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여야를 가르는 진보와 보수의 관념이 교육감에서 먼저 깨트려졌다. 이는 세월호 민심이 국민들의 선거민심에 어느정도로 영향을 주었는가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평가해 볼 수 있다.

다들 쉬쉬 하지만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은 여야가 아니라 지역의 개발이 가장 크다. 대표적으로 과거 18대 총선 당시 서울시에서는 뉴타운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세운 새누리당(구한나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되었고,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다.

물론 지역개발 이슈의 덩치가 커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전통적 지지층이 세월호 침몰 참사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지방선거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점을 간과 할 수 없다.

주변에서는 70%의 투표율도 나올 것이란 높은 기대를 가진 분들이 꽤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65%내외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6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는 곧 세월호 민심이 아주 미미하게 반영되었음을 뜻하며, 충청과 강원 등에서 야당이 선전하고, 광주에서 새누리당 기초의원이 대구에서 새정치연합의 기초의원이 당선된 것 정도의 소소한 변화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교육감 선거에서 만큼은 세월호 민심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보수텃밭이라는 부산에서는 김석준 당선자, 경남에서는 박종훈 교육감 당선자가 나오게 되었다.

 

이는 민심이 곧 표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혹은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세월호 민심을 통해 전국의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고, 당색을 떠난 부분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교육감 후보들은 TV 및 여러 미디어 채널을 통해 자극적인 발언을 다수 하였다. 소위 말하는 침소봉대 작전으로 일부의 문제를 지나치게 크게 확대하여 선전함으로서 불필요한 긴장감을 유발시키려 하는 모습에 민심은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교육의 변화에 있어서 만큼은 여야를 떠나 생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으며, 따라서 지역정서와 주위의 시선을 떠나 투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남, 제주, 강원, 세종, 충북, 충남 등등 13곳에서 진보교육감(보수4)이 대거 선출됨으로서 교육의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비록 지자체장은 여야의 틀을 깨지 못하고, 지역주의 구도를 타파하지 못했지만 부산, 광주, 대구에서 작으나마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교육감 선출에서 비교적 큰 변화가 찾아왔으니 한국의 정치지형도 조금식 근본부터 달라져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가져볼 수 있을 듯 싶다.

앵그리맘, 지자체장 선거에는 소극적 교육감 선거에는 적극적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했던 그 어처구니 없는 지시에 고스란히 수백명의 아이들이 희생된 것을 앵그리맘들은 잊지 않았다. 자치단체장의 결과에는 큰 영향이 없는 앵그리맘의 표심이 지역주의를 넘어 교육감 선출에는 영향를 주엇다면, 이 작은 변화가 나중에는 더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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