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폐지결정이 내려진 이유를 생각해보니

Posted at 2010. 12. 12. 08:24// Posted in 연예가 브리핑

오늘날의 아이돌 그룹의 범람은 사실 그렇게 오래된 현상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동방신기가 데뷔하고 활동하던 시절만 해도 범람이라고까지 부르기엔 무리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데뷔한 이후로 무더기로 등장하기 시작한 걸그룹들은 범람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이런 와중에 방영되기 시작한 청춘불패는 정말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가 차츰 안정화 되어가면서 부터는 마치 걸그룹 예능판 전원일기가 되어 버렸다. 청춘불패에 대한 우려를 했던 당시의 기억은 이후의 영웅호걸이나 꽃다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렸고, 만족스러운 시청율은 아니었을 지언정 나름대로 의미 있는 포맷을 만들어 나간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수 있을 듯 싶다.

나르샤와 써니 등 각 걸그룹 소속 한두명이 참가하여 시작한 청춘불패는 적절한 시기의 폐지가 결정되어 한편으로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이상 보여줄게 없는 닫힌 포맷으로의 한계를 그나마 출연중인 아이돌들이 제대로 잘 적응하고 좋은 호흡을 보여주어 극복해 나가고 있었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한계에 다다른듯 싶기 때문이다.

유치리에서 농사도 하고 게임도 하며 여자 아이돌들이 단체로 모여 생활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드디어 폐지되면서 느낄 수 있는건 많은 아이돌이 등장하고 그 아이돌을 시청율 보증수표로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나름대로 완전히 실패했다기보다는 아쉬움이 남는 프로라는 인상을 준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공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보기에 영웅호걸과 꽃다발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길게 가지 못하리라고 보는 이유는 포맷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으로 언제든지 폐지가 결정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예를 들어 쉽게 생각해 보면 1박2일을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이처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하기 어려워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더 좋은 포맷이 있다면 언제든지 영웅호걸과 꽃다발은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춘불패를 대체하여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될지는 아직 필자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나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SES나 핑클 등의 걸그룹파워는 그녀들이 가진 인지도로 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들이 승승장구 하며 시청율을 견인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3세대 아이돌들은 개별적인 인지도가 매우 낮고 극히 일부의 진정한 끼가 있고 여러 연령대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조권 과 같은 케이스가 아니라면 오히려 아이돌은 시청율 부진의 원인으로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차라리 강심장과 같은 토크쇼에서 일부 선별된 아이돌의 사연쯤은 시청율 견인에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아이돌로 구성된 청춘불패와 같은 고정프로그램이 오히려 시청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KBS에서 안 이상 다시 이런 포맷의 프로그램을 볼일은 그다지 없지 싶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릴 청춘불패,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나마 괜찮은 아이돌들이 뭉쳐 괜찮은 개별적인 인지도 쌓기에도 비교적 성공하고 솔로활동의 성공에 영향을 주는등 의미 있던 부분들을 기억하게 될 듯 하다.

청춘불패가 방영하는 시기에는 보다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