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달샤벳은 그룹의 이름 자체가 독특해서 아마도 조금만 활동을 더 이어간다면 많은 가요팬들에게 각인되기 좋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걸그룹의 그룹명이 작가 백희나씨의 '달샤베트'라는 그림책의 제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즐기는 문화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없다는게 가슴 아픕니다. 유명세로는 걸그룹을 이길 수 없겠지만, 동화책을 사는 사람들은 '달샤베트'를 아껴줄 거라 생각합니다.


백희나씨의 처녀작 '구름빵'은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원고료만 받고 지적재산권을 모두 출판사에 넘겨 이후 진행된 모든 권한을 잃어 버린 아픈 사연이 있더군요. 복잡하게 볼 것도 없이 그저 신인작가의 작품을 홀라당 집어 삼킨 악독한 출판사의 만행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달샤베트'라는 상표를 출원하여 1년여만에 등록이 되고 이제야 사용중지 요청을 했다고 하는 '달샤베트'와 걸그룹 '달샤벳'이랑 구분지어 볼 수 있는 것일까요?


달 샤베트란 어떤 작품일까?

책소개를 잠시 인용해 보자면, "이책은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날 밤 녹아내린 달을 샤베트로 만든 반장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기를 너무 많이 써서 정전된 아파트에 '달 샤베트'로 더위를 잊고 만들고, 달이 사라져 버려서 살 곳이 없어진 옥토끼에게 달맞이 꽃으로 달을 만들어준 반장할머니의 재미있는 생각들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이 책의 그림들은 인물 등을 직접 만들어 배경이 있는 세트에 놓고 사진으로 찍어냄으로써 그림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합니다. 대강 분위기가 느껴지조. 동화책 다운 상상력이 이 몇마디 책소개에서 느껴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완성시키고 나면 산고의 아픔을 겪은 것처럼 아프고 그만큼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자식과도 같은 작품의 이름을 걸그룹 기획사가 쓰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고 하여 쉽게 허락해 줄리도 없지만 이미자가 맞지 않는 경우는 단호히 거절할 명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획사가 한글자만 살짝 바꾸어 걸그룹 이름으로 사용해 버리고, 이어 사용중지 요청이 오자 2집때부터는 '더'를 앞에 붙이고 매달 백만원을 주겠다고 협의해 왔다고 하는데 이부분에서 그 철면피적인 사고방식에 치가 떨리더군요.

아이들 보는 아름다운 동화의 작품명을 걸그룹의 그룹명으로 마음대로 써놓고 합의해 달라는 식인 것이조. 이무슨 얼토당토 않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달샤베트 이야기

몹시도 더웠던 어느 여름 밤, 자꾸만 데워져 가는 지구를 걱정하다가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더운데 아파트의 창문들, 자동차의 창문들이 꼭꼭 닫혀있다는 것은 그 안에 수 많은 에어컨들이 쌩쌩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그러면 창밖의 온도는 더 올라가고요. 하늘에 매달려있는 달이 굉장히 더워보였습니다. 이러다 달도 녹아버리겠네..하는 생각 끝에 정말 달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상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달샤베트 그림책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들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똑똑똑...이게 무슨 소리지요? 창밖의 달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뛰쳐나가 녹아내린 달물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그 달물을 샤베트틀에 담고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앗! 과열된 전기가 정전되고, 온세상이 캄캄해집니다. 아파트 이웃들은 반장할머니 집에서 새어나오는 달빛을 따라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할머니는 달 샤베트를 나누어주고 달 샤베트를 먹은 이들은 더위를 전혀 느끼지 않게 되지요. 더이상 선풍기와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창문을 활짝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잠을 자게됩니다.

똑똑똑...이번엔 또 무슨 소리지요?
문 밖에 달이 사라져버려서 곤란한 누군가가 와있군요.
사라진 달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반장할머니는 고민에 빠집니다.

달 샤베트는 2004년에 출간된 구름빵'이후 작가의 두번째 창작책입니다.

세상 일이 자꾸만 복잡해져서, 더이상 책을 만들 자신도, 용기도 없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이 너무좋고 작업을 하지않으면 돌아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잘하던 못하던 계속 하고싶다.라는 마음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훌륭한 일류 요리사의 요리가 아니더라도, 맛있고 몸에 좋은 요리를 내 아이들에게 먹여주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밥을 짓는다. 랄까요? 달 샤베트를 읽고나서 기분이 즐거워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조금 더 건강해진다면 좋겠습니다. 미미한 노력일지라도, 환경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표지코팅은 하지않았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책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 서평 中

걸그룹 달샤벳, 데뷔부터 구설수

이름이 좋다하여 이미지에도 맞지 않는 달샤벳이라는 이름을 차용한 걸그룹 기획사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전에 철저한 반성과 더불어 그룹명을 다시 지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룹에 속해 있는 멤버들은 가수로의 꿈을 이루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였을 것인데 이런 구설수로 인해 꿈이 좌절되지 않을런지도 걱정입니다. 그러나 쉬이 넘어갈 수 없는 저작권의 문제는 이 모든 것을 감안해도 대충 합의하고 끝날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구름빵'이 뮤지컬, 애니메이션, 인형, 빵 등등 2차 상품으로 가공되어 팔릴 때마다 자식과도 같은 작품이 변형 가공되어 가는 것을 지켜만 보아야 했던 작가의 가슴이 얼마나 깊이 멍들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이번 '달샤벳 걸그룹 그룹명 도용사건'은 정말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 셈입니다. 백희나 작가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힘드시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작품을 부탁드립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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