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졌다"는 요즘 가장 HOT한 곡이다. 붐을 타듯 알려지고, 소비되는 이런 류의 핫 한 인기곡은 드물게 나타나지만 그런만큼 그 기세가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거센 경우가 많다.

박보람의 "예뻐졌다"는 상반기 최대 히트곡인 "썸"의 맥락을 잇는 곡이다. 가사와 어울리는 멜로디는 놀랍게도 그저 좋기만 한게 아니라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플러스요인까지 갖추고 있으며, 감각적인 가사는 마치 예뻐지고자 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너무나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혹자는 박보람의 목소리가 변했다고들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감량에 따르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을 것이다. 가창력 논란도 일부 있지만 본래 실력이 어디로 가는건 아닐 테니 그녀의 해명대로 오랜만인데다가 공식적으로는 데뷔무대였기에 떨렸기 때문으로 보는게 맞을 것이다.

 

박보람의 "예뻐졌다"가 공개된 이후로 음원 차트를 아예 집어 삼키고, 내어놓질 않고 있다. 작년부터 막강한 팬덤을 만들어 가다 몇일전에 공식 데뷔한 '위너'에게 잠시 자리를 내주는가 싶더니 금새 다시 1위를 되찾는 모습이며, 대부분의 차트에서 1,2위를 다투며 혼전중이다.

필자의 예상이지만 이런 류의 곡은 장기간 차트에 머무르기 쉽다. 가사의 힘 때문이다. 유행을 타는게 아니라 반보 앞서 흐름을 만들어 내는 곡이 있는가 하면, "예뻐졌다"는 이미 그런 흐름이 있는데 발견치 못했던 것을 발굴해낸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마련이고, 살빼고 예뻐진 가수가 자신의 경험담인양 32kg을 감량하고 "예뻐졌다"라고 선언하듯 부르니 관심이 촉발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물론 박보람이 슈퍼스타K2의 출연자라는 부분도 관심의 중요한 키워드임은 틀림 없다. 그것도 그냥 참가자가 아니라 우승은 아니었을지언정 가장 많은 관심을 받넌 여성참가자 중 한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박보람은 시즌2를 말할 때면 기억나는 참가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지만 기이하게도 여러 시즌을 통틀어 말할 때도 빠지지 않는 묘한 참가자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지난 10일 인기가요에서 데뷔무대를 통해 조금은 아쉽지만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일주일이 지나 음원돌풍의 주역을 보고자 기대했던 팬들의 마음과는 달리 뮤직뱅크와 음악중심에서는 연이어 박보람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2주 가까이 음원차트를 점령하다시피하고 있는 박보람이 라디오 프로에도 나오고 일부 게임대회 두대에도 서는 마당에 방송국 음악방송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건 조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음악방송이 가수들에게 마치 족쇄처럼 작용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순기능 또한 있으니 신인가수에겐 음악방송 무대는 거부할 수 없는 최우선 적인 자리임이 틀림 없다. 물론 본인이 원해서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과연 있는가 여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가요팬들은 고개를 흔들고 말 것이다.

즉, 박보람의 자발적인 불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아무튼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주가량 가요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신곡을 방송무대에서 볼 수 없다는 아주 보기 드문 장면을 우라나라 가요팬들은 목격하고 말았다.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생각해 보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보니 인터넷에선 별의별 추측이 나돌고 있다. 그중 핵심 가설은 "텃세" 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인데, 설마 그럴리야 있겠는가 싶지만 불과 두어해전에 "강남스타일" 이란 세계적인 대 히트곡이 인기 초반 국내 음악방송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를 돌이켜 보면, 마냥 가능성이 없다고만 말 할 수 없는것 아닌가 싶다.

 

 

모 일간지에서는 아예 대놓고 제목을 박보람의 홍보포인트인 감량을 "짜증나는 박보람 32kg 감량홍보" 라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단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가사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기에 오히려 가요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핵심 포인트를 짜증난다고 표현하는건 왠지 어색하다.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는것도 아니고 가창력 논란도 일부 있는것도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공감을 얻는 가사 부분과 맞물리는 홍보 마케팅을 짜증난다고 표현하는건 마치 이곡에 반응하고 있는 대중을 무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대형기획사의 홍보 마케팅의 수위를 겪어 본적 없는 듯 하다. 32kg감량 홍보는 사실 가사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기에 거부감이 덜하고 외려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지나친 언론플레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음원차트를 점령하고, 화제가 되다 보면 기자들은 알아서 부풀리기에 나서니 이를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대형기획사의 언론플레이와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의도한 홍보 포인트이긴 하지만 이정도의 반향은 억지로 만들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제 데뷔무대를 가진 신인에게 가요계는 지나치게 차게 반응하고 있다. 당연히 가요계 텃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지적이 오해라면 좋겠다. 필자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여론이 한쪽 방향으로 흘러도 그 흐름에 동참하지 않는 편이다. 드러나고 밝혀진 일 자체에 초점을 두고 지켜볼 뿐이다. 이번 논란은 2주 가까이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히트곡을 방송무대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흔하지 않은 일이 벌어진데에 따르는 추론이라는 말이다.

또한 곡 스타일 자체가 장기간 차트에 머물 요러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냥 잠시 반짝하고 말진 않을 것이다. 가요팬들이 괜한 오해를 하는 것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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