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드림하이'에 대해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는 내용의 포스트를 쓴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요란하게 시작한 드라미 일수록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빈 깡통 소리만 요라한 경우가 거의 대다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첫방을 시청한 소감은 '굿' 이었다. 자 그럼 왜 이런 좋은 평가를 내리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실종된 하이틴 드라마, 아이돌 드라마로 부활하다.

 고혜미가 조수미와 함께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이어 무대를 마치고 나오는 고혜미가 떨어뜨린 지갑을 주운 택연의 모습 등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하이틴드라마의 전형적인 성격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드라마상에서 아직 어린 역의 택연이 보여주는 조금은 판타지적인 몸놀림과 '쩐' 장사를 하는 건달들과의 격투씬, 마치 만화속에서나 나올 듯한 조금은 과장된 세침떼기 고혜미 등 여러 면에서 날카롭게 지적하고 들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왠지 거북한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이유는 바로 주연인 수지와 택연 때문이다.

 이런 필자의 호평의 전제를 말하자면 드라마 '드림하이'는 타겟층이 명확한 '하이틴드라마'라는 것이고, 그 하이틴드라마의 생명은 하이틴스러움에 있다. 주연인 수지와 택연의 연기를 두고 기성연기자들에 비해 뛰어나다 할 수는 없겠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를 만든다' 라는 느낌은 확실히 주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즉, 주연인 수지가 바로 '드림하이'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 이 드라마는 괜찮은 느낌을 주고 있다.

절제는 어렵다. 그런데 드림하이는 적절한 과장과 절제를 갖추었다.

하이틴드라마에서 오버스러움을 갖추지 말라고 한다면 그게 오히려 억지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오버스러움을 다스리지 못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면 많은 시청자층의 이탈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사실 제목에 대박이 보인다라고 표현한 것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드림하이'는 청소년을 꿈을 주제로 하고 있고 타겟층도 아이돌팬층이기 때문에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 한바 처럼 최소한 청소년층과 20대까지는 확실히 잡아야 한다. 달리 말하면 적절한 오버의 수위조절에 실패하면 20대는 한두번 시청하다 결국 민망함 때문에라도 이탈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이야기인데, '드림하이'는 첫방에서 부터 벌써 딱히 지적할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절제있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조금의 차이가 꽤 큰 결과로 이어진다 볼 수 있는것이 성인이 되어 여러 문화를 접하며 눈높이를 높여가는 시기에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굳이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잡히게 되는데, 이 때 제작진이 해야할 첫번째 과제가 바로 '드라마의 성격'을 확실히 초반부터 드러내고 그 성격을 대변하는 케릭터를 만들어 내며, 적절한 수위조절로 과장된 만화적 재미와 절제를 동시에 보여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하이틴드라마에서 용인될 수 있는 과장의 수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하이틴드라마가 하이틴스럽게 재미를 뽑아 낼 수 있다면 타겟층이 되는 팬들의 집결은 저절로 따라 올 것이고 절제가 가미된 연출은 아이돌문화에 관심이 있는 2~30대까지도 충분히 끌어 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제빵왕 김탁구'와 같은 국민드라마는 될 수 없어도 '타겟층'만큼은 확실히 만족시키고 '괜찮은 시청률이 나오는 드라마'까지는 충분하지 싶은 것이다.

덧) 자고 일어나 보니 수지의 발연기 논란이 있는데, 필자는 조금더 지켜보자는 생각이다. 과거 '궁'에서 윤은혜의 모습이 떠오르는 수지는 드라마의 원톱 주인공이기는 해도 그 무게와 비중을 김수현과 택연 은정과 나누어 가짐으로 일반적인 원톱에 비해 한결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스토리의 완성도를 조금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아이돌, 볼거리는 많지만...

택연과 그 일당(?)은 춤꾼으로 나오는 듯 한데, 택연의 연기가 생각이상으로 괜찮아 보기 편했다. 보기 편하다는 이 자그마한 차이가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아이돌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부류의 이탈을 방지해준다. 게다가 수지를 따라 다니는 윤백희 역의 은정 또한 하이틴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은 연기를 잘 소화해 내었다.

'드림하이'의 첫방 줄거리를 잠시 소개하자면...
출중한 성악실력을 갖춘 고혜미는 부잣집 딸내미지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곧 길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빚쟁이인 마두식은 '빚을 갚기 위해서'라며 고혜미에게 스타가 되어 돈을 갚을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배용준은 3년만에 외국에서 돌아온 기린예고의 이사장으로 신입생을 뽑는 '공개오디션'에 심사위원장으로 나오고 오디션에 나타난 고혜미와 윤백히는 합께 '거위의 꿈'을 열창하지만 배용준은 고혜미를 탈락시키며 그 이유에 대해 '음악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돌아서는 듯 했던 고혜미는 배용준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살려주세요'를 외친다.

 

하이틴드라마를 보면서 눈높이를 맞추어 보지 않고, 이것저것 필요이상으로 따지면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다. 예컨데 입학시험격인 오디션에서 다양한 장기를 가진 아이들이 춤과 노래를 하며 드라마안에서 '오디션'을 구경 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지만 이 부분이 오히려 이 드라마의 시청률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고, 오히려 아이돌 자체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층에게는 아이돌이 춤추는 장면을 접하면 재고의 여지 없이 채널을 틀어 버릴 이유가 되어 되어 버린다. 즉,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는 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붙잡을 수 있어야 하며 이점이 바로 '드림하이'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흥행 할 수 있을까?

필자가 말하는 대박은 타겟층의 집결이라고 앞서 이야기 했는데, 타겟층이 비슷한 성격의 드라마 중에서는 최고의 성적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필자는 첫방을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부류 중 한명이어서 무언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이 구조적인 문제여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일찌감치 지속적인 시청은 과감히 포기해 버리는 스타일이지만 첫방을 본 '드림하이'는 빈깡통이 아닌 내실있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첫 눈도장을 잘 찍게 되면 좋은 점은 이후 갈등의 심화과정에서 조금 모자란 연기력이 드러 날 때가 설혹 올지라도 채널을 돌리는 확율을 대폭 줄여 주며 케릭터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는 '수지'와 '택연' '은정' 외에 김수현이 가세한다면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분명히 드러낸 하이틴드라마의 성격상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는 층과 그렇지 않은 과 뚜렷히 구분되므로 모든 연령대에 두루 사랑받기는 어렵다는 점인데, 어쩌겠는가 태생이 그러한것을. 하지만 선호하는 층에서는 본방사수를 위해 부모님과 리모콘 쟁탈전에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임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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