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바보 서혜림의 진심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

서혜림은 바보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그 사람 처럼 바보에요. 많은 사람들이 김현갑 후보의 지능적인 흑색선전에 맞대응 해야 한다고 하고 보다 못한 강태산까지 맞 흑색선전 정도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대응은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모두 거절해 버리는 서혜림의 모습에 캠프내의 사람들도 그리고 시청자들도 답답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거든요.


그 답답함이 결코 틀린게 아닌데, 사람들은 세상을 산다는 것이 타협의 연속이라는 것을 머리와 몸으로 직접적으로 체감하면서 살아왔기에 그것을 거부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워 하면서도 서혜림에게 조금만 자신에게 관대해 지라고 권유합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타협하라고...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서혜림에게는 애초에 남을 비방하는 비겁한 행위 따위는 염두에 있지도 않았어요. '마타도어'로 서혜림을 매장 시키고자 한 상대방 측의 부당한 거래를 하도야가 적발해 내고 관련 증거자료까지 확보하였음에도 서혜림게는 전혀 중요치 않은 증거일 뿐이에요. 특히 '마타도어'로 하도야와 부적절한 관계로 많은 야유를 받아야 하는 상황과 그로 인해 점점 김협갑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가 크게 뒤쳐지게 되었음에도 불합리한 현실에 나 자신의 기준을 무너뜨리며 타협하려는 생각따위는 전혀 하지 않는게 바로 서혜림이었던 것이에요.

확실히 드러난 강태산의 정체성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정치의 인물을 떠올리며 매치 시키는 것은 조금 과도한 해석일지 모르지만 굳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 뇌리에 떠오르는 그 사람처럼 강태산은 서혜림의 순수한 분노와 뚝심에 반하고 그 뜻을 존중하면서도 자꾸만 어려워지는 상황을 뒤집기 위한 목적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방법을 가리려 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강태산은 그런 자신을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남들은 답답하다 생각할지도 모르는 서혜림을 높이 평가해주고 집착하는 것이조.

"내가 이딴 쓰레기들 뒤치닥거리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 라며 분개 하는 강태산의 모습속에는 이중적인 양면적 모습이 담겨 있었어요. 즉, 올바른 목적 자체에 뜻을 두는 서혜림과 달리 강태산은 자신의 이상에 대한 신념은 갖되 목적을 위한 수단에는 관대한 사람이었고 이 때문에 하도야가 적발해낸 부정한 상대측 흑색선전의 증거를 활용하는 것 정도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서혜림에게 말했던 것이조.

강태산이 서혜림의 출마를 권유하던 장면이 기억나나요. 잘나가는 정치인이 일개 과부에게 머리를 숙여가며 당신이 품은 뜻을 펼쳐보라고 하던 장면 말이에요. 강태산은 신념이 있는 자로 그 신념에 따라 모든 것을 내걸 수있는 담력도 가진 사람이에요. 이혼합의서를 들고 산호그룹 회장인 장인에게 찾아가 더이상 산호그룹의 방패막이가 되지는 않겠다고 선언을 해버릴 정도로 신념에 대한 확신과 그 확신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사람이조.

이렇게 자신의 판단에 후회가 없는 강태산 조차 서혜림에게 맞대응의 방법으로 맞 폭로전을 몇번 얘기해보지도 못하고 서혜림의 "나만의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라는 칼 같이 떨어지는 반응만을 얻고 지켜봐야 했을 정도니 드라마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관계에서도 서혜림 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존경하고 따를 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서혜림식 정면 돌파 - 정치 비전만으로 승부하겠다.

지지도는 갈수록 떨어져가고 끝내는 납치까지 당한 서혜림. 강태산과 하도야의 도움으로 구출되기는 했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서혜림은 지치고 힘들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크게 약화되어 있었는데 병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잠시, 깨어난 서혜림은 유세장에 가야 한다며 고집을 피워요.

아마 이부분에서 시청자들은 두가지 반응이 있었을 것 같아요. 먼저 이번 회 초반부터 계속 신념도 좋지만 왜 굳이 저렇게까지 답답하게 타협을 하지 않는가 정말 이번 선거 말고 다음 선거에 당선이라도 되는것일까 라는 생각과 두번째로 방영시간이 거의 끝나가니 무언가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조.

아니나 다를까 서혜림은 지치고 힘든 육신을 이끌고 선거 유세장으로 가요. 그리고 시청자들을 끌어 들이고 강태산을 감탄하게 했던 서혜림 본연의 모습으로 자신이 왜 정치판에 뛰어 들었는가를 목놓아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서혜림의 부르짖음은 어찌도 그렇게 실감이 나고 어찌도 그렇게 마음을 흔들어 버리는지 모르겠어요. 고현정의 연기와 대사는 그 짦은 순간을 마치 하루라도 되는 듯 만들어 주었고 '저러다 쓰러지는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외치는 모습이었어요. 고현정이 아니면 보여 줄 수 없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 한다는 게 저런모습이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일까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하도야와 서혜림의 미묘한 관계 그리고 역전에 성공하여 국회의원에 당선된 서혜림

왁자지껄 소란한 김현갑 측 선거사무소와 달리 횅한 사무소를 나온 서혜림은 기다리고 있떤 하도야를 만나고 하도야는 서혜림을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바닷가로 나가 둘은 나란히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바위위에 앉아 지난 이야기를 나누어요.  사실 원작으로 치면 이런 관계가 전혀 아닌 것으로 들은 바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왠지 둘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으면서도 은근슬쩍 미묘하게 연결할듯 말듯 보여주고 있는데요.

딱 봐도 직접적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둘에게는 서로에 대한 마음이 있는게 확실하조. 다만 그 마음을 이루고자 하는 생각은 서로가 갖지 않고 있는 것 역시 확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그저 마음속으로 깊이 담아 두기만 하는것이조. 서혜림이 도야 에게 자기가 예쁘냐고 묻자 하도야는 예쁘다고 말해주는데 드라마 '대물'에서의 둘의 감정의 직접적 교류는 이정도 선일 거에요. 그런데 전 전혀 아쉽거나 안타깝거나 하지 않은게 절제된 감정의 교류는 그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어요.

혹시 CSI의 길그리썸과 새라 사이들과의 사랑을 아시는 분 있으련가 모르겠지만 무려 10시즌에 이르가까지 각 시즌별로 몇장면 나오지도 않는 둘의 미묘한 관계는 답답한 면이 있는 듯 하지만 오히려 둘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깊이 있게 전해지는 듯 해서 보기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아무튼 그렇게 서로를 위로 하며 있는 와중에 하도야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을 받고 폰으로 DMB방송을 확인하던 하도야는 드디어 11표 차이로 승리하는 감격의 순간을 서혜림과 함께 맛보게 되요. 서혜림은 선거전에서 바보처럼 행동하였는데 그 바보짓에 하도야도 강태산도 그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감명을 받고 말았고 마지막 유세에서 혼신을 다한 그 부르짖음이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에요.

바보 서혜림. 그녀의 진심이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고 승리하게 되었던 것이조. 이 드라마를 많은 정치인들도 시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일 보고 있었다면 얼마나 마음이 찔렸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진심이 통한 결과에 너무나 감격할 수 밖에 없었어요. 남자인 저도 마지막 유세장면에 시청내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뚤리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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