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 풍요속 빈곤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

 

한국드라마에 대박드라마가 실종되고 있다. 물론 얼마전 '최고의 사랑'이 대대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지만 과거 우리가 기억하는 '주몽''제빵왕김탁구' '선덕여왕' 과 같은 대박 시청율에는 못미쳤고, 나름 인기드라마 대열에 합류한 '내마음이들리니' '동안미녀' '시티헌터'등도 냉정히 바라보면 뚜렷한 성적을 거두었다고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격차를 보였다.

 

대박드라마 부재현상, 소재는 다양화 되었는데 히트작은 없다.

월화에는 '무사백동수''스파이명월''계백' 이 세작품이 포진하고 있다. 무사 백동수는 워낙 탁월한 좋은 소재여서 나름의 재미는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보장해주고 있지만 허술한 전개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시청율 1위인 것은 경쟁작들이 그리 뛰어나지 못한 탓이 있다.  좋은 소재인만큼 캐스팅과 극본 연출의 조화가 잘 되었더라면 명작이 탄생할 뻔 했다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월화 드라마 셋의 뚜렷한 특징은 너무나 뻔히 보이는 극본의 전개에 있다. 앞으로의 전개가 눈에 훤히 보이는데 그 과정마저 허술한 점들이 보이니 나름 깐깐하게 보려하지 않아도 그리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두편의 퓨전 사극이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점은 소재의 다양화 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 볼 수 있겠지만...

수목 드라마는 공주의 남자, 넌 내게 반했어, 보스를 지켜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보스를 지켜라는 나름 호평 받은 시티헌터의 후속작이므로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나 '넌 내게 반했어'는 낮은 시청율과 캠퍼스러브스토리 및 정용화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듣고 있으며 공주의 남자는 나름 괜찮은 반응이기는 하지만 아직 대박으로까지 말하기는 어렵다.

 


 

느리지만 분명히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성향

노래를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신나는 리듬과 단순반복되는 멜로디가 좋은 곡이 있고, 잔잔한 멜로디에 서정적인 가사로 음미하게 하는 노래가 있듯이 드라마도 여러 성향을 충족시켜주는 성격과 존재이유는 모두 제각각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알려진 드라마 히트공식들은 대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튼튼히 하였을 때나 통하는 것이지, 뿌리는 부실한데 겉포장만으로 대박드라마가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제작사들은 안일함에 젖어 색다를 것 없는 극본과 내용전개로 시청률을 강하게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적절한 캐스팅의 부재이다. 무사백동수나 얼마전 종영한 신기생뎐, 넌 내게 반했어 등 부진을 겪은 드라마는 대개 미스캐스팅으로 볼만한 경우가 잦고 거기에 더해 드라마의 소재 자체가 매력이 떨어진다던지, 식상함을 준단저히는 여러 이유가 따라 붙고 있다.

다음으로 큰 문제는 극본의 부실함이다. 나름 좋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계백'을 의 경우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과 꽤나 많은 투자가 있었을 법한 세트환경으로 영상 자체는 매우 훌륭하나 100억이 투입되었다고 하는 대작치고는 그 흡입력이 부족한 전개가 지적되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계백은 좋은 연기자들이 많고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기본조건들이 탄탄한 편이니 조금만 개선된다면 뒷심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접지 않고 있다.

 

 

필자가 일본드라마를 보다 접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식상함" 때문이었다. 여러 소재가 등장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순정만화에나 나올법한 교훈적 이야기와 꿈을 다루고 있기에 한두해는 즐겁게 시청할 수 있지만 오래가기는 어려운 필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아무튼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일본드라마의 폐쇄성이 안타까우면서도 한국도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며 신한류 열풍이 부는 와중에 온통 너무나 부실하기만 극본의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내쉬어질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과거의 대박공식중 현재 깨어진 공식들이 적잖고 새로운 트랜드는 자꾸만 바뀌어져 있기에 발빠르게 소재의 변화를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이야기 하기전에 드라마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어색한 설정과 전개의 부실함 연기 잘하는 배우도 몰입하지 못할 만한 스토리와 케릭터 설정은 문제라 지적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많다.

필자가 주문하고픈 바는 '선덕여왕'과 같은 대박일 뿐 아니라 명품인 드라마의 보이는 외견상의 조건을 무작정 따라 가려 할게 아니라 탄탄한 내용전개와 몰입성, 매력적인 케릭터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케릭터가 구축될 수 있는지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점검해보길 바란다.

언제 다시 고현정이 연기하던 '미실'과 김남길이 연기하던 '비담', 차승원이 연기한 '독고진' 같은 미친 매력을 가진 케릭터를 다시 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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