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미쓰에이 는 좋은 예

필자는 샤이니와 미쓰에이라는 두 그룹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데뷔 초기 이 두 그룹을 혹독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후 나름 괜찮은 모델로 성장해 가고 있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열성팬들이 종종 보이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비판을 하는 이유는 타성에 젖은 기획사와 가수들에게 일침을 가하기 위함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비판의 대상이 있다. "좋은예"로는 먼저 이야기한 샤이니와 미쓰에이(miss A)이고 "니쁜예"는 유키스이다.

샤이니와 미쓰에이의 이번 신곡 '헬로'와 '브리드'는 이야기 하기에 앞서 재미있는 개념 하나를 소개하겠다.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아실만한 것인데 바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최고라 할 수 있는 인텔의 CPU개발 전략인 '틱 톡' 전략이다. '틱'은 혁신적인 변화를 말함이고 '톡'은 그 변화를 개선하여 최고조로 끌어 올리는 것을 말한다. 단 한 사이클 내에서 이 둘은 서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샤이니가 '루시퍼'로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면 이어서 나온 신곡 '헬로'로 음악적 연속성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분위기는 밝게 변화시키는 좋은 변신을 보여주었고 미쓰에이 역시 '배드걸 굿걸'로 파격적인 이미지와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충격적인 데뷔를 하더니 '브리드'로 역시 특유의 개성을 살리는 음악적 색의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신나는 멜로디와 톡톡튀는 안무까지 더해 또다른 매력을 선보이는데 성공하였다.

* 시크릿도 좋은예로 '매직'에 이어 그룹의 컬러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마돈나'를 히트시켰다.

샤이니의 이번 '헬로'라는 곡을 살펴보면 온유, 종현, key, 민호, 태민 이 다섯명의 각각의 보컬파트가 명확히 구분이 되면서 각각의 음색과 파트가 따로 또 같이 화합을 이루고 있고 또 이전곡인 '루시퍼'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 하면서도 샤이니만의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 자신들만의 컬러를 확실히 정립하고 발전해 나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미쓰에이는 '배드걸 굿걸'에서 박진영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팬들에게 그들의 존재를 처음부터 아주 강하게 심어 주는데 성공한 모습이었지만 곡 자체가 너무 박진영의 그림자가 짙었고 패션과 안무가 너무 강하여 그것 자체가 데뷔곡의 강렬함을 살리는 이점으로 작용하기는 하되 이후의 행보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게 하였다. 그러나 '브리드'는 '배드걸 굿걸'만큼의 강렬함은 없어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바람직한 효과를 낳고 있다. 

신곡 '브리드'에서 미쓰에이 네명의 멤버는 자신이 맡은 보컬 파트를 각각의 색깔을 담아내고 있으며 곡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안무까지 잘 소화하여 자신들만의 컬러를 확실히 정립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예상치 못했던 발랄한 스타일의 곡과 안무는 너무도 환상궁합을 선보여 비록 너무나 막강한 경쟁그룹들로 인해 가요순위 정상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브리드'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곡으로 기억할 수 있을 듯 싶다. 또한 앞으로 나올 미쓰에이의 노래를 기대할 수 있게하는 데에도 분명 일조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나쁜예"인 실패 사례 다수.

제목에 "좋은예"와 "나쁜예"라고 한 것은 그룹의 음악이 연속성을 가지는가와 연관이 있는데, 선보이는 곡 마다의 컨셉은 달라도 이 곡이 헤딩 그룹만의 스타일인가 아닌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틀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별하는데 있어서 한번 좋은예로 각인되면 이후의 행보 역시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즉, "좋은예" 샤이니는 다음 앨범이 기대되고 어떤 곡을 선보일지 미리부터 궁금해 지게 하는 긍정적 효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키스는 위 둘과 같은 '틱 톡' 전략을 들고 나왔음에도 너무나 떨어지는 곡의 완성도로 인해 너무나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시끄러'는 유키스의 이전 곡인 '만만하니'와 '빙글빙글'의 색깔을 이어 받은 곡으로 이 그룹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갖고 있지만 샤이니와 미쓰에이가 보여주는 발전은 커녕 후퇴한 느낌이 매우 강하다. 더불어 곡을 나누는 여러 부분파트가 많고 그 부분들을 따로 놓고 보았을 때는 괜찮은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조화가 잘 되지 않아 산만한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곡의 완성도는 크게 떨어지고 몰입하기 어려운 단점을 안게 되었다.

게다가 곡의 완성도가 떨어지다 보니 샤이니처럼 멤버 개개인의 보컬의 특성을 살리거나 안무의 특성을 잘 살려 팬들에게 이게 바로 유키스다운 무대라는 깊은 인상을 주는데도 실패한 모습이다.

틱톡 전략이 중요한 이유

너무나 많은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누가 누군지 구별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아이돌 그룹은 기회만 닿는다면 예능프로를 찾곤 한다. 예능프로 출연은 그룹의 인지도를 쌓는데 아주 큰 효과를 가지며 멤버들의 숨겨진 재능과 매력을 선보이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본래의 경쟁력인 음악에서 뒤쳐진다면 예능으로 쌓은 인지도는 어디에 써먹겠는가.

결국 그룹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노래이며 노래에 멤버들의 색깔을 입히는 과정에 성공해야 예능 프로에 출연한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2NE1의 노래를 방송에서 보고 듣고 있노라면 CL이 어떤 파트를 하는지 공민지가 왜 단독 춤무대를 한번씩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후렴구에 중심파트는 왜 박봄이 맞는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 자체가 바로 그룹의 경쟁력이다.

그리고 그룹의 경쟁력을 지속시키는데에는 '틱톡'전략에 따라 그룹컬러를 지속시킬 수 있는 곡의 선택과 그곡을 어떻게 소화 해내는가에 대한 멤버들의 고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돌 그룹의 경쟁력은 스스로가 만든다.

아이돌 그룹은 자신들이 음악을 만드는 경우는 드문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주어진 곡을 받아서 부른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각각의 멤버가 자신의 맡은 부분을 제대로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스스로가 발전하지 않으면 기존에 심어진 컬러마저 훼손되는 경우마저 발생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보컬에 개성을 입히지 못한다면 멤버 개개인의 가수로서의 생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요 그룹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룹의 경쟁력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룹의 정체성이 확보 되어야 좋은 곡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그룹의 색깔이 확실하지 않다면 한번 뜨는 곡은 받아서 부르고 히트 칠 수 있을 지언정 그것은 연속성을 기대하기 힘든 단발성에 그칠 공산이 크게 되는 것이다.

작곡가들도 여러가지 스타일로 노래를 만든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즉흥적인 감흥에 따라 만들어지는 곡도 있는 반면에 자신의 곡을 불러줄 대상을 정하고 만드는 경우라면 대상 그룹의 색깔이 불분명할 경우 좋은곡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그룹에는 좋은 작곡가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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