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과 빌로퍼, 스타가 방송국을 흥하게 한다는 환상을 버려라.

 

 종편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와중에 필자는 조금은 뜬금없이 게임이야기를 빗대 하고픈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WOW)는 과거 PC 패키지게임인 워크래프트1,2 와 최초의 액션RPG게임인 디아블로,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로 이미 세계적인 히트를 친 바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온라인게임이다. 블리자드가 이미 게임계의 흐름을 바꿀 역작을 두번이나 내놓은 후여서 그런지 게이머들의 신뢰도는 그 어떤 개발사보다 높은 상태였음에도 와우의 흥행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잖이 있었고 그중 한국서비스의 런칭은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보란듯이 큰 성공을 거두어 버렸다.

이렇게 내놓는 게임마다 큰 성공을 하게된 블리자드에는 마이크모하임 대표를 비롯해 초기 블리자드의 개발시스템을 만들어나간 멤버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중 한명인 빌로퍼가 어느날 갑자기 회사를 나와 플래그쉽스튜디오를 차리게 되었다. 떠도는 루머로는 디아블로3에 대한 진척사항은 없고 엉뚱한 게임에 투자하고 있는 블리자드에 불만을 품고 나왔다는 설이 있었는데, 정확한 사유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회사를 나온 빌로퍼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세우고 직접 대표를 맡아 헬게이트라는 게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헬게이트런던이라는 게임에 대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여러 기사에 빌로퍼의 역량이 스타와 디아블로의 흥행에 가장 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뉘앙스의 글이 실리기 시작했다. 특히 게임계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평가받는 디아블로를 즐겨본 게임 유저들은 빌로퍼가 게임개발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잘 모르면서도 그저 막연히 명성에 기대 새로운 게임 역시 재미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게 되었지만 결국 헬게이트는 흥행에 실패하였고 개발사인 플래그쉽은 공중분해 되었다. (차후 판권을 국내회사가 사와 현재 서비스중이다)

 


 

스타와 스타PD가 종편을 살릴 수 있을까?

- 필자는 스타나 스타PD가 종편을 살릴 수 있을까라는데에는 크게 회의적이다.

얼마전 OCN에서 방영하는 '특수사건전담반 TEN'이라는 수사드라마를 보고 경악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케이블방송국에서 제작했음에도 그 완성도는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가요에서 슈퍼스타K가 케이블의 역사를 바꾸었다면 드라마는 TEN이 큰획을 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기간 축적된 제작사의 제작노하우가 이렇게 획기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TEN이라는 명품드라마를 만들어 낸 제작자 중 한사람이 다른 방송국에 이직하여 곧바로 TEN과 같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려 한다면? 필자는 가능성은 있으나 성공율은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 꺼낸 빌로퍼 처럼 말이다.

특히 CJ E&M이라는 케이블계의 종합미디어그룹은 채널수만 수십개를 가지고 있으며 그간 쌓은 제작노하우와 장기간 수십개의 채널을 보유함으로서 서로의 시너지를 얻어내는 경영전략 노하우등은 현재 종편이 단시간내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좋은 채널을 부여받는 등의 특혜시비가 있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높지 않은 시청률은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물론 예측된 결과이기도 하다.

 

 

게임이나 드라마나 가요 뮤지컬 등 많은 문화상품들은 이제 복합적으로 대하고 만들어야 한다는게 대세이며 현실인데, 스타 혹은스타PD 한사람이 이런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적잖은 영향을 주긴 하되 결정적이지는 못하며 신뢰도 역시 높지 않을거라고 본다. 복잡한 역할 구도를 조정할 줄 아는 초기멤버들과 마이크모하임이 피땀흘려 만들어낸 기업문화는 블리자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어느 한 스타프로듀서의 역량에서 작품이 만들어진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다.

모하임이 수장으로 있으면서 함께한 동료들이 제각각의 위치에서 제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명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특혜를 받으면서도 주목받지 못하고 연예인들의 출연료만 비정상적으로 급등시키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현재 종편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종편의 움직임에 대해 당분간은 잊고 싶은 것은 아니며, 채널에 대한 특혜만 거두어진다면 그제서야 관심을 끌 생각이다. 다른 몇몇 혜택은 사실 그다지 염려하는 바가 아니다. 공중파랑 가까운 채널을 부여받은것 자체가 좀 코미디와 같은 일이지만 이 점만이라도 철회된다면 그냥 놔두고 잊어버릴 생각인 것이다. 방송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싶은 신문사들은 너무 큰 욕심을 부린만큼의 댓가를 받게 될 공산이 높은데 그것은 채널특혜를 거두어들이는 순간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다. 솔직히 미디어법 입안한 사람이 정상적인 생각을 가졌다면 있을 수 없는 특혜 아닌가. 만일 미디어법에 찬성하여 통과시킨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문제가되고 있는 강제적  의무방송에 지상파 채널에 가깝게 배정한 부분의 특혜부분 등의 문제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루속이 철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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