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리뷰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은 제작발표 때부터 화제가 끊이지 않았는데, 대개는 주인공 이선준 역을 맡은 믹키유천(연기자 활동명은 박유천) 덕분이었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그룹이라 여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동방신기'로 활동 할 당시 보여주었던 믹키유천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위에서의 모습이 드라마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하는 까닭이었지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했던 것보다는 좋았고, 기대 했던 것보다는 나은게 없는 정도였습니다. 김윤희역의 박민영씨가 오히려 부각되는 느낌이었을뿐...

케릭터 첫번째, 적대적 케릭터를 중심으로 한 극의 갈등 구조

 성균관스캔들의 메인갈등을 이해하기 쉽게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왕권을 견제하는 노론의 수장이 주인공 이선준의 아버지이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자란 이선준이 커서보니 아버지이자 좌의정 이정무가 강요하는 길(사대부중심의사고방식)이 자신과 맞지 앉아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런 이선준 앞에 나타난 김윤희, 그리고 그 김윤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건 사고들이 펼쳐지게 됩니다. 그 와중에 이선준과 구용하 문재신등 나라를 이끄는 중앙정치무대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집안의 자제들이 성균관에 모여 자존심 싸움을 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첫방인데 벌써 나올 사람은 다 나왔습니다. 정조(조성하분)가 처음부터 모습을 드러 낸다는 것은 앞으로 병풍역으로 끝날게 아니라 종종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을 암시하고 있고 정조의 말투나 태도 그리고 박유천이 과장을 크게 뒤흔드는 사건을 지켜본 인연 등으로 보아 이선준과 정조는 앞으로 지속적이고 긴밀한 관계로 이어질 공산이 높겠다고 하겠습니다.


좌의정 이정무는 주인공의 아버지 이기도 하지만 노론의 영수이며 가문의 영예를 위해 살아 야 한다는 신념이 있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가장 무섭조. 자신의 신념이 나라를 위한 가장 옳은 길이면서 가문도 위하는 일이니 물러설 곳이 없고 또한 너누나 명석하고 경륜이 깊으니 대적할 자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정무 역을 맡은 김갑수님의 엄청난 아우라가 보기만 해도 드라마를 덮어 버리는군요.

여주인공 김윤희와 처음부터 악연을 쌓게 되는 주요 인물이 바로 병조판서 하우규(이재용 분). 이사람은 첫방 부터 시청자들의 반감 살일을 바로 벌려 버리는군요. 집안 형편도 좋지 않고 병들어 누워 있는 동생은 안그래도 힘든 가세를 더욱 기울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윤희는 열심히 세상과 부딪히며 살고 있건만 병판이라는 작자는 돈으로 어여쁜 처자 김윤희를 사려고 하고 빚의 압박에 시달린 윤희는 평소에 해오던 '필사' 일을 계속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게 되자 거벽(불법으로시험을도와주는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주어진 운명(아버지를 잃고 동생은 아프고) 과 더불어 병판이라는 외부 악재 요인이 겹쳐 주인공들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고 말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위에 열거한 적대적 갈등의 축인 좌의정 이정무와 병판 하우규, 그리고 하우규의 아들을 중심으로 한 찔끔4인방이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주요 적대적 케릭터로 등장하게 되고 실제 1부 내용에 이미 드러나고 있습니다.

1부 짤막 스토리 리뷰

김윤희는 빚에 시달려 평소 하던 필사본 일로는 빚독촉을 감당 할 수 없게 되자 거벽(시험대시쳐주는것)을 하게 되고 불의한 일을 용납하지 못하는 선준에게 적발되어 위기에 빠집니다. 하인수를 중심으로 한 4인방은 선준을 음해할 계획을 세우고 돈이 급한 윤희가 '금서' 심부름을 맡게 되는데 그 대상이 하필 선준입니다. 둘은 함께 위험에 처하게 되고...

다른 갈등 구조를 설명하는 내용은 이 첫번째 악역 소개란에서 다 하였으니 중간중간 배경스토리나 케릭터 등장씬은 제외하고 중심 스토리라인만 적어 보았습니다.

케릭터 두번째, 역사의 명콤비 정조와 정약용

정조역은 초반부터 스토리라인에 적극 개입할 것을 암시 하는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비중이 어느정도 인가 하면 '동이' 에서의 '숙종'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주 가끔 '이사람이 이 시대의 임금' 이라는 정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정약용도 마찬가지로 정조와 함께 콤비를 이루어 드라마 스토리의 중신선 밖으로 나가지 않는 선에서의 비중으로 지속적으로 주인공들고 함께하고 조연으로서 계속해서 많은 역할을 해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쉬운점 첫번째, 2%부족한 연기와 세대간 부조화

제목처럼 비주얼은 살렸는데 방송전 온갖 언론매체를 통해 엄청나게 광고하던 그 기사에 실려 있던 박유천(믹키유천)의 그 칭찬받는 연기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시종일관 엇비슷한 표정으로 일관하다 화를 내는 등의 무언가 액션이 필요할 때 평소 침착한 모습인 사람이 한번 화를 내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변화된 이미지가 보여졌어야 하나 그냥 그냥 화를 내는 구나 싶은 정도로 여겨졌고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반감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중간중간 고함을 지르는 부분도 초보연기자의 그것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차라리 앞으로 선준과 가장 첨예하게 실전에서 맞붙을(비슷한 나이대 경쟁자, 최종보스는 하우-이정무)하우규와 같은 인물이 개성있는 표정으로 나은 평가를 내려주고 싶더군요.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의 연기자들과 베테랑 연기자들과의 연기호흡은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어색해 보였고 안타깝기 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선준 역의 박유천은 걱정하고 우려 했던 것 보다는 나은 연기를 보여주어 안심하게 하다가 어느 순가순간 드러나는 미숙한 면이 자주 보이면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1부 후반부에서 아버지 좌의정 이정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서 이건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김갑수님은 몇마디 대사를 하지도 않고도 엄청난 기운을 풍기고 있는데 반해 그 앞에서 함께 연기를 하고 있는 박유천씨의 모습은 다른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나름 괜찮았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선배연기자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무궁무진하게 많을 텐데 어찌 될지가 걱정입니다.

게다가 선준이 윤희를 쫒는 과정 중에 초반부터 보여주었던 무표정하고 딱딱한 얼굴을 한채 낮은 목소리로 까칠한 모습을 보여 주며 나름 기대 했는데 그게 다였던 것인지 윤희를 쫒는 과정 중 감정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어색한 표정이 연이어 나와 연기력 부족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차라리 구용하 역의 송중기는 처음부터 여자 좋아 하는 티를 팍팍 내고 요상한 웃음을 지으며 기이한 느낌이 드는 케릭터를 만들어 나가는게 보였는데 송중기의 느낌이 1부에서는 가장 괜찮게 다가왔습니다.

아쉬운점 두번째, 과도한 판타지가 드라마를 죽인다.

한꺼번에 많은 출연자들의 얼굴을 익히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연출자나 작가 등 모두에게 드라마 초반에 가장 신경쓰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런면에서 비주얼적인 면은 성공했다고 봅니다. 사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너무 많은 등장인물을 보여주느라 스토리를 단박에 이해하기 어렵고 설혹 이해하더라도 왜? 라는 의문, 즉 스토리가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 공감을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 버려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크게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개선점을 찾아 보라면 너무 신세대 배우자들 위주로 나가는게 문제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시청율에 너무 의식한 나머지 보여줄걸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것보다는 스토리를 시청자가 공감 할 수 있도록 초반 스토리를 찬찬히 신-구 연기자들의 호흡에 중점을 두어 풀어 나갔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서두르는게 너무 눈에 보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일개 서생이 따로 무술을 연마 했다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데 창칼을 든 수많은 관병들을 제압하는 장면은 과도한 판타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드라마가 판타지적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해도 너무한 설정이지요. 무술을 체계적으로 수련한 사람도 칼과 창이 눈앞에 들이 내밀어 지면 몸이 굳어지고 갖고 있던 기량마저 발휘하기 힘든 법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수많은 실전이 몸에 배어야만 칼과 창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데, 과연 선준과 같은 양반이 그러한 기회가 있었을까가 의문입니다.

마치면서...

드라마 리뷰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꽃보다 남자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전에 문근영씨가 출연하였던 바람의 화원의 장면도 언뜻 떠오르고...이런 저런 드라마가 혼합되어 보여지는 모습에서 약간 감점이 되었고, 케릭터를 은근히 잘 살렸다는 점에서 약간 점수를 주고 싶으며,  주요 조연을 김갑수, 이재용, 안내상 등이 맡은 점에 대해서는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내심 왠만해서는 본방은 성균관스캔들로 바꾸어 보려고 했으나 첫방송 시청후로는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아마 이번 2부를 보고 최종 결정하게 될 듯 한데, 다른 무엇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눈요기식 이야기 진행이라면 사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더 지켜봐야 보아야 제 눈에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2부를 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덧) 제 평가와는 달리 호평이 더 많군요. 그러나 제가 조금 앞서 가는지 모르겠지만 제 평가가 이렇게 나온데는 전체적인 극의 전개와 케릭터의 호흡이 균형을 조금더 잡아 나가야 좋은 시청율을 보일 수 있지 이대로라면 곧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밑에 손가락 클릭은 글쓴이에게 행복을 안겨다 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