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백동수, 살성의 억지 운명은 옥의티

SBS의 월화드라마 무사백동수가 1, 2회 방송을 탔다. 개인적으로 무협의 향기를 풍기는 작품을 선호하기에 더욱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름 흥미진진한 진행과 역량있는 신구 연기자들의 조합으로 만족스러운 드라마이고 개인적인 전망으로는 앞으로 상당한 시청률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요약해보자면 독창적이지 못하고 어디서 본 듯한 설정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감동적이기까지 했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출산을 미룬 동수어머니의 희생은 실상 어느정도 익숙한 설정이며, 살성의 운명 또한 식상한 면이 없지 않다.


 

옥의 티, 살성과 살부

살성이라 하면 무협소설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지만 역사소설에서도 종종 등장하고는 하는데, 이런 살성의 운명을 굳이 공중파TV를 통해 다루어져야 했을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운명을 극대화하기 위해 친부모와 아내를 살해하는 장면 때문이다.

나는 작가의 창의력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꼭 이런 방식을 통해서 살성의 운명을 만들고 보여주어야 했을까. 살수집단에 대한 묘사는 중국 뿐 아니라 일본의 역사작품 혹은 무협소설에서도 종종 볼 수 있으며 살수의 최종 자격시험으로 가장 아끼는 대상을 해하여야 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는 마치 소림사를 다룬 영화에서 거대한 화로를 양손으로 들어 올리는 관문처럼 익숙한 것이다. 그리고 비록 마지막 순간에 직접 찌르지는 않았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해하려는 장면이 연출된 것 자체를 납득 할 수 없다. 아니 그 이전에 살성의 운명이 보인다고 아이를 해치려는 아버지의 모습부터 전혀 와닿지 않았다.

만일 살성의 운명에 대해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게 하려면 과거 살성이 세상에 나타나 어떤 죄악을 저질렀는지 보여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여운의 어린시절과 살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는 주어야 겠고, 그러다 보니 무리한 설정이 뒤따를 수 밖에 없으며 친부살해라는 극단적 장면까지 연출된게 아닌가 싶다. 드라마 '내마음이 들리니'에서 장준하의 슬픈 운명이나 선덕여왕에서의 김남길 정도가 TV를 통해 볼 수 있는 마지노선일텐데, 시험을 통과 하기 위해 혈육을 해하는 것과 살성의 운명을 막는 답시고 자식을 해하려 했던 여운의 아버지를 보며 필자는 "해도 해도 너무한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소설속의 판타지라 할지라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데 방송에서 이러한 장면을 여과없이 그대로 노출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고,  결국 이러한 무리수는 공감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몰입을 방해 할 수도 없다.

필자가 1,2화에서 가장 몰입도가 좋았던 부분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백동수의 아역을 맡은 아역배우의 연기였다. 어린나이에도 폼잡지 않는 자연스런 연기가 돋보였다. 비틀어진 육체를 가진 아이의 슬픔이 그대로 잘 전해졌고, 자이언트의 아역을 맡았을 때 보았던 그 연기가 떠올라 미소짓게 하였다.  

 

지창욱과 유승호에 달렸다.

21세기 들어 한국의 대중문화에는 정통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판타지가 가미된 퓨전장르는 기존의 틀로는 제약 받아온 상상력을 풀어내었고, 작품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덜 답답하니 좋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까지 더해지니 모두가 윈윈하는 선택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판타지가 만능은 아니다. 얼마전 화제속에 종영한 '최고의 사랑'의 인공심장니 그 하나의 가상소재로 인해 다른 모든 사건들이 만들어지고 연결지어지는 것처럼 일부에 한해 적용되어야 좋다. 무사백동수는 전광렬과 최민수를 캐스팅했다는 점 부터가 신뢰를 안겨주고 있으며, '웃어라동해야'로 근래의 신인중에서는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지게 된 지창욱, 그리고 아직까지 10대이면서 데뷔12년차이고 또래중에선 비교할 대상조차 없는 인기를 구가하는 유승호, 이 뿐만 아니라 다수의 명품조연들이 출연해 열연을 하고 있는데, 이런점 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무사백동수에 기대해 볼만한 점은 탄탄한 조연들이 뒤를 넘치도록 받쳐주고 있으니 앞에서 활약해줄 지창욱과 유승호가 연기할 두 주인공 케릭터의 매력을 얼마나 잘 살려내는가이고 이부분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는 지금까지의 전개를 평가하지면 그간의 타 드라마에 비해 '무사백동수'는 상당한 수준의 퀄리티를 가졌지만 중간 중간 몰입이 끊긴것이 여러번 있었기에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며 개인적인 바램을 조금 덧붙이자면 주인공의 어린시절과 기본바탕이 되는 설정은 잘 살려내야만 케릭터 몰입의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이지 억지설정을 붙여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는 점 하나와 이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의 절반은 될 남자들의 무협적 지식을 간과하는 전개는 조심하길 바란다는 점이다. 판타지가 남발되다 보면 오히려 몰입력은 떨어지고 한국남성들의 상당수는 무협지를 보고 자라며 나아가 판타지나 만화적 전개는 눈에 익다 못해 아예 외우고 지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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