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를 국정화 해야 한다는 논리가 갑자기 일어나고, 결국 교육부가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으로 이어지니 답답한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자주 하지 않게 되는 이유는 뭔가 의무같이 내 생각을 적을 뿐 아니라 내 생각을 보는 분들에게 어떤 자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라고, 나아가 나비효과가 되어 더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수년간의 노력에도 잘 되지 않아 실망한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과거 4대강 때도 그랬습니다. 전 대운하에 이어 4대강을 추진했던 이명박대통령이나 그 논리를 지지했던 모두가 불순한 마음이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떤 한 정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는 일리가 있고 필요성이 있다 여겨지는 근거가 아주 없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선진국들이 이미 인공적인 관리에서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오히려 수십년전에 추진하다 실패한 정책을 가져와 자신들은 성공시킬 수 있다고 했던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느 사회든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바른 방향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어서 정말 호된 사회적 비용을 치뤄가며 얻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모여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되어 주는 것이죠.

그런데,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는 이미 많은 경험이 모여 내려진 답안에서 나와 맞는 것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상하게 남은 실패 했는데 나는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덤비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는 이런 측면으로 보는것이 타당합니다.

필자가 가장 자주 언급하고 주장하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인데, 그 중 하나는 내 말과 행동에 다시 내가 영향을 받게 되어 있고, 나와 접촉하는 주변에 내가 영향을 주고 내가 영향을 받는 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어떤 주장이라기 보다 종종 언급하는 예인데, 가정경제를 나아지게 하는 원칙들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주요 변곡점들이 존재하죠. 결혼과 같은 부분은 시대 흐름에 따라 일부 생략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굵직한 일들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내집마련만 해도 과거와 같진 않더라도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인간이라면 내집마련의 욕구는 줄어들 순 있어도 사라지진 않습니다 자녀교육도 해야하고 질병이나 사망에도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정경제는 계획성이 있어야 하는데, 주변에 말을 꺼내보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를 백날 반복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말을 해드리죠. 이대로라면 작은 변수에도 대처하지 못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이죠. 안그러면 좋겠지만 실상은 언제 어느때 작든 크든 나와 가족을 위협하는 상황은 찾아 오게 됩니다.

이유없는 변명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더 중요할 때가 있긴 하니까요. 다만, 외면하려고만 하지말고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급여가 200만원인데 통신비로 12만원이 나가는 사람이 내 유일한 낙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것인데, 이것만은 줄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편하게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고자 하기보다 자신의 데이터 평균 이용량을 보는게 맞습니다. 그 평균에 맞춰 요금제를 책정해야죠. 다수가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런 경험이 쌓여 만들어지는 노하우를 외면한채 여전히 비산 요금제를 사용하며 작은 저축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가 이와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새누리당은 내 생각이 맞기 때문에 강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것까지는 좋으나 이미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뤄가며 얻은 경험까지도 무시하고 일을 처리하려 합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정책을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4대강처럼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일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더 큽니다. 그러니 수백년의 민주주의 경험을 갖는 선진국의 다수는 검정제를 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정제라고 완벽할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있죠. 그런데 부족하다고 해서 비싼 비용을 치뤄가며 얻는 경험을 무시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럼 이렇게 반박하겠죠. 당장 내눈엔 너무 심각한 좌편향으로 보이는데, 이게 잘 고쳐지지 않고 있는데, 다수가 뽑은 정부가 내 생각과 맞게 움직여 주는데, 그게 왜 문제냐 묻겠죠.

이런 부분의 국민의 의식수준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왜 비싼 비용을 치뤄왔느냐면 절대선과 절대악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한번 시행된 정책의 장단점을 체감하려면 오랜 세월이 물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선진국들은 그냥 저절로 우연히 그런 경험을 얻었을까요. 아닙니다 .모두 다 겪으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값들인 것입니다.

국정화의 장점만을 볼게 아니라 그로인해 발생할 문제점들을 봐야 합니다. 제대로 일을 하려다 일이 잘 안된 것을 나무랄 순 없어도 제대로 일을 하지않다가 문제가 생기면 엄벌을 해야 하는 것처럼, 바른 방향의 시스템을 훼손하려 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해결하는게 더 좋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시스템마저 바꾸려는 것은 좋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면 더 많은 토론과 더 많은 사회적 합의하에 해야 합니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과정을 보는 것은 참 괴로운 일입니다.

접촉사고가 나자 A와 B 운전자는 서로 자기가 옳다 주장합니다. 그럼 그 두 사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통행에 지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두 운전자는 끝까지 옳고 그름을 가려야 겠다며 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내가 옳으니 내 행동도 정당하다는 것이죠.

정부의 생각과 행동이 이와 같습니다. 내 생각이 맞기 때문에 방법이야 내맘대로 조정해도 된다는 오만한 생각 말입니다. 오래 누적되어온 경험과 노하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일단 내생각을 관철하는게 더 중요합니다.

결론은 국정화 반대입니다. 이미 시행하려 하지만 그래도 반대입니다.

10년후 20년후에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 전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제 판단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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