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때아닌 프로레슬링 우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19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무한도전 WM7 프로레슬링' 경기는 애무 뜻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살아 있는 전설 '무도'라 할지라도 이번 프로레슬링편은 전례가 없을 만큼의 초장기 프로젝트 였던 데다가 그 동안의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제작진과 무도 멤버들 그리고 팬들 모두가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을 수 없는 대형 이벤트 였습니다.그럼 이번 논란속에서 지적되는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무리한 제작진의 요구가 있었다?

관련 뉴스에 의하면 무한도전 측은 지난해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에 'WM7 프로레슬링 특집과' 관련한 방송협조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협회와의 조율과정 중 출연대상을 두달간 6차례나 바꾸는 등' 무도'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김태호PD는

"여러 이유로 협회와는 함께 하지 않았고 처음 기획한 대로 동호회 성격에서 출발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이번 대회를 치렀다" 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협회측에서 볼 때는 무리한 요구라고 받아 들여질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하나 그것은 협회의 생각일 뿐 제작진 측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는 출연자 섭외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서로간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협회의 협조를 받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협의하는 과정중에 어느쪽이 성실히 임했는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단순히 불발된 협조과정 자체만으로 비난을 받을 꺼리는 없어 보입니다.

출연료를 늦게 그리고 덜 지급받았다?

이 부분은 무한도전 측이 조금 안일한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챔피언 윤강철 선수의 주장을 들어 보면 인천에서 동계 훈련 중 얼떨결에 협회로 부터 연락을 받아 '무도' 작가들과 접측을 하였고 동료 두명과 함께 각각 출연료 사십만의 조건으로 올 2월 초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1박2일간 촬영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부분에 대해 김태호PD의 답변이 너무도 상이하여 누구의 말이 맞는지 햇갈리게 됩니다. 김PD의 말에 따르면 윤 선수와의 출연 당시에 출연료에 대해 따로 논의 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녹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설혹 김PD의 말이 맞는다 손 치더라도 출연료에 대해 두리뭉실하게 좋은 분위기 였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 갔어야 하는게 맞는게 아닐까요.  수차례 독촉을 받고 5월에 지급을 완료 했다는 부분 역시 썩 좋게만 와닿지는 않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출연료를 덜 지급하고 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김태호PD의 입장도 억울한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TV프로그램 출연료가 방송 시점을 기준으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미리 정확하게 증거가 될 만한 서류로 준비하여 윤선수에게 제공해 주고 이에 윤선수가 동의하여 촬영에 임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나 그저 막연하게 방송사의 관행을 논거로 삼는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지난 해 부터 레슬링 선생님으로 함께 했던 체리필터의 손스타도 최근에서야 출연료를 받기 시작 했을 정도라고 말하는 제작진의 설명은 조금 궁색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참 한가지 더. 금액이 줄어들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 측의 주장 중 어느쪽의 말이 맞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도'팀이 적어도 지급될 출연료를 가지고 장난 칠 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도팀이 그럴 정도의 상식이 없는 팀이라고는 믿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윤선수의 행동에도 아쉬운점이 많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출연료 부분에 대해 사전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중에는 방송가의 출연료 지급이 대략 두달은 평균적으로 걸린다는 사실을 들었을 텐데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독촉전화를 수십번을 했다니...... 너무 믿음이 없고 너무 일방적인 생각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것은 오해로 부터 시작되었다.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이하 연맹)은 "이번 프로레슬링 특집은 예전 비인기 종목 도전 과 달리 해당 종목의 선수로부터 지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촬영장에서 자칭 프로레슬링 전문가라고 불리던 체리필터의 손스타는 어디까지나 선수가 아닌 눈으로만 봤던 팬일분" 이라고 아시아뉴스팀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어 낙법에 대한 지적을 하는 등 상당한 혹평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격투기 해설자인 김남훈씨가 트위터를 통해 "프로레슬링을 다뤄줬으니 좋은 것이 아니냐는 논리는 사양한다. 이는 소재가 아닌 접근방식의 문제"라며 거들면서 일이 일파만파로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연맹과 협회의 오해로 '무도' 측이 지향하는 프로젝트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김태호 PD는 "저희는 출연자도 프로레슬링 선수 이면서 다른 직업을 갖고 계신 분들 위주로 섭외하였다" 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이번 프로젝트를 대하는 제작진의 입장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무도를 응원한다.

 

이렇게 무도측과 협회와의 조율이 실패로 돌아가고 그들의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자 협회의 지원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려한 점과 연맹 측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선수의 안전을 위한 여러 기본적인 부분들을 놓치고 있는 부분 들은 아쉬움으로 남을 듯 합니다.

경기 후 소감은 무도측이 스포일러를 감안해 조심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지만 이미 최종결과를 제외한 부분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유재석은 고공 점프도 하고 있고 경기 내내 온갖 반칙으로 관객들을 웃기는 등 무도식 프로레슬링은 그 자체로 최고의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케릭터가 살아 있는 무도의 프로레슬링은 비록 기술적인 완성도는 프로에 못미칠지 모르지만 그들의 '무도'멤버들의 열정과 케릭터가 만들어내는 프로레슬링식 스토리 라인은 이미 프로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온갖 고생을 마다 하지 않은 '무도'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가 보아온 몸을 던지며 기술을 연마하던 무도 멤버들의 열정이 이번 논란으로 퇴색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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