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논란에 휩싸인 '비(rain)'에 관한 씁쓸한 기사와 게시판의 글이 불과 얼마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그 결과가 법적인 문제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도덕적으로 '비'는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게다가 이 사건이 명확한 판결이 난다는 것은 정황상 힘들어 보이므로 오히려 이 논란은 계속되서 잊혀지지 않고 제기될 문제로 여겨진다. 설사 아무런 흠이 되지 않는 다는 법적 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성격상 쉽사리 잊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간략하게나마 이사건을 들춰 보면 제이튠엔터에 무임승차한 비가 회사이익을 넘어서는 돈을 챙기고 회사지분을 팔아 버린 일로 이로 인해 큰 피해를 본 일부 주주들은 배임죄를 거론하고 있지만 내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사실상 법적 책임을 물기란 어렵지 않나 보고 있다.

이와 흡사한 일이 더 있다. 바로 게임계의 전설적인 존재 '리차드게리엇'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먹튀한 사건인데, 이일은 리차드게리엇에게는 전혀 법적인 책임이 명확하게 없는 일로 그저 그의 명예와 관련 되어 도적적 문제제기만 가능한 일이다.

리차드게리엇은 PC게임 '울티마1~9' 및 아직까지도 온라인게임의 작품성 면에서 단연 최고로 평가받는'울티마 온라인'의 제작자로 세계 게임사를 통틀어 몇손가락 안에 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어느날 돌연 엔씨소프트에 입사하였고 이후 엔씨의 막대한 금전적인 지원에 힘입어 차기 대작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타뷸라라사'는 흥행에 참패하였고 나중에는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속에 많은 문제가 있었음도 드러났다.

엔씨소프트는 '리차드게리엇'을 영입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인지도와 이미지 상승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것은 수치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일인 반면에 '타뷸라라사'의 제작비와 리처드게리엇의 영입하는데 들인 비용까지 하면 말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차라리 안만드니 못한 망작 하나만 건진 셈이 되었다. 그런데 굳이 '먹튀' 논란이 일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보이는 손해가 보이지 않는 이미지적 이익보다 커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고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크게 문제가 될 꺼리도 되지 않은 것인데 이는 리차드게리엇의 태도로도 드러난다. 우리가 보기에는 뻔뻔해 보이는 태도이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그저 수년간 들인 노력이 보상을 얻지 못한 안타까운 결과에 그칠 뿐인 것이다.

게다가 '타뷸라라사'의 게임성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다소 대중적으지 못하여 흥행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뿐. 하지만 이는 엔씨소프트라는 기업이 '리니지 시리즈'와 '길드워'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왠만한 게임화사였다면 문을 닫아야할 만큼 엄청난 금전적 손해였다.

이 사건의 핵심은 리차드게리엇이 지난해 5월 엔씨소프트가 자신을 '해고' 했음에도 '자진퇴사'로 처리해 보유하고 있던 스톡옵션의 처분기간을 지나치게 제한받아 상당한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데 있다. 실상 그의 퇴사 이후 엔씨소프트는 해마다 거두고 있는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주식의 가치는 수배로 뛰었고 리차드게리엇의 스톡옵션이 보다 뒤늦게 처리 되었다면 그가 거둘 수 있었던 상대적 차익은 굉장하였을 것이다.

이에 대해 오스틴 지방법원은 리차드게리엇의 손을 들어 주었고 무려 330억원(위자료포함)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먹튀의 본질 그것은...

우주먹튀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리차드게리엇에게 법적인 책임 소재를 가릴만한 꺼리라도 있었다면 굳이 먹튀라는 말이 붙지 않았을 것이다. 즉, 먹고 튀는데 있어서 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였지만 심정적 도의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 공감한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먹튀'라고 부르는 것이다.

게다가 동서양을 막론하여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상호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면 도적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게리엇이 자신의 이름값을 믿고 엉성하게 덤벼 만든 돈만 쳐들인 작품 '타뷸라라사'로 엔씨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추가적인 330억의 돈을 얻어가려고 그렇게 소송까지 벌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다. 아무런 책임의식이 없는 참 대단히 자유로운 영혼인 듯 하다. 

사실 합리적인 서방애들도 리차드게리엇을 우주먹튀로 취급하고 비웃는 경우도 만만찮게 많으니 전설의 '로드 브리티쉬'는 이제 우주먹튀로 평생 남게 생겼다. 네밈드 였던 그의 명성은 어디로 갔노!!

 

글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바닥(추천), 구독(+)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