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위안부 옹호발언 논란은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이중적 잣대가 만들어냈다.

"내일이 위안부 할머니들 수요집회 1000회째 되는 날이네요. 어디서 보고 노트에 적어놨던 시를 하나 올려봤어요. 저는 이 시가 참 맘에 아프더라고요. 잊혀져 가는 할머니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밤이 되길 바랍니다."

 

 

이효리가 위안부 사건에 대해 트위터로 한 코멘트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효리의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추락했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고 다음으로는 참 네티즌 문화가 자정되기란 요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는 한국사회에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정말 큰 변화를 이끌었던 시대였고 그 영향력은 지금도 남아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등장한 인터넷 문화는 가장 좋지 않은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고, 자정기능이 제대로 발휘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10대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욕설문화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30대 이상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에도 소위 문제아들이 쉽게 내뱉곤 하던 욕설이 이제는 10대초반대로 내려갔으며 그 정도는 굉장히 심각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욕을 많이 하는 사람은 참을성이 없어지고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는 습성을 가지며 기억력이 퇴보해서 머리가 둔해지고 인격형성에 큰 장애를 겪게 된다.

한국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터넷이 보급된 나라여서 십여년이 지난 지금 고른 연령대가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높은 비중은 역시 10~30대 사이일 것이다. 필자는 기성세대가 이 욕설문화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은 저버려야 할 정도로 일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욕설에 노출되어 있다.  욕설을 일삼는 아이들에게는 누군가를 향해 비난을 하고 욕설을 곁들일 때 한번더 생각해 보길 바라는 것은 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필자가 왜 이렇게 길게 욕설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가 하면, 이효리를 비난한 네티즌의 말투에서 바로 포착되는 부분이 참을성 없고 욕설문화에 아주 길들어져 있는 아이들이 하는 말투가 그대로 배여 있기 때문이다. 많이 접해본 사람들은 대략 눈치 챘을 일이기도 하다. 상식도 없고 남을 비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회생활도 많이 부족하며 혹여 성인이라면 이중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사회부적격자일 확율이 높다.

"상식적으로 그 당시 위안부는 어쩔 수 없는 시대였다. 한국이 힘이 없고 무능해서 당한 걸 왜 지금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네. 아니 그렇게 억울하면 힘을 키워서 일본을 누르던가"

이효리를 비난한 네티즌이 했다는 말을 일부 옮겨보았는데, 역사적 인식이 매우 부족한 티가 아주 확연히 나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우리의 역사는 당시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지만 성인이 되어서 겪는 많은 사회적 지식과 결합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하는 아주 중요한 것인데, 역사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면서 바로 이 네티즌이 하는 왜곡되고 편협한 생각이 담긴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연예인에 대한 이중적 잣대도 엿볼 수 있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통해 재능을 꽃피워 인기를 얻게 되었을 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유명세를 타게 되지만 그것은 극소수에 국한될 뿐 대다수는 그렇게 넉넉한 형편이지 못하다. 사실 어느 업종이든 성공한 이가 갖는 부의 쏠림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예인에게 유독 들이대는 가혹한 이중적 잣대는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딴따라 주제에 의식 있는척 한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굉장히 후진적 사고방식이다.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굉장히 위험하다. 필자 역시 성공한 연예인들은 그 성공의 원천이 되어 주는 대중의 관심에 걸맞는 수준의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객관적인 공공도덕이 기준이 되는 것이지 연예인의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조차 침해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이효리가 남긴 트윗 내용 중 트집잡을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근 몇년간 좋지 않은 일이 휘말리면서 마음고생을 한 탓인지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 뭍어나는 글이었다. 짧은 글 내용에서 느껴지는 것은 차분해진 느낌과 함께 떠오르는 시 '다시 태어나 꽃으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자 했다. 대중적 이미지에 이미 의식있는 존재로 각인되지 않고 있는 스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때 쓰기 좋은 의사전달방법으로 아주 적당하다. 필자는 이점이 가장 황당하다. 구체적인 의견을 적는다면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공격의 빌미가 될 수도 있으나 그저 자신의 생각을 우회해서 표현하는 방법으로 트윗을 했음에도 안티의 공격이 있다는 것은 웃는 얼굴에 침을 뱉는 아주 몰상식한 일이기 때문이다.

참 기이하게도 연예인이 사소한 잘못이라도 하면 두고 두고 기억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기억라는 공간에 왜 그런것까지 굳이 집어넣어 꼭꼭 챙기는 것인지 의문일 뿐이다. 특히 전성기를 지나 방송활동이 조금 뜸하거나 중년이상의 나이여서 지지기반이 약해 보이는 연예인에 대한 비난을 할때에는는 아주 독한 면모까지 보인다. 너무나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는 네티즌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들 역시 비교적 인기가 고공행진중에 있는 연예인은 특정할 수 있는 사안인 경우에는 안티성 공격을 하기도 하지만 대중적 인기가 정체되어 있는 연예인에들에게는 아주 독하다고 할 정도의 비난을 일삼는다. 우리는 이렇게 약자에게 더 강하고 편협된 시선을 가진 자를 두고 소인배라 말한다.

 입이나 글의 형태로 표현되는 말은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생명력을 갖고 퍼져 나가는 존재이다. 나오기 전에 단속하지 않으면 때로는 크게 돌아와서 스스로를 곤란에 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 말이 갖는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대한 생각을 시로 전하고자 했던 이효리가 이번일로 상처 받디 않길 바라며, 이효리 뿐만 아니라 눈으로 보고 말하지 않는다하여 인격모독적인 말투조차 서슴치 않고 있는 악성댓글러들의 피해를 입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덧) 일부 연예인은 공공의 도적적 시선에서 봤을때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팬들을 중심으로 무조건적인 옹호를 받는가 하면 인기가 정체되고 있는 연예인은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을 했음에도 비난을 받는다는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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