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반했어, OST는 대박이지만 시청률은 쪽박인 이유

<넌 내게 반했어>를 보면 왠지 일본의 하이틴 드라마류가 떠오른다. 수년간 케이블채널을 통해 방영된 일본드라마 중 비슷한 몇몇 드라마가 있었다. 그런데 일본드라마는 한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박작품도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다. 필자 역시 한때는 <노다메 칸타빌레>와 같은 대박흥행작을 본 기억이 있으나 그것은 한 때 뿐이었다.

<넌 내게 반했어>라는 드라마의 OST가 선주문만 5만장이라는 기사가 갑자기 어제 오늘 신문과 TV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인터넷 실시간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화제가 되었지만 오히려 내지 아니함만 못한 기사라 생각되는 것은 드라마 자체가 시청률이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이슈로 이름을 알려봐야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씨앤블루, 정용화라 해도 극본이 재미없다면?

 

이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의 첫번째 이유를 내용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일부 특별한 연기력을 가진 연기자는 부족한 대본을 넘어서 케릭터 자체로 몰입도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정용화나 박신혜는 그정도에 이르지 못함은 물론이고 극본자체가 케릭터를 잘 살려야만 연기가 따라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극본은 무척이나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판타지와 코믹, 조합의 중요성

간단히 생각해보자. 판타지적인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케릭터와 에피소드, 그리고 꽃미남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는 타겟층이 어떨까? 순정만화 같은 소재에 내용전개라면 다소 오글거리면서 보게 될 소지가 있더라도 차라리 시청연련대만이라도 사로 잡는 특화전략을 취했어야 했다.

비교상대를 두가지를 잡아보았다. 첫번째는 이번주 월요일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스파이 명월> 이고 두번째는 몇달전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림하이>다.

 

드림하이의 경우

필자는 드림하이 방영초기,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 수록 우려했던 부분은 나아지고 긍정적인 부분은 더 좋아지면서 시청율은 차츰 상승했고,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시청률과 화제를 몰고 다니다가 종용하게 되었다.

드림하이가 잘 살려낸 것은 "꿈"을 다룬 주제의 명확함이다. 이 드라마는 내용전개의 수준을 보면 딱 <나는 10대전용드라마야> 라고 써있는데 막상 20대도 보고 30대도 보고 심지어는 환갑이 이미 오래전에 넘으신 필자의 어머니마저도 재미있게 보셨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은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이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어디서 많이 본거 같고 오글거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사채업자가 기획사 사장이 되고 하는 과정이 조금은 미화된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균형이 적절히 잡히면서 굳이 따로 놓고 보면 지적할만한 부분도 전체적으로 어느정도 조합이 잘 이뤄지면서 드림하이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나아가 수지와 택연 등의 풋풋한 열정과 에너지가 잘 어우러지면서 가능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결국 괜찮은 시청율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스파이 명월

남자 한류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에 최근 대박을 친 <최고의 사랑>과 대비되어 보는 분들이 적잖다. 방영초기이기 때문에 감수해야할 부분이지만 드라마 자체가 재미가 있다면 얼마든지 '극뽁!'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 드라마가 갖는 정체성이다.

한국드라마의 최대 단점은 여러 타겟층을 두루 만족시키려면 넓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소재가 분명 끼워져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장르적 성격이 강한 드라마는 상당한 수준의 작품성이 있지 않는 한 높은 시청율을 얻기 어렵다. 작년 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제빵왕 김탁구>만 보아도 보편적인 주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스파이 명월은 남북분단의 현실과 한류바람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조합해 만든 드라마지만 이는 이런 설정은 그저 재미를 위한 도구라는 느낌이 강하다. 판타지적 스토리전개에 양념에 불과하다는 말인데 필자는 이왕 그럴거라면 이도저도 아닌것보다는 조금더 확실히 판타지적인 느낌을 풍기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단적으로 '명월' 역의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때와 다를바가 없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보다 주인공에 시선을 맞추고 케릭터의 재미를 찾아내야 한다. 지금까지 다른건 몰라도 케릭터 하나만큼은 한예슬과 에릭이 확실히 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는 이도저도 아닌 에메한 모습이다. 보다 분명한 드라마의 정체성과 케릭터 살리기를 기대해본다.

   

<넌 내게 반했어> 발기획이라 비판 받는 이유와 개선점

연출자가 무려 표민수다.(최근 직접 연출을 갑자기 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도 떴다) 그런데 과연 진짜 표민수일까? 라는 의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과연 정말일까 라는 생각만 머리속에 맴돌고 있다. 그리고 나름 다양한 연령대에 고른 사랑을 받고 있는 정용화지만 결국 부족한 기획과 극본 때문에라도 정용화 개인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쪽박드라마의 주인공이 안고가야할 숙명이겠고 이를 극복하려면 다음 작품에 대한 신중한 선택과 절치부심이 필요할 것이다.

5~6%의 시청률의 의미는 매우 심각하다. 우연히 보는 부류와 출연 스타들의 개인팬층 정도만이 보고 있다는 이야기와 다름 없다. 앞서 이야기한 두편의 드라마에서 보듯 다수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주제와 전개방식이던지 아니면 특정 타겟층이라도 확실히 잡는 방식으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앞으로 보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되려면 다소 분산된 주제를 모아가는 집중의 과정과 케릭터를 살리는 과정이 개선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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