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데이비드오는 왜 주눅 들었을까?

MBC가 '위대한 탄생'을 시작할 때 선정한 5인의 멘토는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근래 많은 커뮤니티 에서는 "아이돌은 쓰레기야. 감동이 있어야 음악이지" 라는 글이 올라오면 "즐기는 노래와 감동을 주는 노래를 구분할 줄 도 모르냐'며 반박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위대한 탄생'을 비롯해 '나는 가수다' 라는 일밤의 신생프로그램이 음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데 비교적 성공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근래 '위탄' 5인의 멘토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김태원일 테지만, 그 반대편에는 김윤아가 자리 잡고 있다. "왜 김윤아가 멘토가 되었지?" "자격이나 있는거야" 라며 반문하는 게시글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5인의 멘토 중 김윤아의 자리는 정확히 있어야할 자리에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윤아는 자우림이라는 밴드의 보컬을 맡으며 자우림 특유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7개의 앨범을 통해 선보였으며 발랄하거나 혹은 몽환적인 사운드와 의미 깊은 노랫말을 자유로운 감성으로 소화해낸 실력있는 싱어송라이터라 할 수 있다. 근래 '나는 가수다'에서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선보인 이소라나 기교와 표현력 모두에서 빅스킬을 선보인 박정현 정엽과 같은 스타일은 모두 신승훈이라는 대표가수와 중복이 되지만 김윤아의 색깔은 정확히 그 위치에서 다른 이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윤아는 멘토링을 하게 될 멘티를 선택하는 자리에서 잘 손을 들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는 주류음악에서는 수없이 많은 실력파 가수들이 있지만 밴드음악을 하고 그 중에서도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자우림과 같은 주류와 비주류를 오가는 위치에 있던 그녀에게 만큼은 어짜피 선택하게 될 멘티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난주 여러 멘토가 멘티들을 차례로 선택하고 선택받는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 데이비드오가 등장하자 여러 멘토가 손을 들었고 손을 잘 들지 않던 김윤아도 손을 들었다. 자신과 맞는 멘티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결국 데이비드오는 방시혁을 선택하고 말았다. 필자는 이부분에서부터 무언가 어긋난 것을 느꼈는데, 미국오디션에 당시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던 데이비드오를 보며 자유로은 감성을 무대위에서 한껏 표현해내던 김윤아의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방시혁이 선택하거나 선택받은 데이비드오, 김정인, 이미소, 노지훈이 모두 각각 다른 스타일이라는 점은 위탄을 재미있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인데 특히 데이비드오나 김정인양은 다른 멘토가 뽑은 멘티들이 각각의영역에 맞는 스타일을 선택한 것과 차별화 된다. 방시혁은 재능만 있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자유자재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스타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나아가 맞춤옷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자라 할 수 있지만 어떤 노래를 불러도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데이비드오에게는 그 보편적 스타일에 자신이 맞춰나가야 된다는 부담감을 안고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은미가 1급수로 부르며 극찬하였다가 점점 실망하게 된 김혜리는 정말 좋은 악기를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고백하기를 남들보다 음과 가사를 늦게 익히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렇게 가진것이 있고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 어떤이는 남들보다 먼저 일찍 개화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늦지만 더욱 크게 성장하는 이도 있다. 각각의 개성은 이렇게 다르게 성장하고 표현되는 것이다.

데이비드오는 마치 김윤아가 그랬듯이 흔하지 않은 스타일이면서도 스타성을 겸비한 특별한 재능을 지녔는데, 이를 가장 잘 이끌어 내는데는 멘토 김윤아가 가장 적합하지 않겠는가라고 필자는 생각했고, 그가 방시혁을 선택한 순간 무언가 아쉬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방시혁은 데이비드오를 멘토링하면서 미국오디션에서의 그 모습을 되찾기를 되풀이해서 주문하였지만 그것은 인위적으로 되기 어려운 것으로 한달이라는 트레이닝 기간동안 발성과 음정이 모두 발전하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가장 큰 매력만큼은 오히려 후퇴하는 결과를 내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그간 김태원, 김윤아, 노지훈, 백청강에 대해서만 리뷰를 적은 바 있는데, 조금 낯간지런 이야기이긴 하지만 백청강에 대한 느낌, 노지훈에 대한 리뷰내용은 적중한 바 있다. 음악 전문가들인 멘토들보다 필자가 나은 점은 거의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음악을 느낌으로 듣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데이비드오보다는 김정인양이 붙었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스타성이니 음악적 발전의 여지 혹은 그간 위탄을 시청하면서 생긴 선입견등의 외부적 요인을 떠나 노래자체에 집중시키는 힘이 김정인양의 무대가 더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머리속으로 이해하려거나 할 필요는 없다. 그저 김정인양의 노래를 보고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고 심금에 전해저 오는 느낌이 있다. 방시혁에게 간 데이비드오의 이번 무대에서는 그것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건 김정인양의 그 나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필은 수년후에는 다른 느낌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데이비드오가 처음 미국오디션을 볼 때 필자는 그만의 특유의 느낌이 얼만큼 매력적이었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많은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노지훈처럼 멋진 외모와 재능에 노력까지 겸비하여 점차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스타일이 있는 반면 데이비드오처럼 자신의 색깔에 자유로움을 담아 그만의 노래를 만들어 내는 스타일도 있는 것이다. 이런 데이비드오에게 말로만 그 느낌을 되살려 내라고 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은미가 자신만의 비법을 알려준다며 시범을 보인 것처럼 그런 트레이닝 환경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방시혁에게 간 데이비드오는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되찾고 나아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주 김태원이 이태권과 백청강을 선택하였듯이 이번주에는 방시혁이 결국 노지훈과 데이비드오를 선택하였다. 이렇게 대상이 교육대상이 2명으로 압축된 상황이라면 방시혁은 그간 데이비드오가 보편적 트레이닝을 받았던 것과 다른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연습환경도 다음주 김윤아 예고편과 같은 그런 자유롭게 기타를 들고 노래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면 좋을 것이다

파이널에서 화장을 하고 보다 멋있어진 데이비드오의 무대는 그 보다 더 멋진 노지훈에 가려져 버렸다. 그런 선택은 데이비드오를 그냥 그런 스타일 중 한명으로 만들어 버린다. 데이비드오만의 스타일을 키우고 발전 시키려면 그의 멘토가 그에게 적합한 맞춤형 외부 보컬 트레이너를 영입해 가르치는 것도 좋은 선택중에 하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예컨데 근래 오랜만에 방송에 종종 얼굴을 비추고 있는 윤상을 찾아가 함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주를 해본다던가, 신해철 (밴드 NEXT의 보컬로서의 그) 혹은 이적 등도 좋아 보인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른 선배가수들을 언급해 보았지만 예를 든 것 뿐이고,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데이비드오에게 필요한 것은 그가 해왔던 음악의 길을 먼저 걸었던 이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필자의 주장과 다른 방식을 방시혁이 선택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데이비드오만의 매력을 살려내는 것은 기존에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으로는 어렵지 않느냐 하는 것이고, 설혹 된다 하더라도 너무 늦거나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 할 수 도 있다는 주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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