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우 나가수 합류, 비난 자초한 장기호의 위험한 도박

 

나가수에 적우가 합류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이러한 제작진의 결정에 대한 논란이 불이 붙은 지금 과연 어떤 여파가 있게 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장혜진이 아쉽게도 명예졸업을 하지 못하고 탈락하게 되었고 바통을 이어받을 가수가 누구일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던 차에 적우의 합류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대중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어 블로그를 통해 쓰는 글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필자로서도 처음 들어 보는 인물입니다.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고자 하는 제작진과 그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의 비아냥이 어떤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왜 나가수를 보는지에 대한 이유 몇가지를 들어 보면,

01. 과거에 좋아했고 현재도 활동하나 자주 접하지 못하는 가수의 새로운 면을 보고 싶다.
02. 현재는 활동이 없으나 대표곡이 대중의 가슴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인물을 다시 보고 싶다.
03. 과거 소름끼치는 가창력을 접했던 기억이 있으나 현재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수많은 가수가 한국의 대중문화계에서 활동하였지만 기억에 남는 인물들은 소수입니다. 히트곡의 수가 적지만 아주 강력한 임펙트있는 인상을 남긴 인물도 있으며, 숫자를 세기 힘든 많은 히트곡을 가진 가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조관우와 장헤진의 케이스로 그래도 대표곡 몇곡은 아주 인상깊에 남아 있었고, 대중이 쉽게 잊을 수가 없는 정도였습니다. 후자는 신승훈 이승철 김건모 YB 자우림이 있겠습니다.  김건모나 신승훈의 경우는 수십곡은 됩니다. 그 밖에 전자와 마찬가지로 히트곡의 수는 적지만 굉장한 가창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경우도 있습니다. 장혜진과 조관우는 중복적용되기도 하며 김경호나 거미가 이에 속합니다. 이 쯤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적다는 표현은 수십곡이 아니라는 뜻이지 적어도 김경호정도는 되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적우는 많이 부족한 인물입니다. 비판을 받아도 그리 억울할 정도는 아닌 것이조. 그러나 왜 장기호 자문위원이 이러한 논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적우를 선택하게 되었고, 제작진이 받아들인 것일까요.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가수의 외연의 폭을 넓힌다.

이러한 시도를 두고 비판하는 이들은 레벨하락이라고 평합니다. 그러나 굳건히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으려는 가수들이 적잖은 만큼 불가피한 선택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에 장기호씨가 언급한 대중이나 자문위원단이 적극 추천하고 있는 나얼과 이승철은 콘서트 무대가 아니면 방송자체를 꺼리는 나얼의 스타일과 굳이 나가수에 출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승철로 인해 사실상 섭외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게다가 이승철은 엠넷 슈퍼스타K와의 인연이 있어 타 방송국에 초청가수로는 나올 수 있어도 예능과 결합한 경연무대에 나온다는 것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문제일 것입니다. 거기다가 싱어로서의 역량이 부각되는 나가수이니만큼 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은 나서기가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대개 서른 중반 이후와 사십대 초중반에 이르고 있던 그간의 출연가수들의 연령의 폭을 대폭 높이는데 기여한 인순이씨와 같은 케이스 역시 흔히 보기는 어려운 케이스입니다. 인순이여서 나가수에 나왔다라고 보는게 맞지 실은 동년배 가수중에 나가수에 나서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나가수 제작진이 출연 가수 섭외의 폭을 넓히려면 그간 불문율과 같았던 그간의 기준을 깨고 적우와 같은 인물을 선택하는 모험수를 둘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적우투입은 심각한 모험수로 프로그램의 운명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비판하는 쪽의 생각과 다르게 대다수 대중들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오락가락 합니다. 누구도 대중의 심리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만일 적우가 출연하여 상상한 것 이상의 굉장한 실력으로 감동마저 주게 된다면 여론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비판을 멈추고 호평을 하며 반겨할 것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장기호교수가 적극 추천하였다면 적우의 실력은 단순히 잘한다가 아니라 심금을 울리는 정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그것이 나가수의 시청율을 견인할 것인가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우의 가수의 경력으로는 2004년 '파도를 훔친 바다'로 데뷔하고 현재까지 세장의 정규앨범과 두장의 스페셜앨범 등 5장의 앨범을 발표한 바 있으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그녀는 이러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인상깊은 곡 하나 대중에게 어필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운이 없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과거 신승훈이 무명시절에 필자가 늘 강조하는 낭중지추처럼 스스로가 빛을 내는 사람은 결국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신승훈 정도가 되면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요.

필자가 적우의 노래를 들어본 결과, 이번 결정은 장혜진의 성공을 잇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장혜진보다는 살짝 허스키한 보컬을 가지고 있는 적우의 노래실력은 좋아 보입니다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나가수 본 무내에서 스름끼치는 굉장한 역량을 보여준다거나 해서 비판하는 이들마저 포용할 정도의 장면이 연출되지 않는다면 적우라는 인지도 없는 가수의 출연 결정은 그렇게 좋은 선택이 되진 못할거 같습니다. 조금은 냉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은 실력있는 무명가수들이 많이 있지요. 가창력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게 일견 맞는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적우의 출연은 결코 공평한 기회를 주는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록가수들이 있지만 그룹해체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내 음악을 놓치 않고 현재 국내 밴드의 정점에 있는 소수의 밴드 중 하나인 YB에게 주어졌던 기회가 무명의 실력있는 가수에게 똑같이 주어진다는 것은 그렇게 공평해 보이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고 흐름이 있습니다. 장기호교수가 이점을 무시하고 단순히 실력있는 안타까운 케이스의 가수를 추천했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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