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힙합여전사 2NE1의 수줍은 예능감

김승우가 진행하는 승승장구에 드디어 공중파 예능에 잘 나오지 않는 다던 2NE1이 출연하였습니다.
2NE1을 보면 음악스타일이나 방송에 나와 보여주는 모습이 아이돌그룹이라고 하기가 조금 그렇더군요. 1세대와는 달리 근래의 아이돌 하면 왠지 노래 춤 말 등에서 상당히 훈련 받은 느낌이 강한데 2NE1 멤버들은 네추럴한 느낌이 더 강해서 그냥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아티스트 정도로 불리는게 맞을거 같습니다.

승승장구에서 2ne1에게 준비한 첫번째 질문이 바로 빅뱅과 2ne1중 어느쪽을 양사장이 좋아 하는냐 였는데, 이 물음에 답이 재미있습니다. 수줍은 소녀처럼 박봄과 산다라는 양사장에게서 아우라가 느껴진다고 하며 아직은 어렵고 무섭다고 했는데 사실 이런 대답은 조금 의외 였어요. CL이나 민지라면 몰라도 산다라와 봄은 84년생이고 대개 여자들은 25살 전후로 사회생활에 맞게 의식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경향이 짙은데 27살의 산다라와 봄이 아직 양사장에게 아우라를 느낀다고 말하다니 말이조. 특히나 산다라의 경우 필리핀에서의 연예생활과 한국의 연예인으로사 생활한 기간을 합치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면모는 생각 밖이었습니다.

제가 딱 이십대 중반때까지 그랬습니다. 활달하고 사회경험이 많은 친구들은 댓살 이상 부터 열살이상 차이나도 스스럼 없이 먼저 붙임성있게 다가가는데 반해 제 경우는 몇살만 차이만 나도 어렵고 깍듯해야만 하는줄 알았습니다. 세월이 좀더 지나 크게 무례하지만 않는다면 지나치게 예의 차리고 어렵게 대하는 것보다는 그저 형처럼 언니처럼 대해주는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말이조. 대개 이러한 과정은 누구나 겪어 가는 과정이지 싶은데요. 산다라와 봄이 딱 그 과정속에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이른 친구들은 스무살 언저리부터 이런 사회생활 속 인간관계의 서먹함을 해소하는 자기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아직 '아우라'를 이야기하는 박봄과 산다라를 보면서 "이렇게 순진했어?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란 말이조

"사장님과 식사를 한것도 한번뿐"
"빅뱅오빠들은 형이라고 부르거든요. 그런 차이인거 같아요. 저흰 아직 사장님이라 부르고..."

어린 CL이 리더인 이유

2NE1이 데뷔 했을 무렵부터 나온 이 이야기가 굳이 이번에도 나온 것은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단일 초대손님에 집중된 분량 뽑기의 일환이자 최소 최대 연령차가 무려10살이 나는 이유 때문일텐데, 박봄의 말에 따르면 누굴 챙길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어린나이도 아니고 봄의 나이쯤 되면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을 알텐데 굳이 마다한 것으로 보아 언니의 위세로 CL에게 떠넘긴게 아닐까 싶네요. 동갑내기 84년생 둘이 있다보니 떠넘기기 하는거조. 방송에 나와서 순위 정하기 게임할때도 누구하나 튀려고 하는 사람보다는 마치 일반인처럼 머뭇머뭇 하는것만 보아도 대략 짐작이 갑니다.

2NE1 멤버들간 친목은 함께한 시간대비 굉장히 친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무살...스물일곱...열일곱...이런 구성이라면 생각보다 침밀해지기가 쉽지 않은게 20대 초중반은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시절의 사고방식이 사회생활의 사고방식으로 전환되어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어릴적 초중고 때 만난 친구들과 밑바닥부터 다르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CL이 보기보다 굉장히 심적인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이네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면서 그룹간의 화합을 조율하는 위치라는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고 늘 상 좋은일만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연예계의 특성상 여러 문제에 부딪히고 그룹의 부침이 있을때면 일반인들보다 감성이 풍부한 연예인들의 사이를 조화롭게 이끈다는게 보통 어려운일이 아닐꺼 같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덧붙이자면 CL이 지각하는 박봄을 혼낸다는 대목에서 2NE1의 멤버들은 연예인 직업으로 만난 동료와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말그대로 친한 동료. 2ne1이라는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팀원들? 이런 이미지 말이조. 그런데 꿈을 함께 하는 동료란 아직 세월이 부족할 뿐이지 함께 하는 시간이 오래갈 수록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이가 될 수가 있조.

박봄 왈 "제가 가끔 CL한테 혼나거든요" (웃음)

개똥이의 진실

엠블랙의 천둥이 산다라박의 친동생이라는군요. 사실 제가 남자라 그런지 엠블랙 멤버가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름은 지오, 미르? 천둥? 얼핏얼핏 들어는 보았는데 천둥이 누군지와 얼굴을 구별하여 보게 된건 이 방송이 처음인듯 하네요. 아무튼 부산말로 동생에게 "개똥아" 라고 부르는 다라의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천둥은 다 그런거 아니냐고 하자 순간 좌중은 빵 터졌조. 다 그런건 아니니까요. 아무튼 산다라박은 천둥이 "큰눈" 이라 부르고 다라는 천둥에게 "개똥이"라 부르는데, 이게 알려진 사건이 바로 문자를 사랑하는 '문자걸' 산다라 때문으로 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상대가 반응이 없으면 '내가 상대에게 소중하지 않은건가'라고 생각한답니다. 천둥이 본의아니게 문자를 씹는 일이 종종 있자 다라는 "개똥아 내 문자 씹지마라" 라고 방송에 대고 대놓고 둘만의 별명을 공개해버린것이조.

멤버 셋에게 문자를 동시에 보냈는데 우연찮게도 셋 모두가 답장이 없어 폰에서 셋의 번호를 삭제 했다던지 지각을 했을때도 통화는 절대 안하고 뭐든지 다 문자로 '늦었어ㅠ, 늦었는데..." 라며 문자걸의 면모를 보여주는 다라는 아직도 멤버들간에도 낯가림이 조금 남아 있고 그래도 많이 친해졌다고 말하네요. 참 이런 스타일 살다 보면 있조? 그래도 방송에서 멤버들이 말한 바와 같이 친해지기는 힘들어도 친해지고 나면 참 많이 가까워 지조. 이런말은 조금 미안하지만 가까이 지낼일이 없는데 가끔은 보아야 하는 사이라면 조금 피곤한 상대일 수도 있긴 합니다. 방송에서야 웃으면서 말하지만 실제 낯가림 심한 여성분은 남자들이 대하기가 참 많이 힘들거든요. 유독 심한 낯가림은...

2NE1이 예능에 잘 나오지 않는 이유와 산다라의 인상깊은 말

"저로 인해서 사람들이 웃을 때 그 행복은 정말 짜릿합니다"
방송내내 솔직한 면모를 보여주었던 산다라여서 그런지 거의 마지막에 나온 이 대사는 참 괜찮게 들리더군요.

승승장구가 야심차게 준비한 2NE1편은 괜찮은 시도였던것 같습니다. 예능 울렁증이 있다는 2NE1을 섭외하고 나름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내었으니 김승우나 정재용 등 MC4명 모두가 많이 안정된 느낌도 주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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