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일본애니의 모든 것을 담았다.

 

애니메이션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할까. 나는 자신있게 일본애니의 모든 것을 애니 한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작품으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꼽고 싶다.

주인공은 과학으로 일깨운 초능력과 마술이 난무하는 학원도시에서 단 주먹 하나로 신화적인 마술사들을 무찌르는 남자 카미조 토우마. 그럼 이제부터 왜 이 애니가 일본애니의 정점이라 할 만한지 살펴보도록 하자.

 

학원도시와 이미지브레이커

 보통 흔히 생각하는 상상이 가미된 작품세계의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스스로가 초인인 경우가 많다. 특히 할리우드 영웅물에 오래전부터 노출되어온 한국 사람들에게는....슈퍼맨, 배트맨 등 수 없이 많은 히어로물들...그런데 일본 애니는 다르다. 일본애니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한때 최고인기만화 였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지만 극중 등장인물 중에는 더 천재적이고 이미 더 높은 곳에 있는 강자들이 우글우글하다. 일본애니에서는 강백호와 같이 성장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왕 스포츠물을 이야기 했으니 조금만 더 이야기 해 본다면, 축구 만화 츠바사, 야구 만화 메이저 등이 비슷한 맥락이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주인공 토우마는 수백개의 학교와 학원이 몰려 있는 도시 <학원도시>에 살고 있다. 이 학원도시는 과학으로 밝혀진 초능력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도시로, 일종의 판타지아를 가상하는 것과 흡사하다. 그런데 학생들은 대개 과학으로 초능력에 입문하였기에 레벨1부터 레벨 5까의 능력을 제각각 가지고 있는데 토우마는 초능력쪽은 전혀 개발이 되지를 않아 레벨0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무능력한 인간.

그런데 학원도시에 대한 설정은 미처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토우마가 가진 유일한 능력인 <이미지 브레이커> 는 오래전 필자가 구상했던 작품에 사용하기 위해 생각해 둔 바 있었던 설정인데 일본애니에서 접하게 되니 조금은 충격이었다. 뭐든 아이디어가 생각나는데로 써먹어야 한다는걸 이 작품에서도 깨달을 수 있는 부분.

 아무튼 토우마는 초능력도 마술도 사용하지 못하지만, 오른손은 상대가 직접 일으키는 이능력을 무력화 하는 기이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상대가 직접 이능력을 다이렉트로 사용해 오는게 아닌 형태라면 고전을 하게 된다. 즉, 어떤 물건을 이능력으로 공격하여 그 물건의 부서진 파편이 주인공을 향해 온다면 그것은 토우마의 능력으로 막아내기 어렵다.

일본 애니가 추구하는 전형적인 방식중에 에피소드가 진행될 수록 동료가 늘어나는 설정은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토우마는 동료에게 향하는 적의 그 어떤 신기하고 강한 힘이라도 막아내 줄 수 있는 대신 신체적 능력의 한계와 여러 제약이 있고, 동료들은 토우마에게 감화되어 그가 해결해나가는 사건을 함께 하며 옆에서 돕고, 토우마에게는 없는 능력으로 적을 무찌르게 된다. 즉 이런 동료들이 모여 '토우마세력'이 되는 것이다.

이 작품과 형제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개별적으로도 많은 인기를 끈 바 있는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의 주인공이기도 한 마시카미모토는 토우마에게 좋은 감정을 가진 중학생여자애로 나오고 인덱스와 함께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 주. 토우마의 능력은 상대의 이능력을 오른손이 닿기만 해도 무력화 한다. 대신 이 밖의 능력은 전무 ]
 

 

인덱스, 죽음의 마도서

여주인공 인덱스
여자아이 이름을 '인덱스'라고 황당하게 지었나 싶지만 이는 스토리와 연결되어 있다. 세계에서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내려오는 금서들을 로마와 영국의 교황청과 청교에서 봉인하는 이유는 원전이 이뮨의 존재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파괴가 불가능하니 봉인하는 것이고 이 봉인된 내용을 '인덱스'라는 완전기억능력을 가진 여자아이가 모두 기억하고 있다. (작품내에서는 '사자의서','법의 서'와 같은 예를 들고 있다.)

흡혈귀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 아닌경우라면 애니에서 영국의 청교를 비롯 카톨릭, 그리고 점 기독교를 주된 설정으로 다룬 만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기독교가 전파되었지만 메이지유신을 전후해 다시 토속신앙이 일어나고 그들 스스로가 천황이라 부르는 일왕의 등장으로 개신교는 박해를 당하며 거의 지리멸절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영국 청교의 일원인 인덱스는 봉인된 마도서를 머리속에 담고 있기에 사건을 부르는 화약고라 할 수 있고, 인덱스를 토우마가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

이 작품은 꽤나 훌륭한 독자적인 케릭터 디자안과 훌륭한 액션씬이 돋보인다. 작화는 '카우보이 비밥'의 흔적이 엿보이고, 액션과 마법 이펙트를 보여주는 장면은 상당한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적 마술사들이 시전하는 마법은 환상적으로 표현되며 상대마법이 강력하고 화려할 수록 그것을 무력화 시키는 주인공의 능력은 더욱 멋져보이기 마련이다.

학원물 같으면서도 영웅물 같기도 하며, 뛰어난 작화와 뛰어난 영상, 주인공을 둘러싸고 여러 매력적인 여자아이들을 등장시키는 약간의 하렘적인 설정, 꽤나 멋진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뭉쳐 꽤나 큰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만일 여러분이 아주 가끔 애니메이션이 생각난다면 이작품을 추천드린다. 재미하나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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