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7 정형돈의 부상투혼에 울었다.

Posted at 2010. 9. 5. 08:08// Posted in 연예가 브리핑

 


WM7을 재미있게 보았다. 얼마전 '남격 밴드'편도 그랬지만 명품예능은 마치 명품드라마가 그러하듯이 웃음을 주면서 울리기까지 하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무도 'WM7 프로레슬링' 편 또한 즐겁게 웃으며 보면서도 내심 이번편은 이후 적잖은 논란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적잖이 있어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번 무한도전멤버들의 프로레슬링 도전은 그 도전의 진정한 성과를 눈으로 확인해 보기도 전에 많은 훼손을 당하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무도를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진심은 여러 논란과 관계 없이 무도의 팬으로 남게 한다는 것을.

WM7의 마크를 생각해본다.

흰색 바탕에 눈코입에 빨간 라인이 그려진 WM7의 마스크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희극적인 표정속에 아픔을 감추고 있는 것을 연상케한다. 예전부터 무한도전의 무모해 보이는 도전은 늘 그렇게 환호속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늘상 무엇하러 그렇게까지 하는가 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 질문들에 대해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살아 오면서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런 질문을 외부에서 혹은 내 스스로 던저 보았던 기억이 있지 않은가? 너는 왜 돈벌이도 되지 않는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너는 왜 배고픈 연극배우의 길을 가려고 하는거지? 너는 왜? 왜 ? 왜?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꼬리표 처럼 따라 붙는 이런 의문을 뒤로 한채 꿋꿋하게 웃음을 위해 끝을 모르고 달려왔고 또 달려가려 하고 있다. 때로는 비난의 화살이 날카롭게 가씀에 꽂혀 아파와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달려온 길의 중간에 이번 프로레슬링 편이 있다.

무한도전의 '도전'은 이런 면에서 '남자의 자격'의 도전과 다르다. 무한도전의 도전은 삶속에서 내가 원해서 갖게 되는 선택과 태어나면서 부터 강제적으로 부여된 환경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모든 도전꺼리를 소재삼아 도전하고 있다. 주위의 모든 것이 이유가 되고 그 이유를 찾는 과정속에 소재가 발견되며 발굴 된 소재에 대해서 한결같이 밀고 나간다. 반면 '남격'은 남자가 살아가며 해야할 일이라는 특정 섹타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소재를 찾는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재선택의 과정이 '무도'와 '남격'은 다르다. 무도는 그들이 하고 싶은일을 골라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뒤 순서를 가리지도 않는다. '남격'이 하나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면 '무도'는 불규칙적인 랜덤플레이를 하고 있다.

도니의 부상투혼, 눈물이 나

도니는 1경기에서 이미 정준하와 맞붙어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지만 즐거움의 크기만큼 고통도 같이 겪었다. 정준하는 박명수-도니 와의 첫 핸드캡 매치 바로전까지 아픔을 호소하던 모습이었지만 끝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참고 또 참아가며 그들을 보러 찾아와 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강력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자이언트스윙과 피니쉬 기술 '초크슬램' 을 연이어 선보이며 관중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렇게 기술이 들어할 때 마다  관중들의 응원의 함성소리는 점점 커져 갔지만 그럴 수록 점점 도니의 안색은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두번째 경기가 멤버들의 걱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노홍철과 박명수 길의 투혼으로 걱정한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자 모니터를 통해 그것을 지켜보던 정형돈은 함께 응원하고 걱정해 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니의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3경기-태그팀매치를 앞두고 형돈이의 안색이 급속도로 굳어져 가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흐를 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고통을 참다 못해 속으로 삭여야 하는 단계까지 갔다.

서두에 언급한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라는게 바로 이부분이다. 울렁증을 넘어 구토가 끊이지 않는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꼭 출전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멈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경기는 다음에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가 나올 법 한데도 멤버들은 걱정하며 눈시울을 붉힐 뿐 말리지 아니하였다. 아니 말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도니의 상황이었어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눈에는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서도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삶의 선택은 늘 이러한 것 같다. 내가 원해서였든 환경이 나를 그렇게 이끌어 갔든 사는내내 가야할 길은 가야 하고 그길은 혼자 걷고 있는게 아니기에 더더욱 포기할 수 없게 된다. 이영도님의 인기 판타지 소설 '드래곤라자'에서 나오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표현에서 찾아 볼 수 있듯 무한도전 안에서의 도니는 '단수'의 도니가 아닌 무한도전과 하나된 도니였던 것이다.

무한도전 '프로레슬링'은 하루 경기를 위해 일년을 연습했다. 지난 일년간 이 일이 과연 값진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멤버들 스스로 얼마나 많이 했을까. 형돈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하하가 먼저 나가 시간을 끌고 있는 모습에서 왠지 또한번 울컥함이 밀려왔다. 


하하가 나서기전 싸이가 노래한 '연예인' 이란 곡은 왜이렇게 상황과 잘 매치가 되는건지... 

"나의 그대가 원한다면 어디든 무대야."

"남자다운 남자는 낭자를 기쁘게 할 줄 알아야 해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줄게요.
연기와 노래 코미디까지 다 해줄게.
언제나 처음같은 마음으로
난 무도의 도니!"

 

그리고 경기장에 들어서기 직전의 도니에게 손스타는 '다치거나 힘들거나 그러면 (중단)'하자고 말한다. 그래 힘들어서 못하겠다면 그때 그만두자. 그래도 해보는데까지는 해봐야 할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었을까. 

지금 물러나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텐데 그렇게 아프면서 왜 나가려는거니...

그래도 무한도전과 한몸이 된 도니는 태그팀 매치를 위해 무대로 걸어나가고..그 모슴을 지켜보는 '길'의 눈에는 뜨거운 남자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웃음을 주기 위해 흘려야 하는 눈물이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웃음뒤에는 고통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 희생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마치며...

무한도전의 이번 프로레슬링편에 대해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무도'를 보며 항상 무언가를 얻고 간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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