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커뮤니티를 휩쓴 SATA케이블 사건을 아십니까?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중 가장 유명한 곳들은 대개 대중적 관심도가 높은 분야에 속해 있습니다. 컴퓨터 하드웨어나 활용분야, 음악의 기기나 활용분야는 폭넓은 취미생활을 가진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필자는 파코즈, 플레이웨어즈 라는 PC관련 커뮤니티와 음향기기 분야의 골든이어즈 그리고 대중적 관심사가 다양하게 모인 그 유명한 디씨인사이드내의 특정게시판, 다음뷰나 다음아고라, 게임커뮤니티인 인벤, 증권사이트인 팍스넷 등 다양한 커뮤니티사이트에 방문하여 정보도 보고 소극적이나마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가 많다보니 깊이 있는 활동은 하지 못하지만...

아무튼 최근 이런 유명커뮤니티 사이트 중 파코즈, 플레이웨어즈, 와싸다, 골든이어즈, 바이크셀 등 여러 곳을 동시에 강타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SATA케이블에 의한 음질변화 논란입니다.

 

SATA케이블 음질 논란의 전말

 

논란의 시작은 플레이웨어즈의 PC-FI 오디오 게시판인 "피오당"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오디오기기는 아날로그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이 좋을 수록 소리가 달라지게 되는데 고급선재 일수록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힘든 고가로 넘어가게 됩니다. 

어느날인가 선재에 대한 관심이 USB케이블로 이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데이타를 전송하는 케이블이 무슨 소리에 영향을 주겠느냐는 논란은 현재 어느정도 방향은 잡혀 있는 상태지만 그러한 소리에 대한 관심이 하드디스크나 SSD와 연결하는 SATA케이블로까지 이어지자 폭풍과도 같은 언쟁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피오당의 운영진은 와이어드림 업체 사장과 순은선과 금은을 합금한 선재로 다소 고가의 SATA케이블을 제작하게 되었고 시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막상 주 운영체제가 설치된 하드디스크의 SATA케이블을 교체하자 소리가 다르게 들렸다는 피오당 운영진들은 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공제(공동제작)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학도들이 보기에는 절대 0.00001%의 가능성도 있을 수 없는 일이 SATA케이블 교체로 인한 음질변화였기에 각 유명커뮤니티로 이 사건(?)은 널리 퍼날라지게 되면서 논란은 급기야 걷잡을 수 없이 커졌으며 결국 피오당은 폐쇄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탈 vs 아날로그

먼저 이글을 보시길 바랍니다. [링크]

요점은 달리 말할 것도 없이 아날로그 데이타간의 이동이 아닌 단순한 디지털데이타의 이동규격에 불과한 SATA방식 케이블의 선재차이로 인한 소리의 차이는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입니다.

즉, 전문적 교육을 받는 정도가 아닌 기본적인 디지탈의 0과 1에 대한 지식, 그리고 SATA케이블이 전송규격에 대한 기초만 알고 있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며 케이블 제작사는 사기업체이고, 이로 인해 손해 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우려되며 논란이 될래야 될 수 없는일을 자꾸 거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밌는것은 막상 SATA케이블 공제를 신청하게 제품을 받아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음질이 조금이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오디오에 대한 경험이 많건 아니면 막귀건 그냥 듣는 순간 바로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디지털에 대해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하는 말이라는게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전자공학도들의 이론적 반박이 이어졌고, 마땅한 답을 내놓지는 못한채 다른 이유를 구석구석 찾아보려는 시도가 얼마간 있게 됩니다. 그런데 SASA케이블 내부나 외부적 변수를 아무리 찾아봐도 답에 근접한 어떤 요인도 찾기 힘들게 되자 점차 음질의 변화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입지는 좁아지게 됩니다.

[링크1] [링크2] [링크3] [링크4] [링크5] [링크6]

위 링크는 음질의 차이를 분명히 느꼈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은 체험기 입니나. 음악 플레이어와 컴퓨터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입장에서는 절대 이해 불가한 일이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자기도 믿기 힘든 변화를 직접 느꼈다라는 취지의 글들입니다.

- 들어보면 안다. 케이블을 직접 바꿔서 청음을 할 기회를 가져보면 안다.

이것이 피오당 및 몇몇 커뮤니티에서 경험해본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결국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는 아예 논란 자체가 시작될 수 없는 문제라 따지기도 뭣한 사기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런 주장을 다 알고 왜인지는 자기도 모르겠지만 일단 겪어보니 뚜렷한 변화가 있으니 비교 청음해보는 방법 밖엔 없을것이다 라는 주장이 강하게 맞부딪히게 됩니다.

참고) 바이크쉘의 회원분 한분이 IT동아의 김영우기자분께 문의 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받은 것을 공개한 내용 [ 링크 ]

"케이블류에 많은 신경을 쓰는 하이파이 매니아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피커 케이블 같은건 바꾸면 확실히 음질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기에 이런 경험 및 이론을 SATA케이블에도 무리하게 적용시키시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위 링크 일부 인용, 자세히는 링크타고 본문 보세요)

김영우기자의 답변을 요약하면 대개 엔지니어들이 하는 말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SATA규격을 준수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일뿐 일단 규격을 통과 하기만 한 케이블이라면 불량일 경우 컴퓨터 부팅조차 안될 것이고 정상이라면 고가의 선재이건 아니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재밌는것은 역시 기자분이라 그런지 길지 않은 답변 내용에 엔지니어들이 하는 주장 중 핵심을 두루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SATA케이블로 음질이 달라질 것 같으면 아예 선재가 낄 틈이 없는 램디스크에 음원을 담아 음악을 재생해 보는게 낫지 않느냐는 주장인데 김기자 외에 다른 엔지니어들도 비슷한 뉘앙스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더 커진 결정적 이유는 바로 비교청음회을 기획했는데 취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진 이유

이번 사건은 애초에 시작부터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을 너무 성급히 공제를 진행한데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즉 소리라는 것은 개인별로 다 다르게 느낄 수 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적 데이터 측정장비를 거친 실측데이터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피오당 운영진들은 다수가 동시에 큰 변화를 느낀것만으로 공제를 진행하였고 논란이 거듭될 수록 불리하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SATA케이블 교체로 인한 음질 비교 체험을 직접 해 볼 수 없는 다수의 게시판 이용자들은 드러나고 입증된 디지털의 이론을 믿는게 낫지 객관적으로 증명된 바 없는 소수의 체험기만으로는 신뢰를 할 수 없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오디오 커뮤니티의 큰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골든이어즈 커뮤니티도 실은 이런 전문적인 실측데이터를 포함한 제품리뷰가 가장 큰 신뢰의 원동력이며, 플레이웨어즈 역시 컴퓨터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비교적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치우치지 않은 객관성이 높은 퀄리티 있는 리뷰를 제공함으로서 거대 커뮤니티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피오당의 후루꾸님은 "SATA케이블을 바꿨는데 왜 음질이 좋아지는지는 개발자로 일하는 저로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라며 같은 엔지니어라고 할지라도 오디오에 대한 태도가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원문링크]

개인적으로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피오당을 이번 사건이 있기 전부터 눈팅으로나마 지켜보며 많은 도움을 얻고 있었기에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답을 모르겠습니다. 대다수는 사기라고 하고 피오당 회원뿐 아니라 곳곳에서 일단 들어보았다는 분들은 다 변화가 있다고 하고...이렇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엔지니어분들의 말투는 점점 과격해지면서 욕설이 난무하게 되고 입지가 좁아진 경험자들은 더이상 글을 올리거나 반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많은 피씨파이 유저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공유해주시던 피오당 운영진분들이 공제로 인해 이렇게 논란이 커질줄을 몰랐다가 사건이 너무나 크게 확산되기 시작하자 결국 피오당에서 물러나고 피오당은 폐쇄결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SATA케이블은 하나의 도구일 뿐인데 그 도구를 이용하는 모임을 폐쇄되게 하였으니 참 세상일이라는게 알다가도 모를일이 많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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