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2011년 2월 7일, MBC 오늘을 즐겨라

유현상, 인순이, 김종서, 윤도현이 심사위원으로 하는 '록을 즐겨라'편에 특별게스트로 출연한 루나의 눈물이 화제다. 걸그룹 에프엑스(f(x))의 멤버 루나는 그간 케이블방송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몇차례 록음악을 선보인바 있는데 걸그룹 보컬 중에서는 나름 호평을 받아 온 바 그녀가 '록을 즐겨라'편에 섭외가 된 것은 제작진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루나의 가창력 발전하고 있을까?

수년전 스타킹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세계적 스타가 된 '패리스 펨핀코'와 작년 가창력 대결을 하다 상대적으로 밀리는게 보이게 되면서 루나는 폭풍눈물을 흘린 바 있다. 이일은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았지만 결국 늘 환하게 웃고 있는듯 보였던 그녀가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면서 오히려 인지도 상승및 인기를 끌어 올리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직 10대인 루나는 매우 훌륭한 잠재력이 있는 보컬이다. 하지만 부족한 무언가가 항상 느껴지고는 했다. 조금은 덜 정제된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그것을 크게 지적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고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때로 자신의 목소리와 맞는 곡을 간혹 부를 기회가 있을 때면 정말 훌륭히 소화하기도 하는데 몇일전 방송에서 '알렉스'와 함께 이문세의 곡 '이별이야기'를 부르는 모습은 사랑스럽기 까지 하였다. 특히 과거 이문세의 곡을 들으며 자란 세대인 지금의 40대 전후의 세대에게는 매우 반가운 선곡이기도 했고...


유현상, 겉멋든 독설인 이유

개인적으로 유현상을 록의 전설이라 부르는게 그리 탐탁치는 않은게 그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도 그리 와닿는 가수는 아니었고, 전설이라 할만큼의 인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유달리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로는 기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떠나서 유현상의 심사평이 겉멋든 독설이라 생각하는 몇가지 이유를 나열해 보겠다.

윤도현이 '가볍고 경쾌한 곡을 발라드를 부르듯 심각하게 불렀다'며 지적한 이후 '지금 그렇게 해가지고 락을 했다고 지금 여기 나와 있어요? 그냥 제 생각인데 만약에 내가 그렇게 했다면 나 안나왔을 거에요." 라며 혹독한 독설을 한 유현상은 '어 다르고 아 다른' 조언의 의미를 아는지 의문이다. 어떤 한 분야에서 누군가가 앞서 길을 걷던 사람이 뒤에서 길을 걷고 있는 이에게 해주게되는 조언은 결코 쉽지 않은 일로, 상대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배려하고 이야기 해야 도움이 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 18세에 불과한 루나에게 자신의 기준만으로 혹평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배려심 없는 겉멋든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최근 위대한 탄생에서 김태원의 심사평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를 필자는 짧게 함축된 몇마디 말에 자신의 음악적 철학을 담아 상대가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비슷한 예로 최근 필명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원장'이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해결법으로 제시한 짧은 말을 소개해 보면...

MBC스페셜 '안철수와 박경철' 편에서 마지막에 박경철원장이 한말이다.

"모든잘못은 그 어떤분야의 지도자든 리더쉽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영광은 아래로 모든 잘못은 위로. 그런데 우리는 모든 영광은 위로, 모든 잘못은 아래로 갑니다. 요것만 뒤집으면 우리가 고민하는 정의문제, 공정문제, 대립과 분열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고방식인데, 그럼 쉽잖아요" 

박원장은 짧은 위의 몇마디로 그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에게 이렇게 생각할 화두를 던저주고 있다.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무릇 선배가 되어 조언을 하려면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게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담긴 말을 건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릇 선배와 후배사이는 과거의 방식처럼 내게 맞는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그 기준에 맞출 것을 요구하는 독설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경험이 함축적으로 녹아 있는 배려있는 조언이 필요한 시대이다.

 필자는 예능 프로를 보며 출연자가 갑자기 우는 모습이 연출된게 심히 불편한 것이 자연스럽게 감동을 선사해 주는 어떤 분위기나 과정이 있던 것도 아니고 뜬금 없이 편하게 웃으려고 본 프로에서 과한 겉멋든 독설을 보고,  그러한 상황이 연출되게 된 것을 이제 18세의 게스트가 예기치 않게 과한 반응으로 눈물을 흘린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루나가 에프엑스의 인기를 바탕으로 록계의 선배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프로에 너무 안이하게 준비한 채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보고 듣기 불편한 독설을 함부로 이야기 하는 유현상이 더 문제라고 생각된다.

 '다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라는 조언은 과거로부터 이어온 방식이다. 지금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잘한 부분에 대해 칭찬을 해주며 정진하게 해야 하는 시대이다.


 또다른 심사위원인 김종서는 "몸에 힘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고음에서도 많이 떨렸고,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못 보여준듯 하여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더라도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아직 그리고 10대잖아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촉망되는 가수니까" 라며 지적하였는데, 이 부분이 보다 정확한 지적이지 싶다. 선배들 앞에서 긴장한 탓에 몸에 힘이 들어가고 본래 자신이 가진 기량 마저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그 아쉬움으로 스스로도 안타까워하고 있을 루나에게 가장 적절한 조언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10대에 인순이 가 말한 자유로운 영혼을 노래에 담아 역동적인 모션을 취해가며 불렀어야 했다는 하는 지적은 그냥 일반적인 생각일 뿐이다. 어린 루나에게 록의 정신?을 이해하고 온몸으로 표현하길 바라고 그게 안됬다고 겉멋든 혹평이나 하고 있는 현실적이지 못한 조언을 하는 선배라니...난 오히려 그들이 안타깝다.

 오디션 심사위원의 쓴소리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적이어야 한다. 모호하게 '나같은면 안나왔다'라는 독설보다는 김태원처럼 '집에서 반주 없이 노래하조. 반주가 있어야 합니다'라며 해줄말은 해주면서 상처입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리고 방송에 심사평을 하러 나오려면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린 자식에게 단순히 '잘못했지' 라며 회초리를 드는것보다, 어떤 잘못이었는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해줄수 있어야 진정한 회초리가 될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덧1) 백두산에 대한 평가는 들은 이야기가 아닌 필자가 어린시절이지만 분명히 겪고 기억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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