편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아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차후 아무리 개선된다 하더라도 한번 떠나간 유저들이 다시 오기 어려우며 블록버스터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소문이 한번 좋지 않게 난 영화가 뒷심을 발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런닝맨 초기컨셉은 여러 시청자들의 질타가 있었습니다. 유재석의 수상소감에서 당시 고생만 하고 빛을 보지 못한 리지와 송중기가 고맙다고 따로 언급할 정도이니까요.

작년...재작년...유재석은 계속 국민MC였지만 런닝맨 만큼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런닝맨 전에도 후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으며 한자리수 시청율로 고전하다 사라진 프로들이 있습니다. 유재석도 2011년 올해 초만 해도 제작진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고, 매주 찾아오는 마음고생에 힘들었음을 소감에 섞어 넌지시 섞어 이야기 하며,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준 제작진과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SBS는 '런닝맨'처럼 이렇게 프로그램 컨셉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비난이라면 한발자국 뒤로 물러설 법 한데도 유재석을 믿고 묵묵히 지금의 발전된 컨셉을 완성시켜 나갔습니다. 필자 역시 올해 중반부터는 런닝맨을 즐겨보게 되었으니 올초와 연말이 이렇게 다른 대우를 받는 예능프로도 참 드믈 거란 생각이 듭니다.

 

 

김병만

 지난 수년간 개그콘서트의 상징과도 같았던 달인 김병만이 하차 하고 키스앤크라이 및 정글의 법칙으로 나서게 되었을때 필자는 내심 크게 반가웠습니다. 인생의 한때 불꽃같은 열정을 불태우며 달인 시리즈를 이어나간다고는 해도 그 한 포맷을 이어나가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최우수상 수상소감에서 말을 잘 못하는 개그맨도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열심해 했다고 말하는 그.  그가 키스앤크라이에서 출연하게 되어 함께 시작한 다른 그 어떤 도전자들보다 더욱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김병만의 진가를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비록 '달인'코너에서 하차 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면몰수하며 헤어진 것도 아닌데, KBS에서 김병만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개그콘서트가 장기간 하락세를 맞이 한것 아니냐는 세간의 이야기가 나돌 고 있을 때 개콘을 4년간 든든히 지켜주던 그를 대중들은 인정하지만 방송국은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SBS가 김병만을 챙겨주었습니다.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포맷에 대한 고민끝에 나온 프로그램으로 보입니다. 온몸을 던져 열심으로 임하는 김병만의 진지함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유머는 취약시간대의 방송임에도 10%가 넘는 시청율을 기록하는 순항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장수는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충성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나 지인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를 서슴치 않는다 했습니다. SBS는 타 방송국이 그리 고마워 하지도 않을 퍼주기 식 상마저도 챙겨주지 않고 관계유지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과 달리 김병만을 따뜻하게 감싸 주었습니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일대일의 관계도 그렇지만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많은 연예인들에게도 중요한 출연기준이 될 것입니다. 나를 알아주는 방송국과 이용하려고만 하는 방송국의 우선순위는 분명 다르지 않을까요?

리뷰에 공감하시면 추천!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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