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빠른 입장 정리가 필요한 이유

 

글을 쓰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안철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터 밝힌다. 나는 그를 존경한다. 그가 근래 인기리에 공연중인 '청춘콘서트'의 파트너인 박경철원장과 지인이 되었다는 소식이 기뻤던 것은 두사람 모두 내 짧지 않은 인생에 손으로 꼽을만큼 좋아 하는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안철수씨를 알게 된 것은 286XT라는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무렵부터였다. 최근 그가 방송에서 박사논문을 쓰며 새벽에 6년간이나 시간을 내어 매일같이 바이러스백신을 만들던 시절을 회상하며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역설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또한 오래전 출간되었던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책을 읽으며 감동에 빠졌던 일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박경철원장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그가 모 경제TV에 나와 경제전문가로 활동하면서부터였다. 이후 그의 해박한 식견과 세상을 두루 넓게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은 방송을 통해 크게 알려지게 되었다. 역시 그에 대한 관심은 그의 저서<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의 구매로 이어졌고, 책을 통해 전해지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열정어린 삶이 내 가슴을 뜨거운 감동으로 휩싸이게 했었다.


 

입장표명,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번 서울시 시장직에 안철수가 출마한다는 설이 또다시 터지고 나자 안철수씨가 밝힌 내용을 아주 간단이 요약해 보면 "나는 내시간을 바쁘게 쓰고 있다. 생각해 보고 답해주겠다" 라는 식이었으나 이 말을 돌려서 생각해보면 자기만의 삶의 패턴을 흐트러놓지 말라는 뜻이면서 남의 시선과 관심에 자신의 행보를 맞추어줄 생각이 그다지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치인이 아닌데도 대중이 안철수를 정치인 취급하는것이 나는 불쾌하다. 하지만 자신이 이미 대중속에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입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대중이 그에 대해 갖는 호감의 원천을 알고 있다면 에메모호한 입장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즉, 안철수에 대한 호감은 필자와 같이 그의 삶을 오랬동안 지켜보며 저서까지 꼼꼼히 챙겨보는 팬층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가 오랬동안 벤처신화를 이끌며 보인 변함없는 열정 그 자체에 반했던 것 때문 아니던가.
 
"멀쩡하던 양반이 정치만 하면 변하드라"라는 식의 이야기는 국민들 사이에 매우 흔한 이야기다. 예컨데 유명 앵커나 유명 배우가 국회의원이 되더니 변했더라 라는 식의 평가나 아니면 뜻을 품고 초선의원이 되었으나 결국은 당이 하라는데로 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말더라 라는 식의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안철수는 정치인이 된다해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유명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필자는 안철수가 정치인이 된다해서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 이는 박경철 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필자가 아는 박원장은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인물이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박원장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가능성 자체를 들이댈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다르다.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해도 나는 놀라지 않는다. 나는 안철수가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마설이 귀에 들려왔을 때는 "이건 정말 아니잖는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차분히 다시 생각해보니 안철수가 서울시장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의 인생에서 부족한 부분을 그대로 놔두지 않게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고자 했으며 결국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전례가 그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출마해도 나쁘지 않고 출마 안해도 좋다는 말이다. 안철수라는 이름은 안철수이기 때문에 충분하니 괜히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 하겠다라는 말로 입장표명을 미루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입장 표명을 해주길 나는 희망한다. 사실 세간이 만들어낸 입장표명 강요에 그가 응해줄 의무는 없지만 어느덧 그는 사회적 지위에 따르는 책임이라는 말에 어느정도 다가가 있기 때문에 빠른 입장정리가 낫지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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