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당의 심상정 후보는 여러 TV토론에 나와 조목조목 논리있게 때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주장을 펼치던 모습을 많은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은 정치. 경제.문화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가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을 더한다면 예측불허한 세상의 변화의 물결은 그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든것이 돌고 돌아 그 흐름의 반복이 보일 때쯤이 되면 나이는 중년을 넘어 가고 어느새 그 반복의 의미를 고정적으로 뇌리에 새긴 사람들은 변화에 둔감해지고 되려 변화를 거부하기도 하며 보수화 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얼마전 포스팅한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자서전 관련 글에도 남겼지만 세월의 흘러도 젊었을 때 내가 꿈꾸던 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통을 수반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올곧게 가는 길이 비웃음이 되어 돌아 왔을때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게 되는지는 평생 '꿈을 가진 청년' 보다는 '꿈을 저버린 아무개' 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 관련포스트)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 http://neblog.com/147
내가 아는 유시민 http://neblog.com/138

심상정은 '꿈을 가진 청년'의 길을 지키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 쇠고기 파동당시 촛불집회를 격려하고자 진보신당의 진중권(당시 중앙대겸임교수)가 카메리와 함께 생생하게 현장을 중계하고 있었을때 심상정 의원이 격려차 들렀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제가 심상정이라는 사람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가지 분명하게 느끼는 점은 그녀는 적어도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 기준은 정치인이든 아니면 그 어디서 만난 사람이건간에 아주 간단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분류법입니다. 수 없이 많은 세상의 인연중 가장 먼저 걸러내야할 사람은 바로 이 말과 행동이 일치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대상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성공했거나 그 반대 이거나 아니면 그 어떤 조건하에 있는 사람이건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면 나와 함께 하는 지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심후보는 최근 "유시민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며 후보 사퇴 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능력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한다"

 

라고 했지만 절대 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적어도 현 서울시 시장인 오세훈 후보보다 전혀 못할 것이 없고 보다 나은 미래 비전과 사람 사는 상식이라는 면에서는 심후보가 훨씬 낫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니 동급이라고 하더래도 절대 이유가 될 수 없는 말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오로지 정책적 마인드와 실천의지 그리고 뒤에 업은 정당의 힘 정도랄까요. 진보신당이 갖는 소수적이고 제한적인 이미지는 심상정이라는 사람 개인 이미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 나라의 국민들 의식 수준이 발달할수록 보다 다양한 사고를 가진이들이 각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것이 세력화 되어 다시 그러한 세력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다수의 세력들이 제각각의 흐름을 타고 모여 다시 큰 틀의 흐름으로 묶이게 될 것이나 현재의 한국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큰틀외에는 인정하지 못하는 다양성이 비교적 약한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한이 진보신당이 꿈꾸는 비전을 이루기에 많은 한계를 가져다 줍니다. 그러나 제가 믿는 것은 이러한 진보신당과 같은 이들이 꿋꿋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그 비전을 이어가야 앞으로 한국의 미래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천편일률적인 흐름만 한국을 지배하고 있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큰 불행이 될 것입니다.

 

 

심후보가 말하는 능력의 부족이란 바로 정권심판론을 이끌 만한 그녀의 인지도와 지지율 자체를 말하는 것일 겁니다.

심후보는 당당하게 이야기 합니다. 일부에서는 자존심 강한 그녀가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 다른 이유를 들먹이지 않을까 예측하는 이도 있었지만 심후보는 자신의 사퇴선언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선택의 배경을 당당하게 선언힙니다.

적어도 심후보는 뒤에서 호박씨 까는 스타일은 아니라는게 마음에 듭니다. 프레시안 기사에 따르면 유시민 후보 지지결정 배경에는 개인적인 신뢰도 한몫 한것으로 보인다고 언급 되어 있습니다.

 

 

시사 관련 프로그램을 자주 접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수가 다 같은 보수가 아니요 진보가 다 같은 진보가 아닙니다. 극우니 중도보수니 하는 말장난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유시민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같은 진보진영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걷는 노선의 선택지는 매우 다릅니다. 큰 틀의 흐름이 맞는 것과 그 과정속에 선택이 다른 점은 유후보와 심후보와의 차이점이며 이는 유시민후보가 보다 대중성 인지도가 높다는 측면도 있지만 꿈꾸는 비전 자체로만 보아도 유시민 후보의 현실정치적 감각이 심후보 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심후보나 혹은 민주세력의 다수가 함께 공감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심후보의 최대 극복 과제가 바로 "꿈꾸는 청년" 이지만 "꿈만 꾸는 청년" 으로 비추어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고 반면에 노무현과 유시민은 "꿈을 지킨 청년" 그리고 "꿈을 실천하고 차츰 이뤄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청년" 으로 심후보가 자신의 일부 꿈을 유시민에게 기대게 된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나름대로 추측해 보게 됩니다.

심후보의 이러한 결정의 배경은 지방선거의 두드러진 특징과 연관이 있습니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 된지 꽤 오래 지났지만 한국이라는 세상의 큰 일부분인 지방 자치는 한나라당이 거의 독점하고 있고 그 경향은 날이 가면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낭만소나무가 사는 지역의 모 후보는 젊은 시절부터 지역내 각 동장을 역임하며 지역사람들로부터 많은 신망을 얻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보다 위로 올라가는 과정속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이 사람의 경우는 지역내 토박이로 인맥자체가 두텁게 쌓여 있고 후보 개인적인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겠지만 그 근저에는 민주당이 갖는 지역내 선택지로서의 입지가 너무도 얇다는 데 기인할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지역내 일꾼들이 한나라당에 온통 몰려 있다는 점이 한나라당의 최대 강점입니다. 당적과 연관하여 보지 않았을때 지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고 인지도가 높으며 오랜 정치활동과 신뢰가  쌓인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선택하고 당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라당의 지방권력 독점은 날이 갈수록 심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음은 심상정 후보가 30일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국민여러분.


많은 날 역사의 엄중함과 진보정치의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25년 노동운동의 삶과 진보정치의 길을 걸어오면서 이처럼 무거웠던 적이 없습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제가 짊어져야 할 짐을 의연하게 받아안기로 결심 했습니다.

저는 오늘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전 오늘 교육과 복지가 강한 경기도를 만들어 복지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겠다는 저의 꿈을 눈물을 머금고 잠시 접어두고자 합니다.

출마를 선언한지 130여일, 경기도 곳곳에서 서민이 행복한 세상에 대한 기대와 믿음으로 제 손을 잡아 주시던 많은 분들의 따뜻한 체온이 지금도 가슴을 저며 옵니다.

돌이켜 보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여러 가지 악조건을 헤처와야 했던 선거 운동 기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와 진보신당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단순한 반대를 넘어 이명박 정권을 질적으로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비전을 세우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저는 저와 진보신당이 꾸는 꿈이 바로 우리 다수 국민들이 함께 꾸고 있는 꿈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진보의 꿈이 이루어져야 우리 국민들이 행복해 질수 있고,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가 바로 진보정치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따뜻한 애정과 격려를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여러분들의 뜻을 가슴깊이 새기고 진보정치실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러나 투표일을 3일 남긴 지금 우리 국민의 표심은 이명박 정권 심판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선거운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금, 국민의 이명박 정권 심판의 뜻을 받드는데 저의 능력이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감히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저지르고 있는 이 큰 죄악들에 의해 우리국민들이 흘릴 눈물이 너무 큽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으로 상징되는 토건주의를 강요하고,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서민살림이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전교조말살 노동탄압정책에 맞서 분연히 싸우고 있는 노동자와 시민사회계의 염원에 대한 진보의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오늘 비록 저의 꿈을 잠시 접어두지만, 서민과 중산층을 향한 진보정치의 꿈을 내려놓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의 저의 결심은 외부의 이유에 의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진보정치를 더 크고, 강하게 벼리기 위한 고뇌의 결과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양극화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의 근본적 전환을 이루는 일은 오직 진보정치만이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대안이 되기 위한 진보신당의 노력은 더욱 강화되어갈 것 입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보통사람이 행복한 진보정치를 위해 앞으로도 무소의 뿔처럼 달려나갈 것입니다.

저의 결단이 진보정치발전과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적 염원에 작은 밑거름으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이 저의 진심에 답해주십시오.

사랑하는 도민여러분, 국민여러분.

저는 경기도지사 후보 사퇴를 통해 유시민 후보에게 이명박 정권 심판의 과제를 부탁하고자 합니다.

유시민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켜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저 심상정 마지막 부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미래를 품고 있는 기호 7번 진보신당을 국민여러분께서 애정과 지지로 키워주십시오. 진보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고 계신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진보신당 후보들을 지지해 주십시오. 미래 서민정치의 씨앗인 기호 7번 진보신당에 정당투표로 진보정치에 희망을 실어 주시길 간절하게 요청드립니다.

2010년 5월 30일

심상정


심상정이 유시민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과연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심 개인적으로 거는 기대와 일치하므로 응원을 보냅니다. 적어도 그녀의 선택이 가치 있는 선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심상정이 마지막으로 말한 '진보신당을 응원해달라'는 멘트는 한국사람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그리고 그로 인해 각자가 처한 입장과 생각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전 정당의 선택과 지지 보다는 그저 진보와 보수의 큰 그림안에 자신의 그림을 묻어 버리는 경향이 짙고 그로 인해 진보신당의 입지가 자꾸만 좁아지게 되어가는 것을 가슴아프게 바라보고 안타까워 하는 한 정치인의 외침인것 같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자신의 성향과 그에 따른 정치적 소신을 다수의 사람들이 따라가는 그림속에 묻어버리지 말고 그 소신의 가치를 지켜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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