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 해동안 MBC가 드라마왕국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수렁에 빠져 있는 동안 KBS와 SBS의 눈부신 약진이 돋보였고, 그러한 가운데 SBS에서는 '대물'의 여자대통령을 맡은 고현정씨가 다시금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KBS에서는 '추노'의 장혁이 대상을 차지 했습니다. 연예대상에서는 이경규-강호동-김병만의 수상소감이 화제가 되었듯이 연기대상에서 문근영-고현정의 엇비슷한 내용이지만 약간은 상반된 톤의 수상소감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문근영의 진심을 담은 수상소감

문근영은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참 열과 성의를 다하는 배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라 아역시절부터 계속되어 온 일이기 때문에 많은 연기자 선후배들 뿐만 아니라 스텝들에게도 폭 넓게 인정받고 있는 아주 드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근영양이 "상을 받게되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라며 입을 열었을 때 참 조심스럽지만 무언가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항상 어떤 현장에서든 많은 스텝분들과 배우분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시는데, 그 고생이 조금 더 보람찬 고생이 되기 위해서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상황이나 제작시스템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시청율로 평가받고 만족해야 되는 현장이 아니라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과정속에서 맡은바 임무를 통해서 마음껏 할 수 있고 그걸 통해서 만족하고 평가 받을 수 있는 드라마 현장이 될 수 있도록 방송국과 제작사 측에서 많은 노력과 개선을 부탁드리고요.저 또한 맡은바 임무인 연기를 마음껏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문근영이 말하는 제작시스템 개선의 의미를 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것을 꼬집어 말하는지 모릅니다. 얼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쪽대본이나 스텝들의 열악한 처우 등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뒤이어 시청률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고 시청률 때문에 촬영현장이 영향을 받고 사기가 좌우되는 일이 안타깝다는 말이 너무나 진솔하게 들려와 마음을 뭉클 하게 했습니다. 문근영의 이말이 얼마나 진심어리게 들렸는지 객석에 앉아 있던 많은 연기자들의 환호성이 생생하게 들려 올 정도 였습니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하고자 하는 말을 뚜렷한 의지를 담아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누구나가 그 진심을 깊이 전달 받을 수 있었기에 정말 뜻깊은 수상소감이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현정의 아쉬운 수상소감

그런데 기이하게도 비슷한 어조의 수상소감이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는데, 바로 SBS '대물'이 여자 대통령역을 맡은 고현정씨가 대상을 받으며 한 말이 문근영양의 말과 상당부분 흡사 하면서도 무언가 다른 뉘앙스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저 오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저희가 드라마를 만들고 연기를 하고 모든 스텝들이 이 작업에 참여할 때, 그 결과물이나 그 과정이나 그게 참 아름다운 일이라 전 생각합니다. 근데 그 과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 배우가 어떠네 저배우가 어떠네 시청률 가지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SBS에서 일을 하던 MBC에서 연기를 하던 어디서 연기를 하던 배우가 연기를 할 때는 진심을 가지고 연기를 합니다. 그게 좋은 대본이던 누가 어떻던 뭐하던 그런거랑 상관 없이 그 순간 저희는 최선을 다하거든요. 제가 시상식 안나오는애로 유명해서 미움을 많이 받는데요. 그게 다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오고 싶을 땐 이렇게 나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요."

무언가 말하는 태도가 달라 보입니다. 말의 중간에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라고 하는 부분에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청자 모두가 '대물'의 작가 교체나 권상우씨 사건에 대해 알고서 말을 쏟아낸 것도 아닌데 연말 연기대상을 시청하는 모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함부로 얘기 하지 말아 달라니...이건 좀 아니지 싶었던 것이조. 고현정씨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는 어느정도 공감을 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자신이나 함께 한 배우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연기에 임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고, 그것에는 일정 부분 동의해 줄 수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무언가 전제를 달고 그 전제가 있음에도 진심을 담아 연기 하는 것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강하게 어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정말 많이 어려운 상황이고 분위기가 안좋았는데, 스텝분들이 마음을 먹고 어떻게 촬영을 하는냐에 따라서 작품이 이렇게 갈 수가 있구나라는 그 아름다운 광경을 봐서 그 스텝분들을 꼭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오신 김철규 감독님 제가 팔 벌려서 환영해 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했어요. 근데 그땐 그게 또 잘하는 줄 알고 제가 그랬습니다. 그리고...뭐 저희가 일하면서 욕 많이 했던 우리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그게 아니라 첫번에 너무 시청자분들이 사랑을 많이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것 같애서 속상해서 그랬조. 마음에 너무 담아 두지 마시고요. 새해에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꼭 갈겁니다.


 개인적으로 고현정의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고현정이 말했듯이 감독과 작가 교체에 따른 문제점이 시청자들의 눈에 바로바로 눈에 보였었고, 그로 인한 비판이 상당했던게 사실이니까요. 현장에서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과 교체된 감독을 팔벌려 환영해 주지 못한 것은 초반 뜨거운 호응을 보낸 시청자분들의 사랑때문임을 이야기 하는 대목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최선의 결과를 내었다고는 평가하기 어렵고 실제 '대물'의 후반부는 탄력이 떨어지며 시청률 및 내용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었으니 완전한 극복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고현정이 수상소감에서 조금만 어조를 달리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연기를 평하지 말라는 대목이 많이 아쉽습니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자유의지이지 하지 말라고 강변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조.

정보석이 수상하지 못한데 따른 반작용.

 인터넷에서는 고현정의 발언에 대해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한데요. 이해할 만한 내용임에도 왜 그런가 살펴보니 대상수상자로서 고현정의 자격 여부 때문인듯 합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자이언트의 '조필연' 역을 맡은 '정보석'씨가 수상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그 있는 이유는 '다시 보기 힘들 명연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한해를 기준으로 비교할 누군가를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는 행운이 종종 있는데. 올 한해를 통틀어 '추노'의 장혁과 '자이언트'의 정보석이 그러 했습니다. 그들의 연기는 작년 고현정이 '미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것과 대비해 결코 모자람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고 전 이런 경우를 전 '대체 할 수 없는 존재감'이라고 표현합니다. 대물의 '서혜림'이 과연 '조필연'의 존재감 이상이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자이언트와 대물 둘 모두를 시청한 분들이라면 상당수 동의할 것이라 생각되네요.

 아무튼 위의 이런 생각의 반작용과 말투의 부족함이 더해져 논란이 되고 비판여론이 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연기자의 고생은 직업인으로서의 당연한 책무이지 시청자들에게 강변할 내용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는 그에 상응한 시청률과 더불어 참여한 연기자들의 네임벨류를 올려주고 다음작품에까지 영향을 주며 방송사의 이미지마저 개선하게 될 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가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것으로 충분하니, 할 말이 있다면 제작여건에 대해 고민해 주십사하고 조심스럽지만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반감을 사지 않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마치 문근영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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