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디도스 시국선언, 깨어난 청년들이 자랑스럽다.

 

1906년 이용익 선생은 한국 최초의 근대적 고등교육기관으로 보성전문학교를 설립하셨습니다. 대한제국 광구 9년 당시 황실의 재정을 담당하는 대신인 이용익 선생은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뿐 아니라 보성중학교도 설립하였는데 오늘날 방이동에 위치해 있는 보성중학교와 보성고등학교입니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조. 참고로 필자는 보성고등학교를 모교로 하고 있습니다.

건학이념은 어찌 될까요.

보성고의 건학이념은 교육구국의 신념을 담은 "흥학교 이부국가" 입니다. 특히 3.1 정신을 차후 중요한 건학정신으로 삼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려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고려대는 당시의 시대상이 그러하듯 우여곡절을 많이 겪습니다. 재단의 구성 문제부터 재정적 문제 등으로 중간에 천도교가 인수하기도 하고 일제의 압박을 심하게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창씨개명을 강요받고 학도병이 징집되던 1940년에는 일제에 반발해 징집거부를 하기도 했조.

그런데 고려대는 1932년 친일파와 민족주의자의 양면을 가진 인촌 김성수가 인수하게 됩니다. 이런 인물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의 매우 특수한만큼 어느 한 단면만 보아서는 안되지만 또한 어느 한 시기 분명한 자기 색깔을 드러낸 증거가 명확히 남아 있기도 하니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일단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행위가 매우 뚜렷한 자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문약의 기질을 버리고 상무의 정신을 찬양하라" "대의에 죽을 때 황민됨의 책무는 크다"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 등의 담화를 발표했다고도 합니다. 그는 호남 최고의 갑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24세의 나이에 중앙학원을 인수하여 학교장이 되고 30살에 동아일보 사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려대학교는 이용익선생과 고종의 국가의 미래를 위한 숭고한 뜻을 담아 설립되었지만 온갖 우여곡절을 겪어가면서도 한국교육의 중심적 역활을 해왔습니다. 비록 한때 친일행적을 한 학교장이 있었다고는 하나 민족의 근대화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학교임은 틀림 없다 하겠습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고려대의 시국선언은 매우 뜻깊다 하겠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 디도스 테러사건은 고려대의 시국선언으로 아주 적절한 이슈입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중대한 사안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너무도 심각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필자의 할머니께서 해주신 부정선거에 대한 일화를 잠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과거 '박정희 vs 김대중'의 대선구도였던 적이 있었는데,  투표소안에서 박정희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으려 하면 유령처럼 손이 불쑥 튀어나와서는 박정희를 찍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재빠르고 우악스러운지 거부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여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였으니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부정선거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통성이 없다고 해석해도 되겠습니다.

하도 공공연히 자행한 일이기에 당시 투료를 했던 어르신들 중 상당수기억하고 있는 일이지만 공포의 독재정치가 박정희에 이어 전두환까지 이어지면서 그 이후로도 잠깐잠깐 선거부정 이슈가 떠돌기는 했지만 제대로 재조명 되어 세상에 알려진 적은 없는것 같습니다. 특히 위에서 이야기한 부정선거는 전라도 지역에서 극심했다고 합니다. 고 김대중선생을 지지하는 지역에서 부정행위를 서슴치 않았을 정도이니 얼마나 공포스럽고 얼마나 안하무인이었는지 짐작이 될 것입니다.

위 사례의 역사적 기록 : 3.15 부정선거 는 이승만 정권을 끝장낸 사태라는 설명 한줄로 충분하고,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는 6,342,828표를 얻어 5,395,900표를 얻는 김대중을 이겼다. 그런데 실제로는 김대중은 서울에서의 압승은 물론이고 부산접전 전라도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우세거나 접전이었다. 오로지 대구경북지역만이 박정희가 약간 우세할 정도였다.

김대중 "선거에서 이기고 투개표에서 졌다."
사전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받고, 유령처럼 손이 나타나 노인들을 강제로 박정히를 찍게 하며, 야당 지지자들에게는 투표용지를 주지 않는 등의 심각한 부정행위가 너무나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다. 다시 말해 심각한 정도를 넘어 죄악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상황을 생생하고 실감나게 남긴 글을 링크해본다.
"내 출생의 비밀은 '부정선거'였다. - 개도 웃은 박정희의 '68운동'

 

이렇게 부정선거 이슈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지만 87 민주화 항쟁이 있고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면서부터는 이번처럼 심각하게 대두되었전 적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오늘날 일어난 선관의 디도스 공격사건은 제반상황이 수십년전과는 아주 극명하게 다르므로 더욱더 심각한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고려대 총학은 <민족고대 총학생회 신국선언>을 통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투표방해공작의 명백한 정황이 드러났다"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기만과 훼손은 목불인경의 지경이다"
"피흘리며 투쟁한 민주화 선배들의 4·18 정신을 이어받은 일원으로 현 시국을 죄사할 수 없다"
"대의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 될 때까지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고려대 총학은 부정선거의혹에 공분한 국민들의 심리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6일 서울대 단과대학 학생회장 연석회의 성명을 통해 나온 비판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 바로 부정선거라는 것이조. 어찌 21세기에 부정선거가 남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볼 수 있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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