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요계를 일찌감치 접수한 아이돌 그룹 은 여러 문화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질 정도로 지배적인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이때문에 최근 새로이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을 볼 때 마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대하는 언론보도가 심심찮게 뉴스화 되어 보도 된 적은 여러차례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메인 뉴스타임인 MBC뉴스데스크에서  작정하고 비판하는 뉴스를 보게 될 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이돌은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있나.


아이돌 그룹의 전형적인 구성은 한두명의 메인보컬이 노래 전반부 일부와 후렴구를 맡아 전체적인 음악적 색깔을 가늠하게 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은 노래 중 자신에게 배정된 파트만을  부르고 이중 뛰어난 춤 솜씨를 가진 멤버가 한명 정도는 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후렴구 및 가창력이 필요한 부분은 거의 같은 멤버가 차지 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 보면 멤버는 여럿이어도 노래색깔은 흡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나마 이러한 형태라고 하더래도 멤버의 수가 3~5인조라고 하면 모를까 이 이상 넘어가면 구조가 또 달라집니다.

그룹의 멤버가 열명 전후가 되면 메인보컬은 둘 정도로 고정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너무 많은 보컬을 두게 되면 노래가 산만해지기 때문입니다. 메인보컬에 따라 곡의 색깔이 달라지고 다른 멤버들은 양념적인 역할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멤버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배정되는 파트는 몇몇에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그룹을 결성할 때 이 몇몇의 멤버에게 곡의 대부분을 할애 하도록 구조화 되어 선발하게 되어 있으니, 인기좀 얻어간다고 다르게 반영하는 것은 생각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5~7인조까지는 멤버들간의 가창력 차이가 극심하지만 않는다면 노래가 나올때마다 각 멤버들에게 배정되는 파트의 비중을 의도적으로라도 조정해 볼 수 있지만 이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춤이나 외모 등 다른 이유로 그룹에 들어간 멤버의 경우 보컬트레이닝을 더욱 강화 하는 것 보다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게 더 낫다는 결론을 미리 내리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메인보컬의 경우 무대경험이 쌓이고 세월이 흐르면 실력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외의 경우는 데뷔할때나 몇년뒤나 크게 달라지지 않아 음반 제작자 입장에서도 더 많은 파트를 할해해줄 생각을 하지도 않고 멤버들도 의례 기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더 노래 잘하는 멤버가 있는데 굳이 그렇지 못한 멤버에게 노래파트를 더욱 할애해줄 필요는 없게 되고 이것은 몇년이 지나도 항상 그대로가 됩니다.

 

5초가수라 불리는 그들.

뉴스데스크에서는 <Y>로 활동중인 남성 아이돌 그룹 엠블랙 을 언급하며 미르15초, 지오32초로 이야기하고, 애프터스쿨의 <뱅>은 가희가 16초, 레이나가 13초, 정아 6초, 주연은 3초라고 소개합니다. 인피니티의 경우 멤버가 다같이 부르는 부분이 많아 개인별 파트는 가장 적었는데, 1초~4초 사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가창력 보다는 다양한 재능이 더 중시된다. 그러다보니 연예계에서는 가수로 정착하기 보다는 가수로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연예프로 진행자로 전환하는 것이 선호된다" 라고 비판합니다.

아이돌 그룹이 결성되고 인기를 얻어가는 과정이 모두 기획되고 만들어 지는 경향이 강한 지금 이렇게 노래를 맡아 부를 수 있는 파트가 제한적으로 배정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고 참가 하는 멤버들도 각각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때문에 그다지 파트에 대해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이 전성기를 지나 뒤이은 아이돌 그룹이 치고 올라 올 때 살아 남는 경우는 메인보컬인 경우가 많고 그렇지 못한 멤버들은 자기가 강점을 갖는 분야에 따로 진출하여 성공리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그룹의 하락세와 멤버의 하락세는 운명을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아이돌을 지원하는 아이들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꿈을 이루고 싶다고. 그리고 데뷔한 아이돌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오랜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힘든시기를 거쳐왔다고. 그런데 전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결국은 그룹내에서 내가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 알고 들어간 것이냐고. 그리고 그 '무엇' 속에 노래는 들어가 있는게 맞냐고.

아이돌 그룹은 한국대중문화에 관계된 여러 사람들과 대중이 함께 만들어 놓은 합작품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시도는 보이지 않고 극단으로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소비하지 못하도록 만든 기형적인 구조가 되어버린  대중음악계는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합니다. 아이돌 그룹 자체는 여러 긍정적인 요소도 많이 있고 인정해야 좋지만 아이돌 그룹이 온통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까지 옹호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합니다.

줄곧 포화상태의 아이돌문화를 비판하여 온 저도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자주 듣습니다. 비판은 과도하기 때문이지 아이돌 자체를 버려야할 존재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요. 포화상태라고 하는데도 계속해서 데뷔하는 가수들은 여전히 아이돌을 꿈꿉니다. 그리고 열명 남짓한 그룹내에서 몇초 부르다 마는 멤버라도 되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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