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의 무한도전, 자이언트에서 빛나다

드라마 자이언트의 마지막편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비록 가족의 복수극이라는 소재를 빌었지만 그 밑바탕에는 역동의 현대사가 있었고, 그 주제의 무거움에도 높은 시청율(38%)로 마무리 지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적잖은 감흥을 받은 것이다.

어떤 드라마가 흥행에 대박을 치게 되면 수혜자가 나오기 마련인데, 자이언트는 워낙 기존에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들이 주연을 꿰차고 있어서 마땅히 신데렐라라고 할 만한 연기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굳이 찾아 본다고 한다면 이범수, 박상민, 박진희의 어린시절을 실감나게 연기한 아역3인방과 주상욱, 차부철 역 정도가 있겠지만 필자의 인상에 가장 깊게 남게 된 역은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 마지막편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황정음이었다.

일반 시민들에게 황정음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묻는다면 대개 우결과 지붕뚫고 하이킥, 전직 가수 정도를 말 할 것이다. 조금더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라면 영화 고사나 드라마 리틀맘스캔들 정도까지 일 듯 싶은데 사실 황정음이 주연 혹은 출연 했던 TV드라마와 영화는 적지 않은 편이다. 자이언트를 통해 빛을 보기는 하였으되 이미 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경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황정음은 그렇게 출연한 작품들에서조차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을 만한 뚜렷한 어떤 인상도 남기지 못하고고, 오히려 대중들이 그녀가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잡하게 볼 것도 없이 그동안 그녀를 온갖 혹평에 시달리게 했던 연기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가수로 활동하던 시기에도 아유미에 가려 그렇게 주목받았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인지도 역시 높지 않았으며 도전하는 작품마다 조금만 연기에 문제가 보여도 온갖 혹평을 받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황정음은 연기에의 무한도전을 멈추지 않았는데, 드디어 자이언트라는 명작속에서 그녀의 연기열정은 꽃을 피우게 되었으니 인생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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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황정음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았고,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해보려 한다.

황정음의 무한도전, 열정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결과

스타는 인기를 먹고 살지만 그 인기가 주춤할 때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전직가수 출신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채 오랜 시간을 보낸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인데, 좋지 못한 선택으로 세상을 달리한 여러스타들도 있을 만큼 그 부담감은 쉬이 짐작하기 힘들 정도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연예인 역시 직업군의 하나이므로 직업전선에 뛰어든 이상 어떤 평가가 있던 발전을 위한 열정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보아주는 편이다. 누군가는 패션리더로서의 감각과 미친듯한 외모로 어릴때부터 인기를 끌어 톱스타가 되고, 누군가는 깊은 연기내공을 지녔음에도 한번도 뜨지 못하고 쓸쓸히 연예계를 떠나기도 한다. 필자는 과거 배우 김명민씨와 김래원, 박성웅(태왕사신기, 제빵왕 김탁구 바람개비문신)등이 소속된 기획사에서 잠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김명민씨가 그 깊은 연기내공에 도 불구하고 뜨지 못하고 뭍혀 있다가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성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직업인으로서 꾸준히 달려가다 보면 무언가 얻는게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케이스로 황정음 역시 2007년 이후로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물러섬 없이 전진한 것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근본원인이 되어 준게 아닐까. 포기하고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을 극복해낸 것은 긍정적 마인드라고 황정음은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필자는 첫번째 이유로 뽑아 보았다.

자이언트, 대작의 그늘

흥행에 성공한 명품드라마는 함께 했던 스텝과 연기자 등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을 춤추게 한다.
게다가 이덕화, 정보석, 이범수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라면 해당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신인 배우들에게 연기발전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대충 하지만 않는다면) 말과 글로는 가르칠 수 없는 생생한 현장 속 경험을 쌓는데 있어 이 만한 작품을 찾기도 드물 것이라는 이야기다.

청춘드라마의 단점이 바로 이것으로 작품의 균형을 갖추고 깊이를 더하기 위해 제작진은 연기파 중견 배우들도 섭외하고 등장시키지만 정작 스토리의 메인 줄기가 갈라져 있어 선배연기자와 젊은 주연배우들이 함께 하는 씬은 적고 젊은 연기자들끼리 호흡을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연기력이 좋은 배우나 그렇지 못한 배우나 서로 득이 될 게 그다지 없게 된다.

자이언트는 황정음의 연기 인생에 가장 큰 이정표를 남기는 작품이 될 것으로 필자는 예상해 본다.
역대 최고의 악역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실감나는 케릭터를 연기한 정보석, 그는 예전부터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였으나 자이언트에서는 정말 그를 보아온 이래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황정음은 그 순간을 함께 호흡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큰 기회를 가진 셈인가. 이 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하며 황정음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을 것이다. 게다가 자이언트는 60회나 되는 장편 드라마 이지 않은가. 자이언트가 만일 20회짜리 미니시리즈 였다면 이번에도 역시 황정음은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더딘 발전에 주춤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낮은 기대치

황정음이 지붕뚫고 하이킥이라는 시트콤에서조차도(연기력에 대해 비교적 관대)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참으로 많은 변화가 찾아 온 것을 실감 할 수 있다.

자어언트 방영 초기 아역들의 명연기는 꽤나 괜찮은 시청율을 견인하였고 이후 성인역으로 등장한 성모,강모 역의 이범수 박상민은 조금 맞지 않는 듯한 케릭터 매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 것을 연기라는 배우의 기본 역량을 통해 논란을 쉽게 잠재워 버릴 수 있었는데 이에 반해 황정음은 예외 없이 다시 한번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하지만 장편 드라마를 촬영하며 황정음은 변해 갔다. 특히 중반 이후 두드러진 발전이 보였다. 낮은 기대치를 성공적인 연기변신으로 뒤짚어 더욱 주목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결론.


솔직히 필자는 황정음의 연기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갈길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히 달라진 점은 황정음이 눈빛 만으로도 눈물샘을 자극할 정도는 되었다는 것이다.
자이언트의 마지막회에서 투신하려는 민우를 붙잡기 위해 진실을 밝히는 황정음의 모습에서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벽을 한단계 깨고 나온 느낌. 이것이 바로 황정음 리뷰를 쓰게 된 원동력이고 이유다. 자이언트를 통해 알게 된 배움들을 잊지 않기 위해 쉬는 타임 없이 계속해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황정음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비록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어찌 될 지는 모르나 한걸음 나아간 그 것 자체를 축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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