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나무, 내가 바로 명품사극이다!

 

두어달 전부터 종종 광고를 하길래 안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오던 드라마가 바로 '뿌리깊은나무'였습니다. 근래 공주의남자가 전체드라마에서도 가장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지만 그것도 결국 금일로 마지막회를 맞게되니 방송3사는 차기작으로 시청율 경쟁을 하게 생겼는데 필자는 첫회를 시청하면서 이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몇가지 들 수가 있겠지만 첫번째로는 캐스팅울 먼저 들고 싶습니다. 맡은 역할의 케릭터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은 당연히 관록이 있는 중견연기자가 수월하겠지만 막상 젊은연기자들이 제 역할을 못해내게 되면 극의 분위기는 많이 다운되고 말것인데 송중기는 매우 훌륭하게 세종의 젊은 시절 이도 역을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습니다. 송중기 뿐만 아니라 TV에서 오랬동안 볼 수 없었던 한석규가 송중기의 장년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고, 상왕이 되어 세종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려 하는 태종 이방원 역으로 나오는 백윤식의 소름끼치는 연기력은 보는 내내 감탄이 아니 나올 수가 없는 명품연기였습니다.

근래 종종 명품연기자들을 캐스팅 해놓고도 맞지 않는 케릭터를 입히면서 극의 재미를 더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반감시키는 경우를 종종 보아온지라 명품배우들의 잘된 캐스팅이 된 드라마라는건 왠지 반가운 느낌입니다.


 

첫회에서 엿본 드라마속 이야기

필자와 같은 리뷰어의 경우는 드라마를 보는 잣대가 몇가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스토리내에 분량을 얼마나 넣는가로 케릭터의 비중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첫회에서 송중기와 장혁의 비중이 그리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양쪽의 비중을 비등하게 설정하고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의 초기내용은 이렇습니다. 상왕이 된 태종 이방원은 마치 태조가 그런것처럼 뜻에 거슬리는 신하를 반역의 죄로 몰아 처단해 나가고 그 대상 중에 중전의 집안도 있게되자 세종은 괴로워하게 됩니다. 이 젊은 시절의 세종은 영의정 심온을 살리기 위해 어린 생각시를 통해 한양으로 돌아오지 말고 명나라에 피해 있으라는 내용의 밀서를 전달하려 하지만 이것마저 미리 예측한 이방원에 의해 밀서는 바꿔치기 되고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강채윤(장혁)의 아비는 이용만 당한채 죽음을 당합니다. 바꿔치기된 밀서의 내용은 피해있으라는 내용이 아닌 군사를 모아 거병하라는 것이었고 이를 전달받던 현장에서 심온은 체포되고 맙니다. 

그런데 어린나이지만 야무지고 똑똑한 채윤은 밀서에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것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이후 심온이 사약을 마시고, 채윤은 죽은 아비의 유서를 보게 되는데....여기에서 1회는 종료가 됩니다. 이런 채윤이 장성해 등장하는 배우가 바로 장혁이고, 젊을때의 세종은 송중기가 그리고 장년의 세종은 한석규가 맡게 됩니다. 물론 바뀌어진 밀서의 내용으로 인해 세종에 대한 원한을 가제기 된 장혁은 복수를 하려 할 것입니다.  

 

액션과 스토리 모두 합격점

원하지는 않지만 요즘 한국의 드라마들은 과한줄도 모르게 과하고 모자란지도 모르게 모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대규모 전쟁이라는 내용이 나와놓고 고작 수십명이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필자는 제작비나 여러가지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어느정도 현실을 반영한 타협점으로 '주몽'정도의 전쟁씬 정도를 기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 정도도 되지 않는 전쟁씬을 남발하는 드라마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작품성및 흥행에 자신이 있으면 자신있게 더 많은 투자를 하던지 아니면 애초에 시나리오상의 전쟁씬을 최소화 하던지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지 어찌 이리도 두리뭉실하게 가려할까" 라는 생각 말입니다. 아무튼 공주의 남자도 액션부분이 무난한편이고 새드라마 뿌리깊은나무역시 부족함 없는 액션씬에 '추노'에서 보았던 영상편집 기술까지 더해지게 되면서 나름 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어느정도 스토리가 진행된 이후의 장면을 미리 일부 선보이며 그 이전의 과정과 회상씬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느정도 익숙한 살정이지만 이 속에 내포된 의미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이런식의 구성은 스토리에 자신감이 있는 경우에 내세우게 됩니다. 과거 히트했던 다수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게다가 이런 구성은 스토리가 탄탄하거나 철저히 기획되고 준비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경우여서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젊은 시절의 의도치 않게 무기력한 임금 역할에 갇혀지내야만 했던 이도가 차츰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비록 오해라 하지만 이도로 인해 아비가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고 복수를 위해 칼을 가는 장혁의 성장스토리가 이 드라마의 전반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면 이정도 예측만 가지고도 충분히 그리고 얼마든지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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