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해 보 신분들은 아실테지만 드라마의 내용을 꿰뚫다 못해 등장인물들의 심리까지 분석하게 되는 묘한 일을 가끔하게 되는데, 막상 그것을 글로 옮기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듯 싶다. 그저 친구들과 수다떨때 내가 좀더 정확히 안다는 것을 자랑하듯 목소리를 높여 본 적은 있을지언정...

가끔 재밌는 상상을 글로 옮기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사자비의 글로서 대리만족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사자비는 '제빠왕 김탁구'의 두번째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 하였다. 얼마전 기획하고 선보였던 구마준의 인터뷰 2편은 다음에 내용이 조금 더 진전 되었을때 하겠고 그 글의 댓글로 질 답 형식은 어떻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이번 신유경편은 10문 10답으로 기획해 보았다. 사자비는 가상의 리포터가 되고 신유경을 모셔보았다.

Q1 안녕하세요 다음뷰와 Neblog.com 등에서 활동중인 무명의 리포터 사자비입니다. 신유경씨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허억. 노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신유경이라고 해요. 마침 잘 만났어요. 한승재라는 인간말종이 내 자리를 빼앗아 지금 기분이 말이 아니에요. 이일을 사자비씨한테 고발해야겠어요.

아참 제 소개를 먼저 해야되는군요. 어릴적 가난했던 시절 탁구를 만났고 12년동안 떨어져 있는 동안 전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하였고 2년전 탁구를 다시 만났조. 지금은 거성식품 비서실에 있어요. 아참 오늘 자리를 빼았겨서 기분이 우울하네요. (슬픈표정)

Q2 요즘 김탁구와의 로맨스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탁구는 어릴적부터 믿음직 했어요. 강직하고 정직하며 두려움이 없는 친구였어요. 무슨일이든 그 아이와 함께 있으면 해결될 듯 하였조. 아버지가 저를 자주 구타하고는 했지만 탁구는 절 구해주기도 했고 또 재미있게도 해주었어요. 전 탁구를 보면서 용기가 무엇인지 알았어요. 때로 실수도 하고 때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항상 씩씩하게 이겨냈던 탁구를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나요.

 

Q3 정말 12년 동안 탁구만을 생각한건 아니겠조?

전 탁구와의 만남을 운명이라 생각해요. 제게 다른 선택이 있었다면 달랐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게 다른사람도 없고 다른 선택도 없었어요. 물론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한때는 탁구가 인생이 전부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어렸을 때는 그저 그런것 뿐이었는데 12년 만에 만난 탁구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조. 탁구가 어릴 때 모습 그대로인건 아니었지만 저역시 그랬조. 서로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그런데 내가 믿고 있던 그 믿음직 스러운 탁구는 그대로 였어요. 12년만에 다시 만난 탁구는 제게 "인천 앞바다에~" 라고 부르던 그노래를 다시 불러주었는데 그때 제 감정은 정말 벅차 올랐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어요.

Q4. 요즘 신유경씨에게 급 호감을 표현하는걸 넘어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구마준씨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그럴걸 왜 묻는지 모르겠어요. 구마준을 처음 본 어렸을때는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아이였을 뿐이고...그때도 이미 탁구에 대한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2년전 탁구를 보러 간 연회장에서 구마준의 어머니한테 모욕을 바가지로 먹은 후 꿀꿀한 기분으로 나오는데 구마준이 절 본적 없냐고 그러더군요. 그제서야 마준을 기억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마준에게 한마디 해주었조 탁구를 만나러 왔을 뿐이라고.

Q5. 구마준씨에 대한 감정은 그럼 전혀 없는 겁니까?

이상하조. 꼭 구마준은 제가 가장 힘들때 만나게 되요.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때조. 지나고 보면 그 원인은 늘 한승재 실장하고 사모님 때문이어서 그런듯 해요. 그래도 저도 여자라서 구마준씨의 적극적인 대쉬가 기분 나쁘지는 않아요. 때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제가 힘들 때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은 마음에 들기도 하조. 다만 아직까지 크게 흔들린 적은 없었어요. 

구마준을 마음에 담기에는 제 마음의 여분이 조금도 없거든요. 먼저 말한것 처럼 사모님한테 모욕을 당하고 힘든일이 왔을때 구마준이 내미는 손길은 절 흔들리게 한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것 뿐이조. 비서실 자리를 빼았기고 창고에 가 있던 제게 다가와 눈믈 흘리며 복수를 외치던 구마준은 지금까지 보아온 모습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모습이었어요.

Q6 신유경씨는 왜 굳이 거성식품에 있으려고 하는건가요?

글쎄요. 제 생각에 제인생에 가장 이상한 선택인듯 해요. 하지만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잖아요. 제가 어릴때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었는데 전 그때부터 오기라는 것을 가슴속에 담고 살아왔던것 같아요. 이 '오기'라는게 좋은 점도 나쁜점도 같이 가지고 있어요. 제가 살아온 힘은 지지 않으려고 하는 오기와 탁구에게 배운 용기 때문이지만 '오기'는 이렇게 항상 좋은 결과만 주는건 아니거든요.

오기로 인해 피치 못하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바로 거성식품에 입사한 일인듯 해요.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순 없어요. 제가 살아온 이유중에 하나를 쉽사리 포기해서는 신유경이 아니조. 제가 신유경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치사하고 더러운 일을 겪었지만 아직까지는 다 이겨내었고 이번에도 이겨낼꺼에요. 신유경은 그런 사람이조.

 거성식품에 입사한 것은 저도 그 이유를 명확히는 몰라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한 것도 아니조. 그래도 굳이 거성식품에 있으려고 하는건 막연하지만 강하게 와닿는 느낌? 혹은 예감때문이에요. 이곳에 있다 보면 절 모욕주고 함부로 했던  사모님과 한실장을 응징할 만한 기회를 감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아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 가라는 속담처럼 전 멀리서 지켜보기보다는 가까이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싶었던 것이조.

Q7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가장 불행하다 싶었던 적은요.?

먼저 불행한적 부터 이야기 할게요. 제 어린 시절은 늘 불행했기 때문에 딱히 한순간을 말할 순 없어요. 절 아프게 한일은 늘 있어왔고 또한 그것을 늘 딛고 일어 섰기 때문에 무엇하나 가장 불행한 일을 꼽으라니 어렵네요. 전 불행한 일이 너무 많았어요.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것 쯤은 불행한 일 중 하나정도일 뿐이조. 그래도 굳이 뽑으라면 탁구와의 이별이었지 싶어요. 어릴때는 정말 몰랐는데,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 다시 만나서야 그걸 알았고 다시 2년간의 못보게 되면서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제 대답은 조금 특이할 꺼에요. 살면서 행복한 적이 그다지 없었으니까요. 있다면 탁구와 함께 지냈던 그 순간순간 뿐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대학생 시절 자림이와 단짝으로 지내면서 조금은 즐거웠던 것 같았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즐거워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조. 항상 가슴 속 깊이 편안함을 주는건 탁구 뿐이었어요.

운동권 활동으로 경찰서에 붙잡혀 들어갔을 때 친구인 자림이는 절 외면했고 마음이 정말 너무 아팠조. 그날 밤  탁구는 경찰서 밖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들려 주었조. 아마도 그날을 평생 잊지 못할꺼에요.

Q8 구마준씨의 제안을 받아 드릴껍니까? 이점을 시청자들은 상당히 궁금해 하고 있거든요.

인터뷰 시간이 너무 길어졌네요. 드라마 보시면 아시게 되지 않을까요?(웃음) 아 너무 성의 없는 대답이었나봐요.(웃음) 마준씨는 제게 자신을 이용해도 좋으니 선택만 하라고 하고 있어요. 누가 들어도 매력적인 제안이조.  그런데 이번 한번의 결정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어요. 그로 인해 얻을 것 보다는 잃을게 더 많조. 남들이 보기엔 그 잃을 것들이 가치가 없어 보일 지 모르지만 제게는 그게 전부에요.

사자비) 여기서 잠시 끼어들기 들어갑니다~! 아마 마이크 테스트! 네네 잘 나오는군요.  여기서 팁 하나를 알려드리면 드라마를 보는 요령이 있는데 어떤 사실에 대한 의혹을 깊이 있게 파헤치려 하기보다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고 유추하라는 겁니다.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만큼의 스토리는 할리우드 에서나 보는 것이지 한국 드라마에서 찾을라고 하면 참 불편해지는 거거든요. 아무튼 구마준이 큰 키를 이용해 살짝 숙이는 각도로 마치 키스를 하는양 했던 것은 그저 복잡한 계산이 있어서 그랬다기 보다 탁구가 지켜보는 순간 막연히 이렇게 하는게 둘의 사이를 갈라 놓을 계기가 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잘못된 선택과 갈등은 대개 작은 오해로 부터 시작합니다. 탁구는 오해를 품고 돌아서고 그런 탁구의 태도에 안그래도 심란한 유경의 마음은 더욱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만, 탁구왕 드라마의 특성상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는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연출자가 이번 한번만큼은 터트려보자 싶으면 유경이 구마준의 제안을 받아 들일것이고 지금까지 보여준 원칙대로 흘러 간다면 그럴 확율은 매우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의 확율도 안된다고 보고 있고요.

Q9 신유경씨의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떻습니까.?

(웃음) 마치 연예인에게 하듯 질문 하시네요. 전 일개 거성식품의 사원일 뿐이라구요.

 오기로 거성식품에 입사 했지만 이제는 돌이 키기엔 늦은거 같아요. 물러서기엔 제 자존심이 너무 큰 상처를 입었고 또한 물러선다면 제가 살아온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를 놓치는 것과 같을 꺼에요. 그래도 너무 힘들고 비참해서 사직서를 쓰기까지 했는데 때마침 구마준이 찾아온 일로 인해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조. 원래한번 이렇게 빗나간 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게 드라마의 법칙인건 아시조? 그냥 사직서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했던 거에요. 뭐 사직서를 쓰고 나서도 실제 제출할 생각은 없었어요.(웃음)

탁구가 절 만나러 왔었다는 것을 전 몰랐어요. 오해할 만한 상황을 목격한 것도 몰랐구요. 탁구와 전 보이지는 않지만 굉장히 큰 믿음의 끈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쉽사리 이 끈이 끊어지는 일은 없을거에요. 그렇지만 안그래도 전 요즘 힘든데 탁구마저 오해하게 된게 너무너무 가슴 아파요. 늘 그래왔듯 조금만 더 참고 조금만 더 힘내서 탁구의 오해도 풀고 비서실 자리도 찾았으면 좋겠어요. 구일중 회장님이 절 찾고 자리도 찾아주었으면 좋겠는데, 회장님은 제 존재 자체를 잘 기억도 못하시나봐요.

사지비) 두번째 참견하게 되서 죄송! 탁구와 구회장이 만나서 부둥켜 앉았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뻔에 뻔짜가 아닐까? 유경이와의 어찌어찌 오해를 푼 탁구에게 유경의 이야기를 들은 구회장은 유경이를 찾고 다시 어찌어찌 복직이 되는 모양새가 아닐까 싶다. 유경은 분명 비서실 자리를 쫒겨난 것을 말하진 않았을 것이고 마준에게서 흘려 듣게 되던가. 탁구에게 들은 유경이를 구회장이 그냥 찾게 되면서 한실장이 어쩔 수 없이 원위치 시키는것 정도로 해결되지 않을까 싶은것.

Q10 마지막으로 '제빵왕 김탁구'에 출연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요즘 남여 평등 시대인데... 탁구가 조금 대장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똑같이 똑똑하고 똑같이 잘났어도 탁구 같은 성격이 유독 조명을 받는건 이해하지만 저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조금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주인공은 탁구라 어쩔 수 없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복수왕 신유경>이라는 드라마를 찍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의 관점을 절 중심으로 바꾸어도 충분히 재밌을꺼 같지 않나요? 절 비참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으로요.(웃음)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신유경과의 유쾌하면서도 뜻 깊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신유경의 속내도 들어 보았고 나름대로 앞으로의 스토리에 대한 유추도 해보았는데, 만족스러운 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이 추천기능을 하는데 글쓴이에게 생각보다 큰 힘이 되어 준다. 잊지 말고 눌러주고 가시길 바라며 글 마친다. 그럼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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