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보헤미안 스페셜' 에 <이상은, 바비킴, 강산에, 하찌> 가 출연하여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과 음악과 사랑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놀러와를 보고서는 이참에 그동안 미뤄 두었던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중 3번째를 '이상은'편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몇년전 god의 '어머니께' 라는 곡이 인기를 끈지 한창 지나 라디오에서 조차 잘 틀어주지 않을 즈음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이 노래가 MP3플레이어를 통해 들려오자 감정이 북받혀 눈물을 흘린적도 있었고, 이상은이 부른 <언젠가는> 이라는 노래를  홀로 있을때 이어폰을 끼고 듣고 있노라면 속에 눌려 감춰져 있었던 감정이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속에 갖혀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을때 음악이 내게 주는 영혼의 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아닐까요.

-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1편 "강변에서 만난 그녀 J에게, 한국의 대중음악 이선희편"
-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2편 "서른즈음에, 한국의 대중음악 김광석편"
-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3편 "자유로운 영혼의 그녀, 한국의 대중음악 이상은편"

템버린을 들고 방방 뛰던 그녀, <담다디>로  문화적 충격을 안기다.

개인적으로 이상은의 팬이었기에 그녀의 데뷔 시절에 대한 기억이 매우 선명하게 납니다. 오래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를 부르던 생기발랄한 이상은의 모습은 요즘 흔히 말하는 보이시한 모습이었고 '담다디'를 부를때 추는 조금은 발찍한 춤 또한 전국을 강타했다고 할 정도로 크나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담다디>로 이상은은 전국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고, 곡 자체도 충격적이라고 할정도로 기존에는 들어 본적이 없는 스타일이었습니다.

# 참고포스트)
- 바람을가르다님의 "아이돌의 후크송, 원조는 이상은의 담다디" 재미있는 분석이 담긴글입니다.

그런데 막상 '담다디'에 이은 이상은의 앨범을 기대 하고 있던 팬들에게 있어 처음 나온 이상은의 1집 앨범은 선머슴 같은 춤을 추며 흥겨운 노래 <담다디>를 부르던 이상은의 모습과 전혀 동떨어진 곡들이 담겨 있었고 그것은 충격이었습니다. 이미 밝혔다 시피 이상은의 팬이었던 사자비는 망설이지 않고 이상은의 앨범을 구입하였는데, 앨범은 짙은 감성이 가득한 서정적이거나 차분한 곡들로 채워져 있었던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Happy Birthday / 이상은 1집

Happy Birthday
사랑을 첨 느낄때부터
아침이 밝아와도
슬픔없는 이별
내인생을 위하여
사랑해 사랑해
글쎄 침묵을 지킬 수 밖에
당신은 꼭 무지개 같아
음악이 끝나고

"오늘 처럼 따사로운 아침에 너의 목소리 들려오는 전화기에 대고
사랑해...사랑해...사랑해...얘기 하고 싶어~" -<사랑해 사랑해> 의 가사 중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이상은이 감성이 물씬 담긴, 어찌 보면 조금은 슬픈듯한 느낌을 담아 부르는 곡들은 신나는 곡 <담다디> 와 는 전혀 별개의 느낌을 주었기에 당시 많은 실망을 한 팬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담다디' 가 '이상은'적인 음악이 아니었던 것은 아니고 '담다디' 또한 그녀의 스타일임에 분명하지만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에 '담다디'는 그 일부분일뿐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1집 뿐 아니라 이후의 이상은의 음악에 있어 '담다디'와 같은 곡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즉,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부르던 이상은의 모습은 전국을 열광케 했던 단 한곡 '담다디'로 시작되고 끝이났습니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이상은은 자신의 음악의 길에 대한 소회를 밝힙니다. 강변가요제를 통해 가수가 되고자 했던 그녀의 바램은 "싱어송 라이터가 되고 싶어서" 였습니다. 그리고 '누구한테 받은 가사보다 내 얘기가 하고 싶었을 뿐' 이었음을 말합니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BEST3'의 첫번째로 '낯선사람'을 꼽을 정도로 낯을 가리는 이상은에게 있어 가수가 되어 자신이 하고픈 음악활동과 동떨어진 '음악이외의 활동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되었고,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많은 실망을 했음을 내비칩니다. 이런 이유로 '담다디' 라는 곡도 그녀의 노래의 일부분임에도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이 고정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그녀는 더이상 '담다디'와 같은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된 것입니다.

<담다디>의 신선한 충격에 열광했던 사람들의 기대를 가볍게 물리친 이상은의 용기를 그때는 의아스럽게나 여겼을 뿐 깊이 있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상은의 1집 은 나름대로 팬들의 심금을 울리며 그녀의 음악적 색깔을 알리는데 기여를 합니다.

어찌 보면 록그룹 <Radio Head>가 그들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곡'Creep' 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헤드의 몽환적인 음악적 스타일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곡 '크립'은 소위 대박을 터트렸지만 그들의 음악이 <크립>이라는 곡에 오히려 갇혀 버리는 현상이 보이자 한동안은 가장 부르기 싫어 어하는 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크립>은 라디오헤드의 시작이자 이후 세계음악사이 길이 남을 명반 <OK, Computer>가 태어나게 한 과정으로서 의미가 깊은 곡입니다. 라디오 헤드는 <오케이 컴퓨터>로 그들의 음악적 색깔을 아주 진하고 표현하였고 이에 공감한 팬들은 라이도헤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지만 세월이 지나 다시 그들을 회상할때 <크립> 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2집활동, 그리고 이후...

  우리 이제는 좋아하게 될꺼야
  지나버린 시간들이 다시 되돌아 오면~
  - 사랑할꺼야 中

이상은의 2집 "사랑할꺼야"는 나름대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첫 앨범은 '담다디'의 인기에 힘입어 괜찮은 앨범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이상은이라는 대형신인의 기대치에는 못미친 성적이었는데, 2집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강변가요제 대상>출신으로 단기간에 엄청난 조명을 받았던  대형신인이 1집에 이어 2집이 나오자 다시금 관심의 대상이 되는 듯 하였으나 그것은 오래가지 못하였고, 어느정도의 관심과 어느정도의 흥행정도로 마무리 되고 맙니다. 이때까지도 남자같은 복장에 남자같이 거침 없이 무대를 활보하며 노래를 부르던 이상은의 모습은 이후로 일본에 이어 미국으로 건나가게 되며 더이상 보기 힘들게 됩니다.

  더딘 하루가 지나가는 하늘
  햇빛과 바람은 나를 스치고 있는데
  기억의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아무일 없는 듯 가슴을 쓸어 보지만
  이렇게 사랑의 아픔은
  한없이 깊어만 가고 있네~
  - 3집 타이틀 <더딘하루>中

이상은은 3집부터는 직접 곡을 만들었으나 대중들의 반응은 보다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그녀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주는 정도에서 그치고 맙니다. 그리고 위의 가사를 보듯이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는 아름다운 곡으로 기억될 수는 있을지언정 대중친화적이지는 못한 결과를 낳으며 서서히 잊혀져 가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3집은 이상은이 그녀 자신의 길을 걷는 중대한 계기가 됩니다.

잊혀지고 있었다. 그리고 5집 "언젠가는'으로 돌아왔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때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 이상은의 언젠가는 중에서

한국의 대중음악사를 되돌아 볼때 반드시 기억될 곡으로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과 마찬가지로 이곡이 발표되었던 1993년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과 '듀스' 등의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던 시기여서 이러한 서정적인 노래는 뜬금 없는 곡이 될 수도 있었지만 워낙 공감을 깊게 불러 일으키는 곡이어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슴 깊이 전해지는 깊은 감성의 물결을 느끼고 사랑하고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는>의 가사는 길지 않습니다. 그러나 길지 않은 가사에 삶의 애환을 담고 그 가사를 깊이 있게 전달해주는 서정적인 멜로디를 듣고 있노라면 정말 아련한 감상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히 최고의 곡 중 하나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으며 노래가 우리삶에서 존재하는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곡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사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씁니까.

“시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교지에 시가 나왔는데,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해야하나요. 제 입장에선 가사가 가장 중요해서, 가사를 먼저 쓰고 자연스러운 멜로디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곡합니다. (작곡은 어떻게 합니까.) 뉴욕에 있을 때 낸 3집 ‘더딘 하루’부터 제가 직접 곡을 만들었는데요. 가사를 쓰고 멜로디에 라인을 붙이고, 편곡 방향을 편곡자와 의논하는 방법을 터득했지요. 그리고 일본에서 다케다 하지무(공무도하가 때부터 함께 작업한 음악적 동지)를 만나면서 그 과정들이 쉽게 됐죠. 다만 앨범 하나를 만들고, 그 다음 앨범을 만드는 시간까지 고민을 길게 하죠.”  - 경향신문 기사중 [원문보기]


이후의 행보.

"20대 때는 '20대스러운' 30대 때는 '30대스러운' 음악이 나온것 같아요. 공무도하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들 시도한 앨범이었거든요. 가장 먼곳에 가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고, 가장 깊은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서른살 때부터 생각이 바뀐것 같아요. 새로운 것들에 눈이 뜨이는데, 저의 경우에는 일상이었어요. 일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즐겁게 견뎌나가는 힘을 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멀리 가고 높이 날아간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상은의 인터뷰 내용에도 담겨 있는 '공무도하가'는 한국의 100대 명반에 무려10위에 랭크 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소개하는 뮤지션들의 전성기 이후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상은의 음악적 행보 중 놓칠 수 없는 부분을 짧게라도 짚어 본다면 <더딘하루>로 음악적 방향이 달라지고 <언젠가는>으로 대중의 사랑을 가장 크고 깊게 받았다면 <공무도하가>에 이르러서는 비로소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로서 존중받고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이상은 편 마무리 및 리뷰 후기.

마무리하며...

음악을 사랑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녀, 이상은의 음악적 행보는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진정한 뮤지션이 가야할 길이 무엇이냐고 묻는 누군가가 있다면 사자비는 전문가가 아닌이상 직접적으로 해줄 말은 없겠지만 "이상은이 걸어온 길을 찾아보며 느껴보라" 라고 자신있게 말해줄 수는 있을 듯 합니다.

한가지만 더 덧붙인다면... 인생의 어느때 어느순간~한순간의 감흥이 전신을 뒤덥을 그때 나 자신을 불태울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영원히 기억될 <언젠가는> 과 같은 곡을 쓰고 부를 수 있을 것이 아닐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후기...

음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한번 포스트를 작성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과 이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도 힘들기 때문인데요. 기억을 의지하여 글을 작성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이상 아티스트에 대한 기억에 살을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내용을 정리하는데 들이는 시간은 즐기고자 하는 의도가 가장 강한 블로깅 생활에 있어 딜레마가 되고 맙니다. 글을 마무리 하는 지금, 전일 10시부터 현재 새벽5시까지 7시간 정도를 이 글에 투자하였지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될까 하는 염려도 있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이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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