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강행이 최악의 선택인 이유

 

어느 한 사람이 말을 타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는 몰랐지만 계속 달리다보면 낭떠러지가 나오게 된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이제 속도는 최고조에 이르기 직전이다. 그런데 잠깐 머뭇거리는 사이 말을 멈출수 조차 없게 되었다. 부상을 입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뛰어 내려야야 살기는 살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가 딱 이와 같다. 비록 달리는 말에서 내리면 낙법의 숙련 여하와 운에 따라 부상의 정도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지만 내리지 않으면 기다리는건 절벽아래로 떨어지는 일 뿐이다.

 

확율게임을 벌릴 가치가 있는가!

 

우리는 확율게임을 벌리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다. 설혹 안될지라도 품은 뜻이 있어 도전하는 경우는 승패와 상관 없이 도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만 해도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안될 줄 알면서도 부산지역 출마를 강행했던적이 있는 것처럼.... 설사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다 할지라도 이러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노력 자체는 인정할수 밖에 없을테니 가치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 밥먹이는 걸 두고 복지포퓰리즘이라 하며 주민투표까지 하려 하는 서울시장에 대해 서울시민들은 주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된 이후로 벌인 많은 사업들 중 서울시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전시행정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전시행정 예산의 반의 반만 들여도 무상급식과 같은 아이들 밥먹이는데 쓰일 돈은 쓰고도 남게 된다는 것쯤은 오늘날 서울시민중에 모를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설혹 기본적으로 오세훈 시장의 뜻에 일부 동조하는 부류 조차도 이게 과연 주민투표를 벌릴 정도의 사안인지 의아하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김문수경기지사) 이백억원을 들여 아이들 밥먹이는것에대한 찬반투표를 벌이자는게 참 궁색해 보인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행자체에 대한 찬반이더니 여론에서 밀리니 단계적이냐 전면 추진이냐를 나누는 선택사항으로 변경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문수 지사는 "무상급식에 대해 반대하지만, 정치적 갈등 보다는 정치적 타협을 선택했다. 시의원도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3권 분립의 한축이며 다투더라도 의회에서 해야지 그것을 밖으로 가져 나가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에 맞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김문수, 무상급식 벗어나라 - 중부일보 기사
경기 최대규모 뉴타운사업 보류 - 한겨례 기사

김문수 경기지사는 여러 정책적 소신이 필자와 거의 대부분 배치되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이를 불행하게할 뉴타운 반대의 민심을 받아들일 줄 아는 융통성은 있으니 경기도 도민들은 서울시민에 비해 나은 형편이 아닌가.

필자를 포함한 외부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편이지만 경기도내에서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를 최근에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적어도 구설수에 오르는 좋지 않은 정치적 행도 도내 행정은 있을지언정 최악의 민심이반을 가져올 정책적 행동이 무엇인지는 알고 행하지 않으며 이 때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단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보는 김문수는 최소한 민심이 향하는 분야에서만큼은 민심을 뒷배로 삼을 줄 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무상급식에 반대하지만 정치적 타협을 이야기 할 줄 아는 김문수와 수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주민투표안을 강행하는 오세훈...


 

 

대규모 토목사업은 막연히 국가의 미래를 위해 벌인다며 어용조사단체와 전문가를 동원해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수요조사 보고서를 내고 사업성도 없이 시작해 버린 많은 지자체 사업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서울시에서 벌이고 있는 디자인 서울 역시 곳곳에서 구멍을 보이고 있다. 실예로 서울시가 물난리가 난 이유중에 물이 빠져나갈 공간을 최대한 마련해 주기는 커녕 디자인서울 사업때문에 오히려 더욱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탓도 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속에서 부글거리는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승산도 없지만 이겨도 얻을게 없다.

 

등산을 하다 중간에 쉬어야 하는 것은 더 많이 올라가기 위해서다. 체력은 부족한데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해서 강행하다보면 갈증은 심해지고 점점 풀리는 다리로 위해 위험성은 커져만 간다.

서울시민의 1/3 이 투표를 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임이 틀림 없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설혹 안되더라도 투표를 해야할 가치가 있는가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시기적으로도 물난리로 안그래도 좋지 않은 민심이 극도로 예민해져 폭발직전인데 수해 복구에 온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도 충분치 못한데 주민투표 강행은 단단히 크게 잘못된 선택이다. 차라리 물러설 구실이 없었다면 조금 모양새가 좋지 않더라도 작은 상처를 입을지언정 봉합하고 마무리 짓고 수해복구에 온힘을 다하고 가장 효율적인 수해복구 정책 개발에 힘써야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악의 선택에 안타까움을 금치못하며, 돌이키기 힘든 강을 건넘에 긴 한숨을 내쉴수 밖에 없는 나의 무력감은 오늘 적어 발행하는 이 글로 대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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