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소녀시대와 아이유에 치이는 처량한 신세에서 탈출하려면? 

KBS뮤직뱅크에서 아이유의 컴백무대를 보았다. 타이틀곡 '너랑나'를 부르기 전 이적이 함께 작업하고 아이유가 작사에 참여했다고 알려진 '삼촌'을 먼저 불렀고, 관객의 호응은 무대가 떠나갈듯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런 열광적인 호응은 컴백무대 뿐만이 아니다. 아이유의 정규 2집은 발매첫날 이미 7대 온라인 음원차트를 올킬해 버리더니 뮤직뱅크가 전세계로 생방송 되는 날까지 2집 수록곡 거의 전부를 TOP15안에 들어 있게 하였다. 이 엄청난 반응은 2011년 들어 최초라 할 수 있으며 비견이 될만한 케이스로는 DJDOC, 빅뱅 등등 여러차례 있었지만 무려 13곡에 다르는 곡의 대부분이 몇일을 이어가며 차트를 완전 점령한 경우는 없었기에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런 아이유의 흥행돌풍은 예측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소녀시대 티아라 원더걸스가 멀쩡히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아이유의 새앨범의 인기는 어느정도 상당하긴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으나 어느정도는 제한적인 부분도 있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정말 그러한 우려는 전혀 필요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아이유의 신곡 '너랑나' 외에 대부분의 음반수록곡들의 높은 퀄리티가 흥행돌풍이 식지않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아이유 2집에 참여한 작곡가 명단이 말해주는 것


 

결국 5주연속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보다 발표 이후 아이유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높은 음원판매량 원더걸스가 1위를 탈환하는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했으나 소녀시대가 6주연속 1위를 하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원더걸스에게는 이렇게 심한 굴욕이 있을 수 없다. 한때 2DT로 짧게 활동할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그새 소녀시대의 위상은 더욱 올라갔으니.

 뮤직뱅크의 점수산정중 가장 핵심인 음원시장은 여러 가수들이 박터지게 점유율 싸움을 벌이면서 어느 한쪽이 완전한 독주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원더걸스의 압도적인 점수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음원점수 역시 팬덤의 팬심이 어느 한주에 작정하고 몰아주기 할 경우 어느정도 올릴 수는 있으나 그런 방식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편이기에 점수왜곡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어렵다. 결국 시청자선호도와 방송횟수가 중요해지는데 이점에서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역전되었다.

즉, 10팀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소녀시대 원더걸스를 나란히 초대하겠지만 1팀만 초대해야 하는 무대라면 소녀시대가 선택되어지는 것이다. 다시 표현하면 소녀시대는 방송점수를 올리려고 마음 먹으면 얼만든지 올릴 수 있고 그 어떤 경쟁가수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비록 몸이 혹사되는 것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아는 분들은 아는 일이나 뮤직뱅크의 점수산정 방식이 바뀌었다. 2011년 11월 2주째부터 적용되었다. 음반의 비중이 과거 20%에서 10%로 줄더니 이제는 5%로까지 줄어들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면 뮤직뱅크는 음반점수의 왜곡을 주장하는 쪽의 의견을 꾸준히 들어 오면서도 끝내 유지하였지만, 더이상 유지할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듯 하다. 어느정도 방어적 성격을 지닌 선택이 두손두발 들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결국 가수별 인기가수가 나란히 음원시장에서 붙었을 경우 압도적 점수차를 내기 어려운 구조속에서 1위를 노리려면 결국 가수의 스타성과 인지도와 인기에 기대는 부분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팬덤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대중성의 영향이 과거보다즌 조금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음원점수 최상위여야 유리하다는것은 볌함 없다.)

그렇다면 원더걸스는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3주연속 소녀시대에게 밀려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음반과 음원 모두에서 호평을 받았고, 3년간의 외유에도 건재하다는 것을 이미 증명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국내활동을 한다면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관건이 바로 이것이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 역시 힘들다는 것을 과거 원더걸스는 너무 짧게 경험했다. 노바디 이후 얼마 안되어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이 더 어려울 것 같지만 수성의 어려움보다 더한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소녀시대는 이미 원더걸스의 위상을 넘어선지 3년차에 들어섰고 그 3년간 그 어떤 그룹에게도 대표걸그룹의 자리를 넘겨주지 않고 지켜내었다. 그렇게 지켜내는 동안 인지도와 인기는 어느 연령대에 국한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과거 원더걸스가 텔미와 노바디로 전국적인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당시에도 그녀들을 모르는 50대 이상이 많았다. 만일 국내활동을 지금까지 더 했다면 인지도라는 면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녀시대 역시 Gee로 대박을 쳤는데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젊은 세대에 집중된 인지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아이돌 그룹중 근처를 따라올 수 없을정도의 광범위한 인디도를 쌓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2NE1이나 티아라 와 같은 걸그룹의 주요팬층의 지지도라는 면에서는 소녀시대가 압도적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광범위한 인지도면에서는 따라갈 그룹이 없다.

이제 아이유가 컴백해서 음원차트 돌풍을 일으키며 원더걸스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꾸준한 국내활동만이 답이다.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널리 알린 인지도는 그 생명력이 그리 길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꾸준한 국내활동이 오히려 이미 쌓아 올린 해외에서의 인지도를 유지하고 나아가 국내외 모두에서 성공을 이어가는 관건일 것이다. 

결론은 다시 미국으로 갈 생각 말고, 국내활동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필자가 원더걸스의 앨범 수록곡중에서 가장 좋아 하는 STOP과 Nu Shoes (한국어버전싱글을 내놓는다는 가정하에) 이 둘중 한곡을 후속곡으로 활동하면 좋은 성적이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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