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었을 시절을 이야기 하듯 노래하는 가수, 김광석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1편 "강변에서 만난 그녀 J에게, 한국의 대중음악 이선희편"
한국의 대중음악 시리즈 2편 "서른즈음에, 한국의 대중음악 김광석편"

故 김광석님은 사자비 보다 대략 3~7세 위정도의 세대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던 가수입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고른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그 시절을 '함께 한 세대'가 가장 깊이 있게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연도로 치면 대략 68년생부터 74년생정도.

김광석님이 만들고 부른 노래는 그 하나하나가 공감가지 않는 제목인 것이 없고, 듣고 있노라면 삶에 대해 잔잔히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됩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입대전 친구들과 그 섭섭함을 나눌때 부르곤 하는 넘버원 애창곡은 역시 '이등병의 편지' 일텐데요. 한구절 한구절 와닿지 않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시절에 가장 깊이있게 느끼게 되는 한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집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날
부모님께 큰절 하고 대문밖을 나설때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 않게" - 이등병의 편지 中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속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겪게 되는 한 시절의 이야기는 술한잔 걸치면서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해 줍니다.

1984년 김민기님의 음반에 참여하며 데뷔한 김광석님은 대중적인 큰 인기를 누리던 '동물원'의 보컬로도 활약합니다. 이후 솔로로 전향하여 부른 곡 <사랑했지만> <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은 모두 깊이 있는 사랑을 받은 곡들이었습니다.

사자비가 추천하는 김광석 베스트13

1. 사랑했지만
2. 사랑이라는 이유로
3. 나의노래
4. 일어나
5. 서른즈음에
6. 거리에서
7.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8. 광야에서
9. 그녀가 처음 울던날
10.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11.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12. 먼지가 되어
13. 변해가네

개인적인 기억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사자비의 친형님과 매형 세대(40전후)가 좋아 했던 그 시절의 가수 김광석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랫말과 멜로디로 깊이 있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 경우 초등학교 시절에는 이선희 와 전영록의 노래를 좋아하던 누님의 영향을 받아 전영록과 이선희의 곡을 많이 듣다가 중학교로 올라간 이후부터는 팝송을 듣기 시작하였는데 유독 제 형님(당시 대학생)이 '동물원' '노찾사' '정태춘' 등의 노래를 좋아하여 방에 하나뿐이 없는 카세트를 독점하는 바람에 따라서 듣게 된 것이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접하게 된 인연이었습니다.

그때는 이전에 포스팅 했던 팝스토리 처선째 - 데비깁슨편 에서 처럼 팝송을 즐겨든던 때였기 때문에 김광석님의 곡이 그렇게 깊이 있게 와닿지는 않았었습니다만, 어깨넘어서라도 들어 보았던 그 기억이 차후에라도 김광석님의 음악을 다시 접할 수 있는 연이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듣게 된것은 고등학교 시절 이후부터였는데요. 형님이 군에 가 있고 홀로 방을 사용하게 된 저는 '동물원' '노찾사',' 다섯손가락',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등의 노래를 즐겨 듣게 되었는데 이때에 이미 김광석님은 저와 함께 하는 분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군입대전 '이등병의 편지' 를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젊은날의 생각을 소리질러 표현하였고,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광야에서'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등을 읇조리며 젊은 피를 달래었습니다.  그리고 나이 서른이 다가올 무렵에는 '서른즈음에서'를 노래하며 짧았던 20대의 청춘을 아쉬워하고 조금은 더 성숙해져가는 내 자신과 그로 인해 버려야 하는 많은 것들의 슬픔을 친구들과 함게 노래 했습니다.

주간 한국에 실린 [추억의LP여행] 김광석 의 글을 조금 인용해보겠습니다.

 "TV등 주류무대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았지만 발표하는 앨범마다 소리 소문 없이 20~30만장이 팔려나간 언더그라운드 인기가수였다. '너무 우울하다' 라는 이유로 한때는 방송 금지 되었던 그의 노래 '이등병의 편지'는 1980년대 이후에 군대에 다녀온 젊은 청춘은 한번쯤은 노래 했던 그의 대표곡이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창단멤버가 되어 1집 앨범에 참여했다. 민중가수가 된 것이다"

"87년, 친구들과 녹음한 습작들을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이 듣고 음반 제작을 주선해 주었다. 그 음반이 88년에 발매된 '동물원'의 1집. 아무 기대 않고 세상에 던저진 그의 노래 '거리에서' 와 '변해가네' 가 빅히트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그와 동물원 멤버들은 그들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


 80년대 후반 소방차나 김완선이 대중의 환호를 받고 있었지만  '동물원'의 보컬멤버 김광석은 음반에도 참여하고 콘서트에도 참여하며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고, 90년대 초반에 신승훈 서태지 김건모 등이 인기를 끌고 있을 무렵에도 김광석님은 솔로로 활동하며 '기다려줘', '너에게' 나의노래', 거리에서', '광야에서'를 히트시키며 나름대로 탄탄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에 있어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게 되는 4집을 통해 '서른즈음에' ,' 일어나'이 발표되고 히트치며 대중으로 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게됩니다. 이어 발표한 '다시부르기 1집' 은 김광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다들 소장하고 있을 법한 앨범으로 많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김광석님의 짧은 생애와 그가 남긴 많은 곡에 공감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뮤지션들은 그가 세상을 달리 한 이후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추모앨범을 발표하고 콘서트를 개최 하는 등 지금까지도 그를 잊지 못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길로만 움직이며~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가려했지" 젊은 청춘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았던 '변해가네'의 가사처럼 우리 삶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나 그 시절 겪었던 세상과 나에 대한 많은 고민의 흔적들은 그것을 노래 해주고 있는 음악들과 함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서른즈음에...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내가 떠나 온것도 아닌데~
또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서른즈음에 가사중 일부발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일상은 하루하루 내 앞에 다가오지만, 그로 인해 빚어진 흔적 들은 한걸음 한걸음 걸어 갈때마다 뒤로 남겨지게 됩니다.  그렇게 멀어져 가는 과거의 추억은 하나 하나 잃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살면서 얻어가는 많은 것들은 그만큼 잃어가는 것들을 대체해 가는 듯 보이지만 잃어 가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내 자신의 것이니 우리는 내자신과 그렇게 하루하루 이별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서른즈음에서는 이러한 삶의 과정 속에서 더이상 피끓는 청춘이라고 부르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세상에 안주해 그저 평안하기 만을 바라는 시기도 아닌 그 과정속에 있는.. 그렇게 많은 것을 새로 얻고 잃어가는 시절을 노래 하고 있습니다. 

김광석님이 1천회 공연을 넘기고 한 인터뷰에서 전한 말을 마지막으로 김광석편을 마칩니다.

"1천회가 큰 의미는 없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로 삼으려고 합니다. 우리 느끼는 삶의 이야기를 노래 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어린시절의 꿈을 잃어가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달래주고, 용기를 주는 따뜻한 노래에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감상하기 좋은 노래보다는 함께 부르는 노래를 할 생각입니다" 

김광석 노래 듣기 추천링크
네이버블로거 lovelyactor 님의 '서른즈음에..김광석' 라는 글에서는 대표곡10곡을 정식음원으로로 들으실수 있습니다. 제가 선정한 추천곡 리스트와 한두개만 다를뿐 대동소이합니다.
역시 네이버블로거 '간'님의 콘서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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