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이소룡이 쎄냐 성룡이 쎄냐를 두고 친구들과 내기 하며 놀던 기억이 나는데요. 아마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게는 이연결이 추가 되었을 듯 합니다. 머리가 굵어지고 학업에 바빠지다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인줄 알고 있던 액션 배우들이 사실은 영화적 컨셉에 불과 하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논쟁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이 성장하는 내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남자 아이들에게 있어 강함에 대한 동경 항상 마음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갖는 영상매체의 힘이기도 합니다.

성룡이나 이연걸 등 무술 스타들의 어린시절에 대해 찾아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연걸의 경우 어떤 전국무술대회에서 3연속 우승했다던지 하는 기록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소룡의 경우에는 '절권도' 를 창시한 데다가 중국 무술계의 대부였던 엽문의 '영춘권'을 사사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보내었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로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21세기 들어 인터넷이 발달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이들 모두가 무술을 잘하는 영화배우 일 뿐이라는 사실과 소위 최고의 무술인 줄 알았던 '절권도'가 그저 여러 무술을 엮어낸 한 종류일 뿐이라는 사실 등, 알아 보려 하면 얼마든지 빠르고 정확하게 진실을 알 수 있게 되어 어린시절부터 환상을 갖거나 하는 경우는 이제 그다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청소년기를 보내는 남자 아이들의 강함을 동경하는 마음 자체는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세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때 복싱강국으로 세계에 위상을 크게 떨친 적이 있었고 프로레스링에서도 김일, 역도산등 유명 프로레슬러를 배출 하였지만 '정치 경제적 격변의 시대'를 지난 90년 이후부터 점점 쇠퇴하기 시작하더니 밀레미엄 시대 이후로는 완전히 잊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 존재감이 사라지고 없게 됩니다.

그런데 프로레스링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예나 지금이나 그 인기는 대단하여 지금도 프로레슬러 출신 슈퍼스타가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WWF에서 여러 단체가 통합되고 사라지면서 결국 WWE라는 단체로 최종적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미국 프로레슬링계는 (다른단체도 있지만 대표성있는 이들단체만 다룸) 전세계 승자들의 무대로 다른 나라는 명함도 내밀기 힘든 엄청난 신체적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자비가 미 프로레슬러들을 높이 평가 하는 것은 선수들의 극한에 달한 신체적능력과 철저한 부상관리 등을 통해 정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위험한 장면들을 늘 상 연출하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 중 일부는 실제 전미 레스링 선수권 대회 우승자라던지 세계 대회 금메달 수상자등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미 '프로레슬링'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슈퍼스타, 커트앵글의 경우인데, 1996년 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 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감동을 자아냈던 선수입니다. 이처럼 실전에서도 통할만한 화려한 전적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하다보니 프로레슬러들의 엄청난 운동신경과 더불어 실전에서 가장 강한것은 프로레슬러가 아니냐 하는 생각마저 들었던게 사실이고 실제 그럴만한 선수들도 일부 있었기도 합니다.

 

MMA 종합격투기를 세상에 알린 역사적인 사건.

일본은 미국 못지 않게 프로레슬링이 인기를 끄는 나라입니다. 다카다 노부히코는 잘나가던 프로레슬링 선수로 활약하다 실전 프로레스링 단체 UWF로 대형히트를 치며 일본인들에게는 최강의 파이터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선수 였습니다. 일본인들도 프로레스링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전단체를 이끌고 있는 다카다 였기에 그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고 막연한 강함에의 동경은 다카다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다카다와 발리투도(무규칙격투)의 450전 무패로 알려진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전설적인 격투가 힉슨 그레이시가 1997년 이벤트성 MMA 경기에서 맞붙는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종합격투기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아 승패를 이야기 해야 하는군요. 당연히 다카다는 상대가 되지 못하였고 다카다가 사용하는 프로레슬링 기술은 실제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힉슨이 암바로 승! 이대회가 예상외의 엄청난 호응을 얻게 되자 남자의 자존심을 걸고 경기에 임한다고 하는 <프라이드> 대회는 일회성 이벤트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이벤트로 격상되게 됩니다.

<프라이드> 에 앞서 미국과 브라질 등에 UFC와 각종 무규칙 대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다카다 vs 힉슨 의 경기가 있던 시절 즈음해서 실전에 가까운 격투기 대회는 본격적인 부흥기를 맞게 되었다고 하는게 맞을 것입니다. 눈과 급소를 제외한 제한이 없이 늘상 피가 옥타곤을 물들게 했던 UFC도 점점 룰의 개정을 통해 자리를 잡아가게 되고 세계 실전격투기를 완전히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그레이시 가문을 <프라이드> 무대에서 사쿠라바가 연이어 격파하는 사건 아닌 사건이 벌어지자 세계 격투기계의 시선은 온통 <프라이드>에 시선이 쏠리게 됩니다. 

MMA(종합격투기) VS 프로레슬링

격투기에 관심을 가지고 오랬동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나 이제 갓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적인 차이를 제외하고는 대개 비슷한 사고방식을 보여주는데요. 그것은 룰에 대한 제한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알면서도 각각의 스포츠나 무술의 강자는 타 룰의 선수에게 얼마나 통할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룰의 제한을 받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종합적인 무술이 귀결점으로 통하고 있는 MMA가 보다 실전에 아깝고 이에 맞춰 훈련한 선수가 인간의 원초적인 강함에 가장 가깝다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UFC의 살아 있는 전설, 랜디 커투어

 

상대 선수에게 펀치를 내뻗고 관절을 붙잡아 꺽는 시도를 하는 등 격렬한 동작을 하는 경기인 UFC에서 오랬동안 승자로 군림하기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조. 랜디 커투어는 UFC 라는 세계의 강자들이 우루루 몰려 있는 격투대회에서 여러차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로 UFC를 대표하는 단한명의 선수를 꼽아야 한다면 그를 꼽는 사람이 다수 일정도로 유명한 슈퍼스타입니다

프로레슬러 중 유명했던 '더 록' 이 미이라2에서 스콜피온 킹의 역할을 맡아 호연을 하고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기도 하였지만 프로레스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직은 그 인기가 못 미치고 있는 MMA계의 선수 일부가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그 이슈의 강도가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랜디커투어 만은 다른 것이 UFC를 한번도 시청한 적이 없는 미국시민들도 랜디커투어의 이름만은 알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슈퍼스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격투매니아들에게 랜디커투어는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할 수 밖에 없는 대단한 존재임이 틀림 없습니다.

재미 있는 것은 우리가 어릴적 '세계 최강'으로 생각하던 이소룡은 어릴적부터 무술을 배우고 미국과 홍콩을 오가며 무술도장을 운영하기도 하다 영화계로 뛰어든 케이스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무술가로서의 이미지보다는 '영화배우'로서의 이미지가 더욱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무술가로서의 그의 위치는 생각보다 크지 않으므로 상세히 알게 되면 될수록 실망 할 수 밖에 없조.

그에 비해 랜디커투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케이스인것이 UfC의 챔피언 자리를 여러차례 따낼 정도의 엄청난 실전강자이고 이미 증명된 강자의 위치에서 누리는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에 진출하였다는 점입니다. 사뭇 다른 이 두 케이스가 가지는 의미는 조금 남다른데, 그 이유는 무술에 대한 환상이 있었을 당시의 '최강무술인(증명되지 않은..)'과 '증명된 강함'을 바탕으로 '최강'으로 불리우는 격투가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격투가, 액션 영화의 단골 손님

프로레슬링이든 종합격투기이든 확고한 팬층이 존재 하지만 선수로서의 스타성을 모두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고 엔터테이너 적인 끼를 지닌 선수라면 더우 그러한 면이 아쉽기 때문에 대개 액션 영화로의 진출을 꾀하게 되는데,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10년 기준으로만 보면 단연 이연걸 과 랜디커투어 가 무술가로서 혹은 격투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연찮게도 이 두 배우은 최근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익스펜더블>에 공동 출연하게 되었는데 이영화는 가수 '비'가 캐스팅 될 뻔 했다가 '비'의 월드투어 일정 관계로 캐스팅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슬베스터 스텔론,제이슨 스태덤, 이연걸, 아놀드 슈왈제네거,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돌프 룬드그랜, 랜디 커투어 등 눈이 휘둥그레 지는 출연진이군요. 모두 액션으로 한 끝발 날리던 왕년의 액션스타로 이들이 한 영화에 모였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네요.

제가 이 영화를 주목하게 된 것은 이중 이연걸과 랜디커투어 등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이연걸이 등장했던 영화치고 재미 없던 영화를 찾기 힘들다는 것과 랜디커투어는 영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제목 "프로레슬러 VS 종합격투가" 에서 어느새 이렇게 까지 이야기가 번젔는데요. 결론을 다시 한번 집어 드려야 마무리가 될 듯 합니다. 실전을 표방한 무규칙 격투가 대회는 공식적으로 커다란 이벤트로 성장하기 힘드므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춘 UFC와 같은 종합격투기가 십여년전부터 본격적으로 태동하였습니다. 무술인들 중 날고 긴다고 하는 사람들도 복싱과 레스링을 겸비 했던 초기 MMA선수들에게 변변히 대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무참히 꺽이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더더욱 발전해 가는 종합격투기는 완전한 대세로 자리 잡아 이제와서는 더이상 타 무술과 강약을 논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실전은 그냥 흔히 말하는 개싸움이지만 우리가 그러한 것까지 관심을 둘 필요는 없고 안전을 담보한 격투기에서 그 해법을 찾게 되면 종합격투기가 가장 실전에 가까우면서 우리가 늘 상 추구하는 강함에의 동경을 만족시켜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