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나쁜남자 김남길" 이 출연했습니다. 김남길은 입대연기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출연중이던 <나쁜남지> 분량을 20회 에서 17회로 줄이는 등 최대한 그의 입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였고 입대 하루 전날에서야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그 얼굴을 드러냅니다.

김남길의 고민은 " 저...또 잊혀지면 어쩌조" 라는 것. 뒤늦게 스타대열에 뛰어든 대기만성형 노력파로서의 입장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 합니다. 팬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김남길은 오랜 무명의 세월을 겪은 적이 있으니 위와 같은 고민을 토로할 만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김남길의 프로필만 보아도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김남길에 대한 위키백과 내용을 보시면 영화,드라마,연극,뮤직비디오,나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상당히 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위키백과 바로가기]

김남길은 고등학교 때 리어왕을 접하였는데 관객들이 연극을 보며 울고 웃는것에 반하여 연극을 시작하게 되고 연극 만을 생각하며 살다 방송국 공채 출신 선배의 추천으로 방송3사 공채를 보게 됩니다. '조금 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그가 마침내 공채에 수석으로 합격하고 또다른 연기인생을 시작 하는 기대감에 들 떠 있을 때 불현듯 끔찍한 교통사고가 찾아오고.., 병원에 있으면서 밤새 불을끄는 것을 두려워 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김남길은 모든 것을 다 잃는 낙오자가 되는건 아닌가 하는 실의에 빠졌다고 합니다.

심적인 부담감과 좌절감에 헤메던 그에게 '오협'이라는 한 기수 위의 선배가 매일매일 찾아와 위로하고 용기를 붇돋워 줘 마침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 힘을 내게 된게 6개월 가량 걸리게 됩니다. 그렇게 굳세어라 금순이의 첫째 남편역을 맡게 되자 대단한 신인이 나타났다고 주목 받던 그는 드라마 중반에 케릭터가 죽는 일을 겪게 되고 이후  또 다시 <연인>으로 주목받다가 잊혀지고 마는 일을 '선덕여왕' 이전에 두번이나 겪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군에 다녀온 후 잊혀지는거 아니냐 하는 고민을 '무릎팍도사' 에서 털어 놓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은 틀리다. 괜한 기우에 불과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드라마였던 '선덕여왕'에서의 비담 김남길은 정말 2년이 아니라 그 열배가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의 강한 임펙트를 시청자들에게 가슴속에 깊이 각인 시킨 상태이니까요.


 선덕여왕, 비담 이야기

 

김남길은 드라마<선덕여왕>에서 본격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케릭터로 나오는 듯 하였으나 나중에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끝내 사랑하는 사람마저 믿지 못하고 자멸하고 마는 케릭터를 연기하여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사자비는 빛무리님이 포스팅한 '선덕여왕, 비담의 마지막 편지'일부를 발췌 하여 소개해드리면서 마지막 비담이 가는길의 느낌을 전해 보려 합니다.
 

 그대는 아무것도 모르던 나의 손을 잡고 끌어내어, 세상을 알게 하였고, 사랑을 알게 하였습니다. 그대를 알게 되면서 많은 괴로움을 겪어 왔으나, 이제 돌이켜보니 그 모든 순간에, 고통보다 기쁨이 훨씬 더 컸던 것을, 왜 지나온 동안에는 깨닫지 못했을까요? 그대가 돌아와야 할 황궁에, 그대보다 먼저 돌아온 것은 나였습니다. 나는 그대의 앞길을 열어 주기 위해, 일식의 비밀을 가슴에 품고, 나를 버린 내 어미를 만났습니다. 드디어 달이 태양을 덮고, 하늘이 어두워지며 일식이 시작되는 순간, 이미 나는 그대의 커다란 존재에 그처럼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이토록 작은 그릇으로 태어난 나의 어깨에, 어미는 왜 이토록 커다란 짐을 지웠던 것일까요?
그러나 이제 원망도 빛을 잃었습니다. 오직 남은 것은, 그대에게 전해야 할, 한 마디의 말 뿐이었습니다. 연모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전하였으나, 아직도 전하지 못한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그대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아직 그대를 알아보지 못하였을 때... 쫓기던 그대를 내 손으로 꽁꽁 묶어, 설원랑에게 팔아넘겨 스승께서 명하신 약재를 구하려고 하였을 때... 그대가 나에게 했던 말... 그대가 처음으로 나의 마음을 두드렸던...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
" 고마워."

빛무리님의 '선덕여왕' 마지막 편지 [바로가기]


비담은 덕만이 집권 한 드라마의 후반부에서 본격적으로 카리스마 가득한 치명적인 매력을 내뿜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비담을 연기한 김남길의 진가가 들어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전반부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김남길은 스승과의 갈등 정도가 부각 되었을 뿐 덕만과 유신에 비해 그 비중이 크다고 할 수는 없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실을 연기한 고현정의 그림자가 워낙 컸던 탓도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후반부로 접어들고 비담은 미실이 죽기 전에 자신에게 남긴 "사랑이란 것은 아낌 없이 빼았는 것이다"  라는 말대로 궁내에 세력을 만들고 유신을 견제하며 온갖 음모를 꾸미는 주역으로 등장하여 시청자들을 분통 터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데 비담은 연모의 마음을 다하고 그에 대한 수단으로 정치를 이용한 것이었지만 비담과 함께 한 사람들은 비담마저 속이고 덕만을 궁지에 몰아가며 양쪽을 이간질하고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이때 비담은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는 선덕여왕의 마음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비극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찌 보면 비담만큼 비극적이면서 복잡한 성격의 케릭터는 참으로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변화무쌍한듯 보이는 케릭터의 내면에는 스승 문노에 대한 사랑과 미움, 자신과 함께 해준 많은 사람들 보다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만을 갈구 하는 순수한 마음, 그리고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빼 들어야 했던 피 어린 칼의 길. 그리고 끝까지 망설이고 망설였지만 진심으로 사랑과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대해준 덕만을 오히려 그 스스로가  믿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까지...이렇게 복잡다단한 비담의 케릭터를 김남길은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시청자들에게 깊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리고 드라마 <선덕여왕>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덕만을 오해 했음을 알고 마지막 말을 전하기 위해 덕만을 향해 가던 장면은 정말 오랬도록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전하지 못한 한마디' 그 하나를 위해 칼을 맞고 피를 흘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덕만을 향해 그 처절한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시청자들은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으니까요.


 나쁜 남자의 나쁜 매력

 

나쁜 남자의 나쁜 매력에 홀릭 해야 했던 많은 시청자들은 17회로 단축 된 데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모르지만 제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세월은 물처럼 흘러 2년은 금방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김남길과 같은 진짜 연기자는 세월과 함께 같이 성숙해 진다는 것 또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보니 칭찬 일색이 되어 버렸는데요. 그만큼 제대로 된 준비가 되어 있던 연기자였고 누가 봐도 반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남자였습니다. '공익'인데 무슨 군대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머리를 긁적이고 쑥쓰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던 그가 이제 이 글을 쓰는 현재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 테지요. 아무쪼록 김남길씨가 몸 건강히 다녀와 그의 명품연기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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