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로 돌아온 동방신기의 무대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동방신기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동방신기다운 독보적인 무대였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비주얼과 실력을 두루 갖춘 그들이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무대를 온통 지배하고 있었으니 오랬만에 돌아온 그들의 존재감은 다른 아이돌을 완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조.

 

미리 선공개된 '왜'를 반복해 들어본 필자는 동방신기 스타일의 곡을 다시 들을 수 있었다는것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3인조와 2인조로 멤버가 갈라지는 아픔속에서도 그들만의 색깔을 지킬 수 있었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막상 KBS생방송 뮤직뱅크를 통해 본 두 남자의 카리스마는 이런 걱정을 일시에 날려 버렸습니다. 새앨범을 들고 나오거나 두가지 색깔을 함께 선보이려하거나 할 때 비중있는 가수들이 대개 그렇듯이 동방신기 역시 두곡을 불렀는데요. 먼저 부른 <믿기 싫은 이야기>는 애잔한 분위기의 발라드로 떠나간 여인에 대한 아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도 아프기만 한 얘기. 그만하자는 얘기" 라는 이곡의 후렴구는 마치 동방신기 그들의 이야기 같이 들리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굳이 그렇게 억지로 해석하지 않아도 노래 자체가 주는 감흥이 남다른 괜찮은 곡이면서 그들이 왜 인정 받는 가수인지를 잘 알려주는 곡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방신기의 존재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들 이전에 HOT가 갖고 있던 모든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다가 비주얼과 실력을 두루 갖춘 완성형 그룹이라 여겨왔지만 대개 불미스러운일에 휘말린 연예인들이 그렇듯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JYJ의 멤버 박유천이 드라마에서도 인기를 끄는 등 나름대로 자기들 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을 보고, 필자가 생각한 이상으로 동방신기는 무게가 남다른 그룹이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는데 이번엔 두명이 멤버로 돌아 오는 동방신기의 컴백무대를 보곤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타이틀 <왜>, 무대에서 더 강한 모습

작년 <허리케인 비너스>로 돌아온 보아의 컴백무대가 문득 생각납니다. 이곡 역시 선공개로 미리 접해보았을 때 그 강렬함에 놀랐지만 그럼에도 보아의 목소리를 죽이는 기계음이 문제가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무대에 오른 보아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더불어 녹음된 곡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었으니 필자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동방신기의 곡 <왜>도 마찬가지로 음원에서는 동방신기의 색깔만을 느낄 수 있었다면 무대 위에서의 그들은 미친비주얼과 퍼포먼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가창력으로 다섯사람 혹은 다른 아이돌 그룹 열명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단 두사람이 해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습니다.특히 유노윤호는 최근 감기몸살에 걸렸다고 하고, 최강창민 역시 강렬한 안무로 인이어가 빠진 상태였음에도 라이브를 훌륭하게 소화하여 더욱 그들의 데뷔곡 <허그>를 능가하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다섯사람 몫을 두사람이 해내다.

사실 필자는 그룹의 형태로 가수 활동을 하려면 멤버들간의 조합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동방신기의 경우에는 전원이 가창력이 좋고, 각각 맞은 비주얼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지만 재중이나 유천이 맞은 비주얼 부분은 남은 두사람이 메꾸기 힘들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노래파트 또한 마찬가지로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 때문에 멤버 보강을 더 해서 보다 그룹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동방신기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큰 일날 소리겠지만 필자는 팬덤에 속한 사람은 아니라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인데, 이런 생각은 두 사람이 다섯사람일 때와 다를 바 없는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쓸데 없는 생각이 되어 버렸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팀으로 나눠진 그들의 문제는 이미 넘어야 하지 말아야할 강을 건넜기 때문에 쉽사리 화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뭉칠 날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필자의 이웃블로거분이 지나친 팬덤으로 멤버별로 갈라진 팬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자중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글을 쓴 것을 보았는데, 필자 역시 마찬가지 의견입니다. 화려한 연예계의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인기그룹임을 떠나 한 개인으로만 보아도 어긋난 관계을 되돌리는 데는 세월이 필요합니다. 그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줄 팬이 있다면 다시 뭉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정상 탈환 예감

제 느낌은 음악차트 1위는 충분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근래 수년간 동방신기 외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한 무대는 정체되어 있는 팬층도 늘어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게 조금은 미묘한 문제인게 과거 <허그>도 그랬지만 이번 <왜>도 현재 아이돌이 추구하는 후크송들 처럼 대중적인 면에서는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면을 극복하려면 독자적인 스타일이 꽤나 완성도가 높아야 하고 팬층은 확실히 사로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왜>는 동방신기 팬층 뿐 아니라 10대와 20대에게는 아주 강하게 어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 정상탈환 예감이 그리 틀릴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쪼록 개성강한 동방신기의 느낌을 잘 살려 돌아온 두 멤버가 한국의 세계화된 아이돌 열풍에 선봉장이 되어주길 희망하며 글 마칩니다.

이글이 마음에 드시면 추천해주세요!!!( 아래 Viewon 손가락버튼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