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성장과정과 고독에 대한 강박



나는 매우 가난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거쳐서, 나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옛날의 가난한 생활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어떤 연습도 힘들지 않았고


어떤 상대와도 싸울 수 있었다









앤디의 인격형성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유년기의 특이한 성장환경이라 하겠다.


앤디의 아버지인 '알토르'는 프랑스 용병이었다.


세계를 넘나드는 생활을 계속하던 끝에 어린 앤디를 남기고


태국에서 사망했다. 때문에 남겨진 세 아이의 생활은


모두 어머니 마드레느가 짊어져야했다.


생활을 위해 일터로 떠난 마드레느를 대신해 앤디 형제를 키운 것은


그의 할아버지'헬만'과 할머니'프리디'였다.


벽돌공이었던 노인 '헬만'은 강직한 성격의 고집 센 사람으로


앤디 형제에게 있어서 정신적으로나 나이면에서나 너무나 동떨어진 존재였다.


또 아이 셋을 책임져야 하는 노부인의 생활은 결코 편한 것은 아니었고


학교에 입학할 무렵의 앤디는 비만아가 되어있었다. 이 때문에


종종 근처 상류계급 아이들의 놀림이 되었다.


6살부터 시작한 축구재능이 발휘되어 U-16 스위스 대표에 발탁되기도 했지만


마음의 텅 빈 구멍을 매꾸기에 축구는 뭔가 부족한 운동이었다.


개인으로서 '자기자신'을 인정받고 싶은, 그러한 바램을 가진 소년의 마음은


팀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축구로는 완전히 채워질 수 없는 것이었다.





앤디를 그런 울적함에서 구원해 준 것이 가라테였다.


11살 때, 친구의 권유로 근처 학교의 체육관에서 행해진 극진가라테 스위스


지부의 연습을 보게 된 앤디는 한 방에 그 매력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70년대중반이었다. 이소룡이 주연한 영화


'용쟁호투'가 대히트했고, 가라테가 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전통적인 형태에 급급한 종래의 가라테의 껍질을 벗고, 얼굴이외의


모든 부분에 대한 직접타격을 인정한 '실전가라테'를 표방한


극진가라테가 파죽지세로 세계에 확산되던 시대였다.







특히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였던 오오야마 마스타츠 (최배달)의 가르침은


바다를 건너서 스위스에도 그 신적인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 당시 스위스는 격투기를 백안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오오마츠 사범의 사상을 보급하려는


스위스 지부 멤버들의 뜨거운 연습모습은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를 뿜어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밑바닥이고 부모도 없는 앤디.


그러한 열등감을 갖고 있던 소년은 동양의


활력넘치는 격투기' 가라테'로 모든 상황을


역전시키기 충분한 '힘을 느낀 것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헝그리하다'라고 한마디씩들 하지만


그걸 바꿔말하면 '결함'이며 '컴플렉스'이다.


자기 안의 뻥 뚫린 구멍을 갖고 있는 인간은 어딘가에


구조적인 위험함을 갖고 있다.


그것을 자각하기에 강함을 희구하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영웅이 되길 바란다. 격투라고 하는 극히 야만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이야기' 가운데서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킨 사람 들은


그러한 결함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앤디도 그런 사람 들 중에


하나라고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리하여 앤디는 12살 생일날 정식으로 가라테 수련을 하고 싶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물론 완고한 할아버지가 그런 엉뚱한 바램을


들어줄 리는 없었다. 그러나 앤디의 강한 바램을 읽은 할머니 '프리디'의


중재로 앤디는 극진에 입문하기에 이른다.


본래 축구로 단련된 스포츠 소년의 소질은 매우 훌륭하여


앤디는 입문 1년째 해에 각지의 초급자 클래스의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더이상 축구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겨우 15살에 국제 오오야마 배 대회에서 우승.


16살에 극진 국제 선수선발 팀의 멤버로 뽑히기까지 되었다.


그 후, 원래부터 살던 '베른'의 극진 지부를 떠난 앤디는


매우 적은 수의 친구들과의 특훈으로 자기만의 가라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진학도 포기하고 형 '찰리'의 정육점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오로지 연습으로


일관하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이미 스승으로 우러러 볼 존재는 없고


기술은 자기 스스로 고안해냈다. 종전의 가라테에는 없던 컴비네이션이나


기술을 친구들과 연습하며 다듬는데에 모든 것을 바쳤다.


우리는 여기에서 앤디의 인생관을 집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때라도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 이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저 바라지도, 구걸하지도 않아야 한다.


행동하고 내 힘으로 손에 넣어야 한다.



결손가정에서 태어나 빈곤한 환경에서 누구도 의지하지 않았고


기술 조차도 필요하면 자기가 고안해낸다고 하는


철저한 개인주의를 추구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그것은 이미 철학이라기보다 강박관념이라고 하는게 적합한 것으로


앤디의 피와 살 속에 새겨졌던 것일지도 모른다.


(계속됩니다.)



<출처: http://se.allabout.co.jp/sports/k1/closeup/CU20030804ANDY/index2.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