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의 표절논란 승소, 과연 떳떳하다 말할 수 있을까

밴드에 대한 추억
학창시절에 한창 내 워크맨 속에서 돌아가던 테이프 중 다수는 머라이어캐리와 건즈앤로지스의 음악이었다.
나중에는 래디오헤드의 음악에 파묻혀 지내기도 했다.

90년대는 한국대중음악의 부흥기였기도 했지만 해외음악의 비중은 여전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시절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를 보내며 밴드음악을 들어온 내게 타이틀곡을 외부작곡가로부터 받아 부르는 밴드는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밴드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굳이 들어보지 않아도 그저 단순히 즐기며 듣기만 했던 내 입장에서도 밴드의 자존심이 자신들이 만든 곡이라는 것 쯤은 아니까.

 

씨엔블루의 표절논란에 대해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표절시비가 일었던 시기에는 그저 그런 일이 있었는가 보다 했다. 아마 그때 당시 한번쯤 인터넷에 와이낫의 곡 '파랑새'와 비교한 영상을 스쳐가듯 본게 전부였다. 

씨앤블루가 최근에 발표해 음악프로 1위까지 거머쥔 '직감'이 표절논란에 휩싸이자 관심을 갖게 되어 들어 본 이후 생각난 것은 '왜 씨앤블루는 한번쯤은 그렇다 치지만 반복적으로 타이틀곡을 받아서 부르기만 할까?' 라는 의문이었고,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곡을 만드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올라 의아스러운 마음은 더해갔다. 게다가 조금 더 알아보니 자작곡도 꽤 앨범에 실렸다는데...

 

히트곡 제조기?
나는 히트곡 제조기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밴드 자우림은 일반 대중이 기억하는 히트곡 외에 7개의 앨범과 김윤아 솔로앨범 3장까지 더해 곡수가 굉장히 많은데 모두 그들이 만든 음악이다.

 히트곡 제조기라 불리우는 사람들은 곡을 주거나 의뢰 받은 가수들에게 맞춤형으로 노래를 만들어 주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음악의 정체성은 보이지 않고 맞추어 만들어 주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참 많은 표절시비가 일곤 한다.

대표적으로 소녀시대를 흥하게 한 'Gee'의 작곡가 집단 '이트라이브'의 곡만 보아도 잘 만들었다 싶은 곡이 몇곡 있어 히트를 치긴 하지만 이 후 많은 걸그룹이 들고 나온 '이트라이브표' 노래들을 보면 참 안되보이기까지할 정도로 질 낮은 곡이 많았다.

나는 씨앤블루가 진정으로 오랬동안 사랑받는 밴드가 되려면 당장 음악공부를 더해 자신들의 음악색깔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얻은 유명세 뿐만 아니라 많은 팬덤까지 보유하고 있고 잘생긴 외모에 예능감까지 선보인바 있으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음악적으로 성숙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히트작곡가와 헤어져야 한다.

 

'외톨이야' 소송낸 와이낫의 '파랑새'
이번 기회에 마음먹고 찾아 들어본 결과 비록 씨엔블루가 승소했다지만 뉴스기사처럼 과연 '떳떳해졌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파랑새라는 곡을 전곡으로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왜 표절시비가 일었는지 알것 같았다. 포인트는 반복되는 곡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이었고, 시작부터 끝까지 파랑새를 들으면 외톨이야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실상이 이러한데도 떳떳해졌다라는 표현이 과연 어울릴까? 와이낫과 씨엔블루를 모르는 그 누구에게 들려줘도 두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게 된다면 흡사하다라는 말이 나올 것이 자명할 것이고, 그것은 씨앤블루가 얻고 있는 인기에 비례해 보다 엄격히 판단해 보아야할 문제이며 과연 떴떳해졌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연예인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워낙 편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어서 시기어린 마음으로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들을 질시 하는 부류도 있지만 필자는 정당한 댓가라고 판단 될 시에는 많은 부가 연예인들에게 가는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편법이 편법을 부르는 게 눈에 보인다면 시기와 질시는 이상할게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여 진다.

엠씨몽이 임플란트에 대한 공포심을 이기지 못했고, 당시 한창 뜨던 시기라 쉽게 군에 갈 결심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던 부분에서 대중들이 분노한 것은 주어진 기회라는 측면에서 만큼은 불공평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세상 사람들의 최소한의 바램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가수가 좋은 노래로 대중들을 감탄하게 하고 감동을 주는 능력을 타고났다면 그 내면에 어떤 고뇌가 숨겨져 있던 대외적으로는 많은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내면적 고독과 심리적 압박 등은 스스로 감당해야할 문제지만 부와 명예가 꼭 행복으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는 대표적 부류가 바로 연예인들이 아닐까?

 

반복되는 표절논란, 떳떳하다 말 할 수 없다.
씨엔블루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유사한지 아닌지...
결국 씨엔블루가 컴백 타이틀곡을 다시 김도훈의 곡을 선택해 돌아왔다는 것은 김도훈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스로도 표절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상식적으로 그렇게 믿어야만 나올 수 있는 행동일 것이고...

한국의 씨엔블루가 세계적인 밴드가 된다고 상상해보자. 과연 자랑스러울까? 자신들이 만든 타이틀곡으로 성공해본적도 없는 밴드를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씨엔블루가 쉽고 편한 길에 몰두하다가는 그 생명력이 결코 길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에 미쳐 음악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여라
유명해지고 돈을 벌고 하는게 좋다면 그냥 이대로도 충분할 것이고, 한때 흥해서 많은 돈을 거뭐지면 흥청망청 쓰지 않는 이상 세상사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

씨엔블루의 밴드의 성격이 자신들의 곡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밴드를 유지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고, 차라리 정용화가 솔로로 나서는게 더 나은 선택이지 싶다. 정용화의 예능감이나 음악적 표현력 등을 감안할 때 그는 충분히 매력적인 음색과 가창력을 지닌 솔로가수로 성공 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스타이고 싶다면 솔로는 괜찮은 선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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