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 태연vs아이유 가상대결 승자는?

인터넷세상이라는게 참 재미있다. 아이돌의 팬이라면 한번쯤 상상은 해보았을 법한 '아이유와 태연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다면?'라는 상상을 담은 기사가 포탈사이트의 대표기사 중 하나로 실릴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또 그만큼 관심사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짜피 성인들의 문화에의 욕구는 사회생활이라는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적은 기회나마 최대한 살리기 위해 취향에 맞고 퀄리티가 받쳐주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지만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관심을 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10대와 20대 초반의 소비욕구는 어느나라 어느세대를 막론하고 가장 치열하고 적극적이라 할 수 있으니 근래 아무리 듣는 음악이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고는 해도 근 몇년간 꽃 피운 아이돌문화에 길들여진 젊은세대의 상상력이 아이돌의 '나가수'출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고 인터넷세상에서는 기사화되어 포탈에 실릴 수도 있는 문제인 것이다.

 

노래의 감성은 기술이 다가 아니다. 
최근 개인적 사정으로 하차한다는 소식이 들려온 백지영의 경우 목소리에 깃든 슬픈감성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녀의 노래를 듣가 보면 '처연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고 마는데, 치명적인 과거의 아픔속에서 담금질 된 그녀의 감성은 기술적으로 풀어낼 수 없는 마음의 힘이 묻어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숱한 역경을 겪으며 담금질 되야 한다는 스토리의 만화나 소설책속 이야기는 내용 자체는 허구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는 기술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은의 언젠가는>
이상은이 부른 '언젠가는'이라는 곡을 들어 보면 기술적으로 화려한 스킬로 도배한 곡이어서가 아니라 가사와 멜로디에 이상은의 감성어린 보컬이 어우러져 눈을 감고 헤드폰을 통해 듣고 있으면 심금을 진하게 울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좋지 못한 논란으로 인해 한달간 결방하다 다시 새출발 하는것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고 있지만, 몇까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예컨데 화려한 기술에 세월의 무게까지 더한 나가수의 현 출연자들은 가창력이라는 이름의 잣대로 평가받고 있는데 많은 인터넷댓글의 반응을 살펴보면 순위를 매기고 줄세우기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개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순위를 공개적인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밝히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타인이 공감해주길 바래서일 것이고, 대개 그렇게 순위를 말함에 있어 기준이 되는 것은 기술적 부분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가왕 조용필이 "프로가수는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라 대중에게 사랑 그리움 슬픔 같은 정서를 목소리를 통해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필자가 말한 우려와 동일한 맥락의 말이며 조용필님의 지적을 <나가수>제작진들은 가슴깊이 새기고 제작에 임하길 희망해 본다.

 

범용적이고 스킬이 있어야 한다?
우리 가요사에 참 많은 가수들이 있었지만 기술적인 가창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가수만 있던게 아니다. 그리고 여러장르의 곡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만 하는게 가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위대한 탄생>과 같은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조차도 여러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종종 체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조금은 편협한 시각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오류가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태연과 아이유가 <나가수>에 출연하는 상상대결을 먼저 생각해 볼게 아니라 이 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채워야할 조건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아야한다. 그로므로 승자는 없다.

아이유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자면 TV방송 중 메인시간대에 방영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음악전문심야방송이라던지 라디오에 출연해 부르는 것을 보면 좁은 영역밖에 소화할수 없을 것만 같은 그녀가 정말 다양한 장르를 무난히 소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거의 모든 장르를 그녀 특유의 목소리로 해석해 표현하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무난하다는 느낌이 더 강할 뿐 자기색깔대로 완전히 소화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장르에 두루 9점을 줄 수 있어도 어느 한장르라도 10점을 주기엔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나가수>에 출연 중인 김범수나 윤도현처럼 확실한 자기색대로 표현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아이유는 또래의 그 누구보다 가장 합격점에 가깝지만 아직은 조금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은 실제로 <나가수>에 출연했을 때 풋풋한 소녀가 기대이상의 노래로 여러 장르를 무난히 표현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갖게 하지만 결국은 한계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아이유가 슬픈 곡을 불렀을 때 백지영보다 더 서글프고 아름답게 표현해 낼 수 있을가를 생각해 보면 쉽다. 아예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스타일이 목소리에 온전히 담겨야 이유다.

간혹 이별에 관한 노래를 부르며 이별을 겪어본 적도 없는 어린 나이의 가수가 실제 가슴아픈 이별을 겪어본 이상의 감성을 담아 노래하는 경우가 있는데, 타고난 천재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이는 가수 뿐 아니라 예술적 표현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유가 '좋은날'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 후속곡으로 활동하게 된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에서 한껏 심각한 표정으로 감정을 집중해 노래를 부르지만 아직까지는 노래 가사나 멜로디의 슬픈감성이 그렇게 절절하게까지는 들리지 않는다.

 

 

 소녀시대와 태연
태연은 아이돌그룹에 속해 있으면서 노래로 승부하고자 하는 멤버의 대표격이라할 수 있는데 데뷔이후 그간의 행보를 보면 소녀시대로서 무대에 서고 예능에 출연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도 음악적 욕심을 내는 모습을 수년간 이어왔다. 태연이 많은 생방송 무대에서 부른 곡들은 아직도 많은 인터넷게시판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태연의 감수성이 물씬 담긴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누리꾼들 뿐 아니라 기성가수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태연은 희소성의 원칙에 수혜를 입고 있는 케이스다. 많은 아이돌 가수중에서 솔로곡을 발표할 수 있는 수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벌써 수차례 싱글곡을 발표했고 모두가 사랑받았다. 그런데 드라마속에서 들려 오는 태연의 목소리를 방송무대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소녀시대 및 태연의 팬들에게 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나아가 아이돌가수 전체로 보아도 솔로활동에 나설 만한 실력을 갖춘 경우는 드문 편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 될 수 밖에 없다.

 대개의 아이돌가수들은 음악활동을 수년간 하면서도 노래로서의 발전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노래에 집중하여 끊임없는 노력을 해도 단기간에 만들어지기 힘든 프로가수로서의 역량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상업적 성공만을 바라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살 만큼 거의 모든 아이돌 가수의 가창력은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발전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 할 수 있다.

나는 태연이 지금처럼 음악적 관심을 꾸준히 이어가다보면 보면 어느순간에는 <나가수>에 출연해도 무리가 없는 가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아직 태연이 출연은 아이유와 마찬가지로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팬들의 마음이야 자신이 좋아 하는 아이돌그룹의 한 멤버가 솔로로서도 성공을 거두고 인정을 받기를 희망하는 심리가 있겠지만 <나가수>는 컨셉자체가 전 연령층을 커버하지 않으면 시청률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직 태연의 출연은 무리가 따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굳이 아이돌이어서가 아니라 가수로서의 역량으로 보아 시기상조.
<나가수>의 첫PD인 김영희PD가 아이유 섭외를 추진할 의향이 있었다는 뉴스보도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는데 이는 <나가수>를 비롯한 <위대한탄생> 등이 대개 가수나 멘토의 역량, 그리고 노래 자체가 가진 아름다운 힘에 너무 기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시아준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로서는 갈길이 한참 남아 있다고 경우로 시기상조일 것이다.

현재 <나가수>에 출연해 호평받고 있는 박정현의 콘서트장에도 직접 가 관람 해 본 적이 있는 필자는 (당시 박정현이 25살일 때)의 박정현이 부르는 그 소름끼치는 노래실력에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타고난 재능을 젊은 나이에 온전히 꽃피운 그녀의 무대는 정말 아름다웠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때 이미 그녀의 노래는 대단했지만 세월이 지나 다시 <나가수>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의 박정현을 보는 느낌은 정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램을 전한다면 글의 중간에 적은 내용처럼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기본기를 넘어 온전히 자기스타일의 정점에 섰던 가수들이므로 기술적인 면모보다는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획을 이어나가갈 바란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숱하게 많은 멋진 가수들의 무대를 <나가수>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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